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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비싼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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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하고 청정한 수행을 위한 법문 - 조계종정 해인총림 방장 법전 스 2011년 06월 352호

조산물화曹山物貨는 불입행시不入行市이니
자세간래子細看來에 일문불직一文不直이로다
조산의 물건은 시장에 들여놓지 못하였는데
자세하게 살펴보니 한푼어치의 가치도 없구나.

조산본적 선사에게 어떤 납자가 물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물건은 무엇입니까?”
“사묘아두死猫兒頭이니라. 죽은 고양이 두개골이다.”
“무엇 때문에 죽은 고양이 두개골이 가장 비쌉니까?”

조산본적曹山本寂 선사는 복건성 천주泉州 포전현蒲田縣 출신입니다. 19세에 출가하여 25세에 구족계를 받았습니다. 동산양개 화상을 참학하여 그의 종지를 이어받았고 길수吉水지방으로 돌아가 개당하였습니다. 조계산曹溪山의 육조혜능 선사를 흠모한 까닭에 당신이 머물고 있던 산이 름까지도 조산曹山으로 바꾸었던 선의 대종장大宗匠 입니다.

이 화두에 등장하는 ‘사묘아두死猫兒頭’란 죽은 고양이 두개골을 말합니다. 이것은 귀하다고 하거나 천하다고 하는 대립의식을 최대한 이용하여 그 해답을 제시하고자 하는 화두라고 하겠습니다. 이것은 본래 가치가 없는 물건이지만 여기에 대하여 비싸다거나 싸다거나 하는 두 가지 길을 모조리 차단하여 다른 모든 분별의 근거를 빼앗을 목적으로 설정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고양이의 예例를 빌려와서 후학들의 공부에 대한 눈을 떠주게 하려는 선지식의 고구정녕한 말씀은 선어록 여기저기에 보입니다. 간당행기簡堂行機 선사는 당신의 법문을 아예 ‘죽은 고양이’에 비유하기도 하였습니다. 선사는 태주台州출신으로 뛰어난 풍채와 재주를 자랑하는 인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랜 세월동안 나름 정진했으나 공부에는 별다른 진전이 없엇습니다. 그러다가 차암경원此庵景元 선사를 만나면서 안목이 열렸고, 그 후 완산사莞山寺에서 걸망을 풀고는 화전火田을 일구면서 17년동안 혼자서 수행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도끼로 나무를 찍다가 그 나무가 통째로 땅에 자빠지는 것을 보고는 홀연히 크게 깨쳐, 평소에 가슴에 꽉 막혀있던 것이 한순간 얼음 녹듯 없어지는 경지를 맛보았습니다. 마침내 생사일대사를 해결한 것이였습니다.

얼마 후에 강주江州땅 원통사圓通寺에서 처음으로 법석을 열고서 법좌에 올랐습니다. 첫설법이라 운집한 대중들은 두 귀를 쫑긋이 세우고 무슨 금구성언金口聖言을 말씀하시나 하고 기대를 잔뜩 하고서 앉아 있었습니다.
“나는 오늘 이 자리에서 약방을 연 것이 아니라 오직 죽은 고양이를 팔 뿐이다. 몇 명이나 사량분별하지 않는 사람이 나와 이 독약을 먹고 온 몸에 식은땀을 흘릴지 모르겠다.”
약방은 물론 응병여약應病與藥을 말합니다. 병의 증세에 따라 그것에 알맞은 약을 주듯이 중생의 근기에 맞추어 거기에 적절한 법을 편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행기 선사는 이런 대중의 기대를 여지없이 한 방에 날려 버립니다. 개당하면서 죽은 고양이라는 독약을 파는 곳이라고 설법을 합니다. 오직 죽은 고양이를 팔 뿐이라고 한 것은 내 법문을 듣고 절대로 사량분별하지 말라는 뜻이니 사실 알고 보면 제대로 된 약을 팔고있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고양이 이야기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남전참묘南泉斬猫 공안입니다.
모두가 이미 잘 알고 있는 내용인지라 간단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남전선사 회상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어느 날 동당에 살고 있는 대중과 서당에 살고 있던 대중들이 고양이 한 마리를 두고서 서로 자기네 고양이라고 싸우고 있었습니다. 이를 본 남전 선사가 그 고양이를 잡아서 번쩍 들어 올리고 말했습니다.
“대중들이여! 말한다면 살려 줄 것이요, 말하지 못한다면 베어버리리라.”
서로 ‘내 것’이라며 그렇게 싸우고 있던 대중들이었지만 선사의 그 말에는 한마디도 대답하는 이가 없었습니다. 이에 선사는 그 자리에서 곧장 고양이를 두동강 내어버렸습니다.

같은 이야기입니다만 다른 문헌에서는 그 내용에 약간의 차이를 보입니다.
남전선사가 상당上堂하자마자 마침 그 때 고양이가 법상으로 뛰어 들었습니다.
이에 선사가 고양이를 집어 올리며 큰소리로 말했습니다.
“말한다면 살릴 것이요, 말하지 못한다면 죽이리라.”
그러자 어떤 납자가 용감하게 앞으로 나오더니 “야옹”하고 고양이 소리를 흉내 냈습니다.
그러자 남전은 그 자리에서 곧장 고양이를 베어버렸습니다.

사건전말에 약간의 차이는 있습니다만 말하지 않아도 베어버렸고 말해도 베어버렸습니다. 하지만 둘다 모든 시비분별을 일거에 제거해버린 것은 똑같다고 하겠습니다.
어쨋거나 ‘고양이를 죽였다’거나 ‘죽은 고양이의 두개골이다’라거나 모두가 시비분별을 멈추라는 말씀입니다. 세존께서는 꽃을 들어보이신 것이나 구지화상이 손가락 한 개를 들어보인 것이나 이 모두가 같은 이치인 것입니다.

어느 날 석문사 온총蘊聰 선사에게 달관담영 선사가 물었습니다.
“어떤 것이 부모에게서 태어나기 이전의 일입니까?”
“똥덩어리이니라.”
“어떤 것이 한밤중에는 바로 밝히지만 새벽녘에는 드러내지 않는 것입니까?”
“모란 떨기 아래에 새끼고양이가 졸고 있구나.”

이 말에 담영 스님은 더욱 의심이 일어났고 그 말씀이 경이로워 매일 온총 선사를 찾아갔으나 결국 답을 얻어듣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더욱 스스로 분발하면서 말했습니다.
“내가 죽음으로서 궁구하고자 하니 알지 못한다면 끝까지 이 산을 나오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분심입니다. 대신심 대의심 그리고 대분심은 화두 공부의 삼요三要인 것입니다.

죽은 고양이 두개골, 혹은 죽인 고양이 보다는 조금 낫지만 ‘졸고있는 고양이’도 알고 보면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조산의 고양이 두개골이나 남전의 두 동강 난 고양이나 온총의 졸고있는 고양이나 그게 그것입니다. 대비관음보살의 천개의 팔이나 구지선사의 한 개의 손가락도 알고 보면 둘다 매 한가지인 것입니다. 선지식들은 아무 죄도 없는 고양이를 유인하여 마른 우물에 떨어뜨리곤 했습니다. 공부하는 납자들을 절체절명의 궁지로 몰아넣어야 거기서 빠져나오려고 바둥거리듯이 생사에서 벗어날 공부하는 마음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조산본적曹山本寂 선사는 세상에서 가장 비싼 물건을 ‘죽은 고양이 두개골’이라고 하였습니다.
이 사묘아두死猫兒頭 공안은 죽은 고양이를 화두로 삼아 많은 공부인들로 하여금 의문을 품도록 만들었습니다. 그것은 가장 더럽고 쓸모없는 흉물인데 어째서 가장 비싸다고 하는 것일까 라는 것이였습니다. 내가 죽음으로써 궁구하고자 하니 알지 못한다면 끝까지 이 산을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담영 스님처럼 용맹심으로 구순九旬 하안거 동안 부지런히 참구하여 반드시 생사를 타파해야 할 것입니다.

졸객무졸주卒客無卒主하니
의가불의진宜假不宜眞이로다
갑자기 찾아 온 객을 잘 대접할 주인이 없으니
가짜를 내놓을 것이지 진짜를 보여줄 일은 아니로다.

2555(2011) 하안거 결제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