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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茶를 마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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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이야기 - 윤주상┃해인사 문수암 지킴이 2011년 04월 350호
우려먹는 것이 어찌 茶뿐이랴
알고 보면 우리 사는 세상 우리 사는 일이 죄 그러하거니
있는 놈은 있는 놈들끼리 서로 우려먹고
없는 놈은 없는 놈들끼리 서로 우려먹고
배웠다는 놈들은 배웠다는 놈들끼리
못 배운 놈들은 못 배운 놈들끼리
끼리끼리 그렇게 서로 우려먹는 것
이른바 사랑한다는 남녀 간의 일 또한 무어 다름이 있으랴
아아 죽고 못 살던
하룻밤 그녀와의 꿈 같은 사랑도
오랜 세월 만나고 헤어지고 사랑하고 미워하고 부르고
달아난 온갖 갈등과 애증의 역사를 함께 우려먹는 것
내 잔에 너의 잎을 띄우고
네 잔에 나의 잎을 띄우고
네 물 네가 붓고 내 물 내가 부어
그렇게 저렇게 서로 우려먹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