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평화를 위한 UN(United Nations)의 일원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당당한 자부심으로, 레바논 남부에서 유엔평화유지 활동을 수행한 지난 6개월 동안 내가 얻은 가장 큰 수확은 국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히 느꼈다는 점이다. 불완전한 국가의 제도, 수많은 종파와 정파들로 인해 레바논은 내적으로 많은 분열이 일어났으며 이에 따른 정부와 군대의 조직와해로 제 구실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내란과 전쟁의 위험 속에 불안한 나날을 살아가고 있는 레바논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가 국가로부터 얼마나 많은 혜택을 받으며 살고 있는지 실감 할 수 있었기에 대한민국의 소중함이 더없이 절실하게 다가왔다.
레바논 지역의 교통기반 시설이 미약하여 도로 사정으로 인한 사고가 빈번하다. 국민들의 준법의식도 부족하고 교통질서를 바로잡는 경찰도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어서 제도 자체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는 현지 통역인은 새 자동차를 사고 싶지만 지역경찰이 없어 주차해 놓은 차를 잃어버릴까봐 좋은 차를 살 수 없다고 푸념한다.
국가는 국민들이 안전하고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일종의 울타리와 같은 역할을 하며, 국민들의 요구사항을 수렴하여 서로 조정하고 해결해 주는 우리에게 필수불가결한 존재다. 이렇게 단순한 사실을 국가의 역할이 다소 부족한 레바논에 와서야 비로소 깨달았던 것이다. 마치 공기가 부족할 때, 공기의 소중함을 느끼고, 목이 마를 때 물의 소중함을 느끼는 것처럼 말이다.
지난해 11월에는 UN 메달 퍼레이드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였다, UN 메달 퍼레이드는 UN 활동에서 90일 동안 사고 없이 임무수행을 완벽히 수행한 사람에게 메달을 수여하는 행사이다. 우리는 UNIFIL(United Nations Interim Force In Lebanon) 최고의 부대로 인정받고 있어서인지 다른 나라 행사 때보다 3배나 더 많은 지역주민, 레바논군, UNIFIL 타국군 등의 사람들이 참여했다. 많은 외국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장엄한 연주와 힘차게 올라가는 태극기를 바라보며 있는 힘을 다해 불렀던 애국가의 가슴 찡한 감동의 전율은 결코 잊을 수 없는 값진 추억이다.
우리가 준비한 난타 공연, 특공무술과 줄타기를 본 외국인들은 다들 감탄하며 최고의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BEST! WONDERFUL!! ROKBATT!!! 모두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우리에게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자부심과 나의 조국 대한민국이 너무나도 자랑스러운 가슴 벅찬 순간이었다.
이제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결코 동양의 작은 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6.25 전쟁 때 UN과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반세기만에 도움을 주는 나라로 발돋움 한 대한민국이다. 단결과 협동을 중시하는 강력한 공동체 의식으로 뭉쳐진 나라, 국가적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내는 대한민국이다. 더 나은 내일을 향해 오늘의 노력을 아끼지 않는 부지런한 국민성을 지닌 대한민국이다. 이런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세계 강대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그보다 더 발전할 때까지 유엔 메달 퍼레이드 때 불렀던 애국가의 진한 감동은 내 가슴속에 영원히 울려 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