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생활과 관계맺음은 고차원의 방정식을 풀어가는 것이라는 말에 동의를 하시는지? 이제는 해법을 알 때가 된 것도 같은데 점점 더 해독할 수 없는 난수표를 만난 것 같은 느낌에 절망도 하는 당신! 세상은 봄꽃으로 흐드러졌지만 헝클어진 마음때문에 아직 겨울인 당신과 동행하고 싶은 곳,선업스님 머무시는 서울 북촌 마음행복치유센터다.
사실은 연애상담 전문스님이 계시다하여 호기심과 궁금함으로 찾아 들었는데 불교 낯설게 하기, 불교 비틀기로 유쾌, 상쾌한 기운이 봄바람못지 않다.
얼마 전, 연애상담 사례를 모아 불교식으로 해석한 책 연緣(닿아도 닿지 않은 끝나도 끝나지 않
은)을 펴낸 선업스님, 책은 사랑이 시작되고 이별이 오는 동안 사랑으로 생겨나는 아픔을 어떻게 위무할 것인가를 친절하게 일러준다. 먹물 옷을 입은 스님이 펴낸 연애상담서라고 세간에서도 아는 사람들은 아는지라 당돌하지만 피해갈 수 없는 질문부터할 수 밖에. 연애는 인因과 연緣의 중요한 포인트
-스님의 연애경험은요? 연애에 관해 한 소식을 하셨는지요?-
“연애를 잘 한다고, 많이 해봤다고 연애상담을 잘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연애는 인因과 연緣의 중요한 포인트에요. 다시 말해 나한테서 비롯되는 인因과 둘러싼 환경인 연緣의 조화입니다. 불교적으로 연기라고 하죠. 그런데 인이니 연이니 하는 어려운 말보다 관계라고 하면 딱 떨어지고 쉽게 다가오죠.”
세 가지 관계를 잘하는 것을 생각하는 것이 불교 아니겠느냐고, 연애이야기는 저만치 밀려나고 슬슬 불교 비틀기를 시작한다. 몸과 마음의관계, 사람과 사람의 관계, 인간과 환경의 관계를 잘 운영하면 연애 또한 잘하게 되는 거란다. 그중에서도 몸과 마음의 관계에 방점을 찍는다.
그래서 생겨난 글자<뫔>행복치유센타~몸과 마음을 한글자로 만든 것임을 금방 알 수 있다. 기
존의 불교에서 마음공부에 비중은 많이 두고 있는데 몸에 대한 연구, 몸짓에 대한 연구는 좀 부
족하지 않느냐는 스님,몸이 마음을 지배하는 젊은이들에게 마음을 보라는 것은 무리란다.
불교 낯설게 하기, 불교 비틀기다 큰 청년들이 사랑에 힘들어하면서 찾아오던 군승軍僧시절, 행복해야 마땅할 사랑을 하면서 고난을 겪는 그들에게 苦란 무엇인가? 라고 불교적으로 다가서기엔 2%부족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불교 낯설게 하기다.
‘나 고통스럽지 않아요.’라며 뒷걸음질하다가 <苦>를 <위기>로 바꿔 이야기를 진행시키니 주춤거리던 상담자들이 한 뼘씩 다가오기 시작했다. 사실 위기는 누구에게나 있는 거 아닌가.
이혼위기에 있는 사람, 성적 때문에 고민하는이 나라의 고3과 그들의 엄마, 사랑하는 사람과의 갈등으로 잠 못 이루는 연인들...스님은 학문적으로 발달적위기, 상황적위기, 실존적위기로 분류하고 여러 가지 예를 들어주셨지만 굳이 어느 항목인가 따질 생각은 없다.
위기에 대처하고 상처 난 마음을 치유하는 스님의 지혜를 얻고 싶으니까. 그런데 이건 또 무슨 말씀? 해법은 스스로 가지고 있더란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 근데 그가 연락을 자주 안 해요. 내가 먼저 해도 될까요? 라고 전화상담을 해온 사람에게 ‘어떻게 하고 싶은데요?’라고 물으면 전화하고 싶다는거에요. 그럼 그렇게 하라고 그래요. 결국 응원을 받고 싶고 확인하고 싶고 그런 거더라구요. 나는 그저 얘기를 잘 들어주고연기법緣起法을 이 시대 언어로 풀어주면 되지요. 무엇보다 스님인 내게는 온갖 속엣 말 풀어놓아도 안심이 되는 게 비밀보장이 잘~~되잖아요. 하하하”있는 그대로 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상대가 한 사람쯤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사람들은 소망한다.
‘내가 변덕보따리든 모순덩어리든, 그걸 받아줄 만한 사람에게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내도 괜찮다’라고. 누구라도 마음 놓고 싶을 때 가 있기 마련인데 그 누구를 선업스님이 대신하
는 것이다. 불교 비틀기와 불교 낯설기로 세상 사람들이 불교와 친해지게 했더니 그 가운데서 치유가 되고 행복해지는 걸 보았단다.
치유에 필요한 여러 가지 것들 연애상담서를 펴내긴 했지만 연애박사보다는 관계박사라는 말을 듣고 싶은 선업스님은 자타가 공인하는 인기강사스님이다. 봉은사에 머물적에 <첫 만남교실>, <사무량심부부교실>등을 개설했고 많게는 하루 6강도 했다는데 이제는 그동안 모아진 텍스트와 사례들을 가지고 치료교실을 열고 싶어 한다.
대학원에서 가족치료를 전공하기도 했지만 법문도, 경전도 치유에 이르는 길이라는 것을 확인하면서부터 즐겁고 바쁘다. 언젠가 병문안을 갔을 때였다. 환자의 손을 잡고 메타수타(자애경)에 나오는 가르침을 살짝 변형한 행복주문을 외웠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당신, 세상의 모든 슬픔과 아픔, 괴로움에서 벗어나 행복하셔요.> 108염주를 돌리듯이 행복주문이 외워지는 동안의 변화는 놀라웠다. 눈물을 흘리며 몸도 마음도 날아갈 것 같다고 감사해 하더란다.
물론 치료는 해야겠지만 몸 통증의 90%이상이 마음의 통증에서 비롯되는 거 아니냐고 덧붙인다. 그렇다. <질병은 몸 안에서만 발견되는 것이 아니며 치료는 약과 주사를 통해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라는 하버드대학 앤 해링턴 교수의 주장도 있지 않는가!
스님은 학생, 청년포교에 대한 원력도 세웠지만 부부교실, 가족교실, 경전을 통한 수트라테라피
등을 계획하고 실천중이다. 해서 삼청동 마음행 복치유센터에서의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산사에서 템플스테이를 통한 치유의 장이 펼쳐지면 언제라도 달려갈 준비가 되어있다. 그리고 타 종교에 비해서 우리불교계의 상담, 치유관련 창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아쉽다.
그리고 지금은 세상의 써비스업도 사용자중심으로 변화하는 것에 주목하잔다. 예전의 고객만족에서 나아가 고객기절의 시대인데 불교도 신도만족에서 신도기절로 가야하지 않느냐며 유쾌한 웃음을 날린다.
즐거운 도전이 기다려지는삼청동이 내려다보이는 북촌의 조그만 공간은 아래층과 위층으로 구분되어 산중사찰의 요사채와 법당으로의 역할분담이 되어있다. 사랑으로 다친 마음을 내려두고 온갖 관계맺음의 윤활유가 만들어지는 곳, 여기서는 엄마가 알에서 깨어나 어머니로 태어나는 즐거운 도전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청소년상담도 즐겨하는 스님의‘우리나라 엄마캐릭터는 딱 하나에요!’라는 말씀에 뭐라고 반기를 들었던 필자는 바로 꼬리를 내렸다.
아이들에게 공부를 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지는 않고<공부를 시키려들고> <과일 준다는 핑계로 확인, 감시하고>, 과일은 엄마의 의도라는거다. 그래서 아이들이 하나같이 과일 싫어요.!를 외친다고.(엄마들 반성해야하나요?)단 하나의 캐릭터를 가진 엄마에서 어머니가 되자면 의도를 떠나서 관세음보살이어야 한단다.
이 대목에서 나는 ‘어머니는 여자가 아닌 여신이어야 한다.’는 은사스님의 법문을 듣고 1080
배 참회를 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가정법원상담 나서는 스님과 북촌 한옥 길을 함께 걸으며 내가 맺은 인연, 관계를 곱씹어 본다. 부모와 자식도 인연이요, 부부도 인연이며, 스승과 제자, 연인, 도반, 이 모두가 인연 아닌가. 인연이 시작될 때야 꽃이 피듯 환하고 곱고 설레지만, 그것이 질 때는 그렇게 쓸쓸하고 쓰린 것임을 모르지 않는다. 한 사람을 만나 손 맞잡고 웃음을 나누는데 5천겁이상의 연을 맺어야 한다니, 그 수천겁의 시간을 거두는 일이 쉽지않음도 안다. 그러니 맺어져 있는 지금! 이 순간!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하고 보듬고 더 나를 열어보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