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 보기


"Freddie"

이전 게시물 다음 게시물
지혜의 샘 - John Park 2009년 01월 323호
애비 블레어는 그녀가 일하는 입양기관에서 프레
디를 처음 만났다. 유아용 놀이터 안에 서 있던 프
레디는 애비와 눈이 마주치자 활짝 웃어주었다. \'너
무 예쁜 아기네\'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고아원에서
프레디를 돌봐주던 유모는 애비를 보고는 대뜸 이
렇게 물었다.
“프레디한테 가족을 찾아주실 수 있는 거죠?”
그때서야 애비는 프레디는 태어나면서부터 팔이
없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유모는 말했다.“저 아
이는 정말 영리해요. 태어난 지는 이제 겨우 열 달인
데, 이미 걷고 있고 말까지 하기 시작했거든요. 저
아이 꼭 잊지 않고 챙겨주실 거죠, 블레어씨? 그래
주실거죠?”
“책임지겠습니다.”
그러나 물론, 그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입양을
하려는 부모들은 거의 항상 똑같은 꿈을 갖고 찾아
오기 마련이다: 그들은 가능한 한 그들과 똑같은 생
김새를 가진 아이, 가능한 한 어리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으로는, 신체적 결함이 없는 아이를 원한
다. 애비는 이런 대답을 수도 없이 들어왔다.“우리
가 입양한 후에 아이에게 문제가 생긴다면, 그건 다
른 여느 부모들처럼 우리가 감수해야 할 위험이죠.
하지만 이미 문제가 있는 애를 데려가라고 하면, 그
건 좀 너무하지 않습니까.” 사실 이해할만했다. 입
양기관의 사회복지사들은 프레디의 새 부모를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몇 달이 지나고 프레
디의 첫 돌이 다가오도록 프레디는 여전히 입양기
관에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애비는 피어슨씨 부부를 만나게
됐다. 그들 부부는 모두 40대 초반이었다. 피어슨
씨는 트럭 운전사, 아내 프란시스는 가정주부로, 오
래된 나무들이 가득 찬 큰 마당이 딸린 자그마한 하
얀색 집에 살고 있었다. 그들은 흥분과 초조가 뒤섞
인 모습으로 커피와 쿠키가 놓여진 테이블에 애비
와 마주 앉았다.
“오늘 우리 결혼기념일이에요. 18주년.”피어슨
부인이 먼저 말을 꺼냈다.
“좋은 시간들이었죠, 다만...”말을 잇던 피어슨
씨는 부인을 보며 말끝을 흐렸다.
“네,‘다만’이죠. 그놈의‘다만.’항상 그‘다
만’이 문제라니까.” 부인은 이렇게 받아치더니 방
안을 주욱 둘러보고는 말한다.“여기 너무 깔끔하
다.”
그 말에 애비는 10대인 자신의 세 아이들이 장악
하고 있는 집의 거실을 떠올리면서 이렇게 대답했
다.“네, 그렇네요.”
피어슨씨 부부는 지금까지 얼마나 오랫동안 입양
할 날만을 손꼽아 기다려왔는지 얘기했다. 연이어진
검사에, 인터뷰에, 그리고 계속된 입양 부적격 판정.
처음에 입양기관에서는 피어슨씨 부부의 낡은 아파
트가 아이를 키우기에 너무 협소하다며 입양을 허락
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은 집을 샀다고 했다. 그
랬더니 그 다음에는 부부가 아이 양육에 충분한 돈
을 벌지 않는다며 퇴짜를 놓더라고. 그들 부부는 남
자아이를 원했다. 피어슨씨가 아이에게 스포츠를 가
르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애비는 이제 그들의 마
지막 희망이었다.
피어슨 부인이 말했다.“우리는 아이에게 줄 사
랑이 아주 많아요. 지금까지 계속 그 사랑을 모아왔
다고 해야 하나.”
“음... 아기가 하나 있는데요. 태어난 지는 이제 13
달 됐구요.” 애비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며 그들
에게 프레디의 사진을 건넸다.“아주 영리한 애에
요. 근데 두 팔이 없이 태어났어요.”
부부는 조용히 사진을 들여다보았다.“당신은 어
떻게 생각해, 여보?”피어슨씨가 부인에게 묻는다.
“발야구.”부인의 대답이다.“당신이 발야구 가
르치면 되겠네.”
“운동이 그렇게 중요한 것도 아닌데 뭐. 머리를 쓰
도록 가르치면 되잖아. 사람이 팔 없이는 살 수 있어
도, 머리 없이는 절대 안 된다고. 대학을 보내야지.
우리가 돈 모아서 그렇게 하자구.” 피어슨씨는 이
렇게 대꾸했다.
그런데도 운동에 관한 한 부인의 입장은 단호하
다.“사내 녀석이 그래도 나가서 뛰어 놀아야지. 당
신이 애한테 운동 좀 가르치면 되잖아.”
“가르칠 거야. 팔이 전부는 아니니까. 우리가 애한
테 인조 팔을 사서 달아줄 수도 있고.”
이쯤 되자 부부는 애비가 아직 그 자리에 있다는
것도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럼 한 번 아이를 만나 보시겠어요?” 애비가
물었다.
“우리가 애를 언제 데려갈 수 있죠?”
“애를 원할 것 같으세요?” 부인의 질문에 애비
가 다시 이렇게 묻자, 피어슨 부인은 애비를 쳐다보
며 이렇게 말한다.
“ \'같으냐\' 구요.”
“우리가 입양할 겁니다.”피어슨씨의 대답이었
다.
피어슨 부인은 프레디의 사진을 다시 한 번 보더
니 사진에다 대고 중얼거렸다.“요 녀석, 여태 우릴
기다리고 있었지? 응?”
“아이 이름은 프레디인데, 바꾸셔도 되요.”애비
가 설명하자 부인은 이렇게 말했다.“아뇨. 프레데
릭 피어슨--성이랑 합치니 듣기 좋은데요.”
위 이야기는 1964년 12월 호 <리더스 다이제스트>
에 실렸던 실화이다. 2008년은 많은 사람들에게 힘
든 한 해였고, 세계 경제는 한 동안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신문을 읽을 때면, 세상은 온갖 나쁜
소식들로만 꽉 찬 듯한 느낌마저 든다. 사람들에게
좋은 일이 일어나기는 하는지도 의심스럽다. 그럴
때면 우리는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나기만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잊는 수가 있다. 피어슨씨 부
부처럼, 우리는 뭔가 좋은 일을 할 수 있다. 우리는
더 나은 삶을 위해 항상 무언가를 할 수 있다.
음력 12월의 여드렛날인 1월 3일은 한국 불교에서
성도제라고 불리는 날이다. 약 2500년 전 바로 그
날, 한 인도인이 숲 속에서 홀로 앉아 새벽하늘에 떠
있는 별을 바라보고는 깨달음을 얻었다. 그는 후에
붓다라고 일컬어졌으며 남은 평생 동안 좋은 일들을
행하며 보냈다. 더 나은 삶을 만드는 것. 그의 이야
기는 우리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해피 뉴 이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