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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년 전 고려시대 복식에 담겨있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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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이야기 - 김태형 2008년 10월 320호
■ 비로자나 부처님의 복장 개봉에서 발견된 고려시대 유물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해인사 목조비로자나부처님 복장에서는 조선시대 후령통과 고려시대 전적, 복식등 다양한 유물이 발견되었다. 그 중에서 고려 복식류는 1992년 대적광전 비로자나 부처님의 개금불사때 수습되었다. 함께 발견된“감지금니문수최상승무생계법紺紙金泥文殊最上乘無生戒法”의 필사년도를 고려하여 보면 14세기 중반 이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짐작된다. 복식의 종류는 포류袍類 네 점과 상의류上衣類 네 점, 비단紬 한 점과 삼베로 만든 소매 한 벌이 나왔다.
복식의 성격은 종8품從八品의 하급관리부터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입었던 옷으로 추정되며, 조선시대 복식에 비하여 담백하고 직선적인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사용된 직물은 저포紵布, 마포麻布 등 비교적 질이 곱고 섬세한 천을 사용하였다. 특히 송부개의 요선철릭腰線帖裏과 이승밀의 답호搭胡에 사용된 바느질기법은 섬세하고 정교하다.

요선철릭은 허리아래 부분이 주름치마 형태로 활동하기 편리하게 만든 옷이다. 분홍색 기운이 엷게 감도는 고운 모시로 만들었으며 날렵한 형태다. 치마 앞쪽의 안자락 내측에“년십오 송부개장명지원 年十五 宋夫介 長命之願”이라는 묵서墨書를 통해 옷의 주인이 15세 송부개가 오래살기를 기원하며 복장한 유물임을 알 수 있다.
답호는 옆트임이 있는 반소매 포이다. 고려후기부터 왕과 관리들이 일상복常服이나 철릭 위에 입었던 옷이다. 겉섶 아랫자락에“승봉랑 봉선고 부사이승밀 의 承奉郞 奉先庫 副使李承密 衣”라는 묵서가 있다. 승봉랑은 고려시대 문관의 관계官階이며 종8품 관계로 정하였다가 이후 정·종 6품의 통합된 관계로 격상되었다. 봉선고는 고려시대 선왕先王과 선후先后의 제사에 사용하는 미곡米穀을 저장·관리한 관청이었다. 부사는 고려시대에 5품 또는 6품의 벼슬이다. 이것으로 볼 때 옷의 주인 이승밀은 궁궐 제사에 사용되는 미곡을 저장·관리한 관청의 6품 벼슬에 있던 사람으로 추정된다.
이 복식들은 현전하는 복식 가운데 보기 드문 고려시대의 복식으로 복식사 뿐만 아니라 묵서에 이름과 관직명이 적혀있기 때문에 민속자료로도 귀중한 유물이다. 600여년 전 해인사 비로자나부처님께 복장한 복식을 통해 그 당시의 불심을 지금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