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름다운 사람 비노바 바베를 생각하며 한나절을 걸었습니다. 비노바는 내가 사랑하는 모든 이상주의자들 중 가장 못 말리는 이상주의자 중 한 명입니다. 이상을 꿈꾸고 추구하지만 그의 두 발은 뜨거운 대지와 함께였으니 강인한 실천가였고, 사회에 결속되어 있으면서도 완전한 홀로의 시간을 누리며 자기 내면의 음성을 탐구하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은 사람이니 성속이 분리되지 않은 구도자였습니다. 간디의 제자이면서 간디가 존경을 표한 사람이기도 한 비노바는 간디와 함께 비폭력 저항운동을 이끌었지요. 그의 부단운동(토지헌납운동)을 처음 알게 되었을때 나를 흔들었던 전율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도둑질은 범죄지만 많은 돈을 쌓아놓는 것은 도둑을 만들어내는 더 큰 도둑질입니다. 당신이 다섯 명의 자녀를 두었다면 땅 없는 가난한 이들을 여섯째 자식으로 생각하고 그를 위해 소유한 땅의 6분의 1을 바치십시오.”
세상에! 소유가 미덕인 물욕의 세상에 부자들이 들으면 소가 웃을 얘기인 이런말도 안되는 호소를 하며 비노바는 인도전역을 맨발로 걸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맨발의 비노바는 스코틀랜드 규모의 거대한 토지를 헌납 받아 가난한 이웃에게 나눕니다. 그의 맨발은 큰 슬픔과 큰 자비가 세상 속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아름다운 발자국을 가졌습니다.
문득 입을 열어‘아라한’이라고 발음해봅니다. 아라한은 열반에 들지 않고 세상의 고통 속에 남는 자. 절집에서 흔히 보는 나한상들이 오늘 햇볕 쨍쨍한 거리에 가득합니다. 시와니는 해맑게 웃고, 나는 시와니의 새까만 맨발에서 비노바와 당신의 맨발을 모두 느낍니다. 도처에 나한이니 세상의 고통이여 햇빛속으로 풀바구니를 들고 가소서. 뜻 모를 말을 또 중얼거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