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위기속 불살생관의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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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리포트 - 법은
2009년 03월 325호
현재 지구의 생명체들은 유례없는 파괴와 멸종을 겪고 있으며, 이 파괴의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구에 생물이 처음 생긴 이후 수많은 생물들이 생겨났다가 사라졌고, 변화와 도태를 거쳐 자연스럽게 생물의 다양성을 확보해 왔다.
자연의 변화나 다른 생물과의 경쟁에서 적응하지 못한 생물종들은 자연적인 절멸絶滅을 경험하였다.
자연적인 절멸은 사라진 생물종을 대신하여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는 생물종으로 대체될수 있기 때문에 자연에 의한 절멸은 그리 심각한 문제는 아니었다.
그러나 인간이라는 종의 출현은 자연적 절멸과는 다른 부자연스러운 절멸이 생겨나게 되었다.
인간중심주의가 만들어낸 현대문명의 성장이데올로기는 우리들에게 소유와 소비의 그릇된 욕구를 낳았고, 수많은 생물종의 감소와 위기를 가져오게 되었다. 이렇게 생물종의 멸종과감소는 마침내 인간의 생존마저도 위협하는 상황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현재의 생태위기 상황이 악화되는 것은 환경에 대한 잘못된 서구적 세계관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상황에서 살생에 대한 인식 전환은 필요하다고 보며, 생태위기상황에서의 불교의 불살생관이 생태 문제 해법의 답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불교에서는 모든 유정有情·무정無情의 생명을 소중히 여긴다. 모든 불교 교설이 연기론의 범주를 벗어날 수 없으며, 불교의 계율도 역시 예외일 수 없다.
불살생계를 모든 계율 가운데 중요하게 여기며, 출가자나 재가자 대승이나 소승의 계율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불교의 계율에서는 의도적인 살생이 아니더라도 결과적으로 생명의 단절을 유발시킨 행위는 불살생계를 범하게 된다.
그러므로 살생과 살생의 원인이 되는 행위 또는 살생을 인정하는 행위조차도 금한다. 불교의 이러한 가르침을 통하여 볼 때, 수많은 생물들이 멸종되어 가는 것에는 아랑곳하지 않으며, 개체생명의 소중함에만 얽매이면서 생태파괴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은 생태위기 시대에 맞지 않는다.
현재의 생태위기 속에서 불교사상이 던지는 생명의 메시지는 우리에게 매우 소중하게 다가온다. 먼저 불살생계의 생명존중사상의 관점에서 보면 육식소비문화에 대한 반성에서 더 나아가 채식문화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육식을 위해서는 가축들을 대량 사육해야 한다는 전제가 기본적으로 따른다.
이 때문에 동물들은 집단적 기업농에 의해 비좁은 축사에서 학대 받으며 비참하게 사육되고, 이것은 동물학대라는 윤리적문제도 야기한다.
현대사회는 이제 음식을 생존목적을 위해 먹는 것이 아니라, 세치의 혀에게 1분도 채 안 되는 시간의 만족을 주기 위해 수많은 동물들에게 고통을 준다.
또 연인戀人간의 즐거운 시간을 위해, 가족 간의 화목 등을 위하여 동물들은 끊임없이 희생되고 있다. 이렇듯 육식문화는 대단히 반생명적이며 반불교적이다. 육식문화에 대한 반성에서 나아가 채식문화 확산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채식은 단순히 고기를 먹지 말라는 계율의 금기가 아니다.
불살생의 생명운동의 적극적인 한 모습이다. 불교도들이 앞장서서, 육식을 하지 않아도 되는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 이와같이 채식은 환경문제 해결에 대한 불교적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오늘날 음식물 쓰레기 문제는 우리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고려될 만하다.
매일 많은 음식이 버려지고 있으며, 음식물을 처리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또 거기에서 생겨나는 환경오염도 문제도 심각한 실정이다.
환경문제는 연관되어 있는 모든 것을 단절된 것으로 인식하는데서 발생한다. 따라서 상호보완相互補完의 이치를 알고 은혜에 감사할 수 있는 것 자체가 환경 인식의 출발이 될 것이다. 우리가 먹는 음식은 온갖 노고의 결정체이다. 현재 살고 있는 모든 중생들의 노고가 바로 이 음식에 들어 있는 것이며, 시간적으로 과거의 모든 중생들의 노고가 모아진 것이다. 우리는 음식물 쓰레기문제해결을 위해, 단순히 음식물을 아낀다는 차원을 넘어서야 한다.
우선 음식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발우공양의 정신을 받아‘자기가 먹은 그릇을 닦아 먹는’운동을 시작해보자.
그것은 음식을 함부로 하지 않는 것은 물론 닦아 먹는 그릇에 유해한 세제를 사용하지 않아 제2·제3의 환경 문제를 미연에 방지 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무분별하게 진행되는 과정에서 비판받고 있는 지금의 방생의 형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방생의 다양화를 통하여 단지 동·식물의 생명뿐 아니라 고통받고 있는 이웃들을 잘 돕고잘 살게 해주는 것도 방생의 연장으로 이해하여 생명을 살리는 것을 원력으로 하는 방생법회 등 다양한 불교문화 속에서 생태위기 문제 해결을 위한 실천지침들을 제공받을 수 있다.
생태위기를 유발하는 행위에 우리들 자신은 뜻하든 하지 않던 가담하고 있다. 생명을 단절시키는 행위는, 비록 자기 눈앞에서 벌어지지 않는다 하여도 분명한 살생행위로 인식되어야한다. 이러한 점을 자각할 수 있게 해주고, 오염이나 서식지 파괴에 대한 도덕적 무감각으로부터 벗어나게 해 줄 수 있는 가치관을 불교가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지혜와 자비의 바탕에서 실천되는 불살생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