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습니다. 이렇게 되자 노기가 충천한 부친은 그
녀를 수소문 끝에 찾아내어 한 그루의 풀로 만
들어 버렸고, 이것이 복수초가 된 것입니다. 그
래서 아이누 사람들은 지금도 이 꽃을 크논이라
고 부르고 있습니다.
두번째 이야기 : 식물학에서는 아도니스라고
불린답니다. 그리이스 신화에는 옛날 아도니스
라는 신이 산돼지와 싸우다가 산돼지의 날카로
운 이빨에 물려 죽게 되었고, 그 때 흘러나온 피
가 땅에 떨어져 풀이 된 것이 아도니스라고 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서구에도 복수초가 있다
는 사실을 말해 주는 것으로, 실상 유럽에서 나
오는 아도니스에는 진홍빛의 꽃이 열리는 복수
초가 있는 것입니다.
복수초가 우리나라 봄꽃 중에서 가장 빨리 피
는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가끔 사진을
보면 눈 속에서 피어 있는 복수초 꽃 이미지를
볼 수 있는데 이는 겨울에 피어난 것이 아니라
이른 봄에 피어있을 때 꽃샘추위가 몰려와 새
싹이나, 봄꽃들이 피어 있는 것을 시기 질투하
여 삼월에 눈을 내리게 하는 경우가 있다. 꽃샘
추위에 내린 눈이 양지바른 곳은 일찍 녹아내린
다. 이렇듯 봄에 내린 눈이 쌓여 있을 때 양지바
른 곳에 피어난 복수초 꽃은 눈이 녹아서 노오
란 꽃잎으로 하얀 눈 위에서 모습을 드러내니 겨
울에 눈을 뚫고 나와서 꽃을 피워낸 것으로 착각
하고 있는 것이다.
전국에서 자라는 야생화이지만 가장 먼저 피
는 곳은 봄이 가장 먼저 찾아 드는 남쪽이다. 필
자도 몇 해 전에 고흥 외나로도에 갈 일이 있어
서 새싹들이 올라오기 전에 그 섬의 야산에 오
른 적이 있는데 여기저기에서 노오란 꽃을 활짝
피워 자기를 보아달라고 자태를 뽐내고 있는 모
습을 본 적이 있다. 그 자리에는 복수초만 피어
있는 것이 아니고 꽃잎이 노루귀를 닮았다하여
노루귀라는 이름이 붙은 노루귀도 분홍빛 꽃잎
이 활짝 웃으면서 자신을 보아달라고 요염한 자
세를 취하고 있었다.
필자가 어렸을 때는 겨울이 길고 매섭게 추웠
던 기억이 많다. 그래서 봄이 오기 전에는 봄꽃
을 구경하기란 매우 드믄 일이였다. 요즘은 지구
온난화라는 재앙이라면 재앙이 될 수 있는 기상
변화에 예전에는 구경하기 힘든 봄꽃들이 겨울
이 가기 전에 만개 하는 경우를 종종 보곤 한다.
삼한사온三寒四溫은 겨울을 대표하는 말인데
요즘에는 삼한사온이라는 말이 어색할 정도다.
올 겨울만 보아도 12월 한 달은 이렇다 하게 추
웠던 날이 별로 없었다. 기축년 일월 들어서는
대한이 놀러왔다가 얼어 죽었다는 소한에는 춥
지 않다가 중순을 접어들면서 한파가 몰아치고
눈이 오랜만에 내려서 겨울 가뭄을 해갈해 준
다. 이번 추위가 끝나고 나면 복수초를 비롯한
때 이른 봄꽃들이 남해안으로부터 봄꽃들이 모
습을 드러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