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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 연구·보존 주도하는 조계종이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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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리포트 - 편집실 2009년 05월 327호
조계종과 정부가 또 불편한 관계에 놓이게 되었다. 아니 더 정확히 표현하면 정부의 잘못된 국립공원 정책에 불교계가 항의를 표하고 바로잡자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명박 정부 들어와서는 매년 불교계를 자극하는 큰‘사건’이 터진다. 지난해에는 불교계는 정부의 종교편향 문제를 지적하고 시정을 강력하게 촉구한 적이 있다. 이번에는 정부의 잘못된 국립공원 정책이 불편한 관계의 화근이다.


우리나라 대표하는 경관에 단란주점이라니
잘 알다시피 국립공원은 절대로 개발을 해서는 안 되는 구역이다. 자연공원법 제 2조에서는 국립공원의 정의를“우리나라의 자연생태계나 자연 및 문화경관(이하‘경
관’이라 한다)을 대표할 만한 지역”으로서 법에 따라 지정된 공원을 말한다.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한 지역이라면 당연히 길이 보전해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국립공원에 국립공원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시설물의 설치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자연공원법 개정을 서두르고 있다. 환경부가 국회에 낼 예정인 자연공
원법 개정 입법예고안에 따르면, 장거리 케이블카(로프웨이) 설치가 가능하도록 했다.
개정안 제2조 10항의‘공원시설’정의 규정에‘궤도 및 로프웨이’를 포함하고, 자연공원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이하 시행령개정안)에서도 자연보존지구에서 허용되
는 교통 · 운송시설의 로프웨이 규모를 현행 2km에서 5km 이하로 완화했다. 환경단체들은 이 같은 개정안에 대해“국립공원의 훼손을 부채질하는 처사”라며 반대 의사
를 밝히고 있다. 국·도·군립공원 내 관광용 케이블카 반대 전국대책위원회(이하 전국대책위)는 12일 북한산국립공원 도봉산 입구에서‘케이블카 없는 자연공원 서명활동 선포식’을 개최하고 탐방객들에게 서명운동을 펼쳤다. 불교환경연대와 지리산생명연대 등이 참여하고 있는 전국대책위는 5월 24일까지 케이블카 반대 서명운동을 펼
칠 예정이다. (불교포커스,‘자연공원법 개정안’문제점은?, 2009. 4. 13)
정부는 또 개정안을 통해 국립공원 내 규제를 완화하겠다면서 단란주점업·휴게 및 일반 음식점업 등의 상업시설을 허용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환경부는 개정안에서
△제2조 6항 상업시설 허용 기준에 단란주점업 등 명시 △제73조에 수상관광호텔·휴양콘도미니엄 설치를 포함한 생태관광산업 육성·지원 조항 신설을 추진 중이다.
법 개정과 관련 환경부 관계자는“단란주점은 유흥주점과 다르고, 식품위생법 시행령에 따라 지금도 법적으로 설치할 수 있는데 혼선을 없애기 위해 개정안 조항 중‘유흥주점을 제외한다’는 구절을 삭제했을 뿐”이라며“이 조항은 불교계 오해를 감안해 현행법을 그대로 두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경향닷컴 불교계‘자연공원법 개정 추진’반대 왜?, 2009. 4. 17)


개발로만 치닫는 정부
국립공원에 대한 정부의 개발 위주의 시각도 문제다. 환경부는 자연공원법 개정안 73조에 3항‘생태관광사업 육성·지원’을 신설하고 자연자원을 조사·발굴하고 생태
관광사업을 육성·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공원환경지구 내의 숙박시설 설치도 수상관광호텔업·휴양콘도미니엄업 및 관광펜션업 등으로 확대했다. 환경부는“탐방객의 편의를 도모하고, 경제활동 및 주거
생활에 적합한 건축물이 건축될 수 있어 자연공원 거주민의 생활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개정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조계종은“국립공원관리공단이 2007년 밝힌‘중기경영목표’에는 첫 번째 전략목표로‘자연생태계 보전 우선’, 두 번째로‘공원 자연 훼손 예방’으로 밝히고 있다”며“정부는 자연과 역사문화 환경을 심각히 침해하는 생태관광사업 등 개발 위주의 자연공원법 개악 추진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조계종“인내에도 한계가 있다”
조계종은 이어 4월 17일 긴급회의를 열어‘국립공원제도개선 및 문화유산보전을 위한 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이 회의에는 부처님오신날 행사 준비에 여념이 없는 중
임에도 총무원장 지관 스님과 중앙종회 의장 보선 스님, 호계원장 법등 스님, 포교원장 혜총 스님을 비롯해 다선 종회의원과 국립공원 내 교구본사의 주지스님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그만큼 중대한 사안이며, 정부의 행태에 매우 비판적이라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지관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우리 종단은 그간 국립공원법 등 여러 법에 의해 규제를 받아왔다.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해 보자는 뜻에서 긴급회의를 개최하게 됐다.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행정적·입법적 요구사항을 모아내 사찰과 종단의 권리를 끝까지 관철하자”고 당부했다. 지관 스님은 평소에는 잘 쓰지 않는‘권리’‘관철’등의 용어를 사용하며, 진두지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잘못된 국립공원 정책은 자연, 생태, 역사문화의 훼손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크다. 한번 훼손되면 복구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도 그렇거니와 개발과 보
전의 긴장관계를 무너뜨려 개발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도 경계해야 한다.
그러므로 조계종이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면서 조계종이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있다. 사찰의 이해관계가 밀접하기 때문에 국립공원 정책에 관심을 두는 것은 당연하나, 조계종의 이해관계만으로 국립공원 정책을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지나간 일이지만, 몇몇 개발사업에 대해 수
행환경을 침해한다면서 반대운동을 펼쳤다가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는 모습을 몇 차례 보여주어 함께 반대운동을 펼쳤던 환경·시민단체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불교
계의 신뢰를 스스로 떨어뜨리는 우를 범하기도 했다.‘국립공원제도개선 및 문화유산 보전을 위한 대책위원회’를 구성했으니, 이 대책위원회가 국립공원 정책 연구를 주도 하고, 국립공원을 지키는 행동의 중심이 될수 있도록 우리 시야의 폭과 깊이를 넓히는 계기로 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