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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생계를 수지하여 번뇌없는 법신을 성취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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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하고 청정한 수행을 위한 법문 - 조계종정 해인총림 방장 법전 스 2008년 10월 320호
무생계를 수지하여 번뇌없는 법신을 성취토록 今之受戒者 一受戒之後 에는
금지수계사 일수계지후
束之高樓閣 하고는
속지고루각
莫究其義 이로다
막구기의
\"오늘날 계율을 수지한 사람들이 한번 받고난 뒤에는 높은 누각에 묶어 달아놓고는 그 뜻을 자세히 살피지도 않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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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율종을 확립한 스님은 도선道宣율사입니다. 그 스님은 스승에게 계율 강의를 한번 듣고 나서는 즉시 사방으로 유람을 떠나고자 했습니다. 그러자 스승은“먼 길은 가까운 곳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라고 꾸짖으면서 수행의 출발은 계율에 있음을 일러주고는 같은 강의를 반복해서 열 번이나 듣게 하였습니다.
도선스님은 하근기(下根機)도 아니요, 율장의 내용이 난해한 것도 아닌데 무엇 때문에 오래 머물게 하면서 열 번이나 듣게 했겠습니까?
이는 계율로 말미암아 도의 근본이 이루어지는 것이니 골수까지 깊이 스며들게 하여 그 견고함을 변치 않게 하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계를 잘 지키면서 열심히 수행하던 도선율사께서 한밤중에 산길을 오르고 있었습니다. 어두워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 실수를 하여 돌계단에 걸려 넘어졌습니다. 땅에 부딪치려는 순간 어디서 나타났는지 갑옷 입은 장군이 그를 받쳐 주었습니다. 하도 이상해서“누구십니까?”하고 물었습니다.“저는 호법신장입니다. 스님의 계가 덕이 높기 때문에 호위하기 위하여 하늘에서 내려와 이렇게 따라 다니고 있는 중입니다.”라고 대답하였습니다.
계는 이처럼 항상 자기의 몸을 지켜주는 공덕이 있는 것입니다.
진晉나라의 도진道進스님은 담무참曇無讖율사에게 나아가 보살계 주기를 청하였습니다. 그러나 율사는 이를 허락하지 않고 7일간 참회를 하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7일 동안 억지참회를 마치고 난 뒤 다시 갔습니다. 그러자 담무참 율사는 크게 화를 내면서 보살계 받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도진스님은 느낀 바가 있어 물러난 뒤 정성을 다해 예불참회를 계속하였습니다. 그러는 날이 삼년이나 계속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꿈을 꾸었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직접 나투시어 계를 주시는 것이었습니다. 하도 이상한 생각이 들어 다음날 담무참 율사를 가서 뵙고는 어젯밤 꿈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이에 율사는 축하의 말을 하면서“그대는 이미 계를 받았노라.”고 말씀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진정한 참회는 부처님까지도 감동시키는 힘이 있는 것입니다. 계를 받는다는 형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마음가짐으로 계를 받느냐 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임을 가르쳐 줍니다.
제齊나라 때 승운僧雲스님은 보명사寶明寺라는 절에서 살았습니다.
결제하는 날에 포살布薩하는 장소에서 이렇게 외쳤습니다.
“계율은 누구나 다 외워서 알고 있는데 무엇 때문에 수고롭게 자주 듣는가?”라고 하면서 드디어 포살의식을 폐지해 버렸습니다.
해제하는 날 승운스님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산중의 큰스님이 보이지 않자 이를 이상히 여긴 대중들은 사방으로 스님을 찾아 나섰습니다. 그리하여 한참 후 오래된 무덤사이에서 스님을 겨우 찾았습니다. 그런데 온 몸에 유혈이 낭자한 것이였습니다. 이에 그 까닭을 묻자 이렇게 대답을 하였습니다.
“어떤 사나운 무사가 큰칼을 잡고 무서운 소리로 꾸짖으면서‘승운아! 너는 어떤 사람 이길래 감히 포살의식을 폐지하였느냐?’라고 하더니 즉시 칼로 나의 몸을 베었는데 고통을 참기가 어려웠습니다.”
곧 부축을 받아 절로 되돌아 온 스님은 정성을 다해 참회하였습니다. 그 뒤로부터는 열반에 드실 때 까지 지극정성으로 포살의식에 한번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임종하는 날에는 특이한 향내가 온 사방에 가득하였습니다.
도선율사는 스승에게서 똑 같은 계율강의를 열 번이나 들었습니다. 도진스님은 3년 동안이나 예불참회를 한 다음에 보살계를 받았습니다. 승운스님은 노구老軀에도 불구하고 포살의식에 빠지는 법이 없었습니다. 계는 이처럼 자주 오래토록 반복하는 가운데 계덕戒德이 쌓여 개체戒體가 되는 것입니다.
물론 계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재가자에게는 삼귀의계 오계 십계 보살계 팔관재계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가 함께 자리한 곳에서 설하고 있는 무생계도 있습니다. 그리고 무생계는 해인사 이 자리에서만 설하고 또 받을 수 있는 계이기도 합니다.
이 계를 설한 지공선사는 인도의 왕자로 태어나 8세에 출가를 했습니다. 나란타에서 율현화상으로부터 오계를 받고서 반야를 공부했습니다. 어느 날 지공선사가 물었습니다.
“제불과 중생과 허공의 경계가 무엇입니까?”
이에 스승인 율현화상이 말했습니다.
“유有도 아니고 비非도 아니다. 진반야眞般若가 그것이다.”
이 물음에서 알 수 있듯 무생계는 반야사상을 기본으로 하는 계입니다. 지공선사는 중국을 거쳐 고려에 들어오게 됩니다. 선사는 계단을 설치하여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무생계를 받도록 하였습니다. 그 무생계를 받기 위해 왕족과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하루에 천사람 만 사람이 계단으로 몰려들었던 것입니다. 무생계는 육조단경의 무상계 수계의식과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육조의 법손인 조계종의 사부대중은 반드시 무생계를 수지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