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반 小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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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가의 얼과 멋 - 편집실
1995년 09월 163호
내일이면 팔월 한가위이다. 이집 저집에서 메로 먹 치는 소리와 갖가지 음식을 준비하느라고 어머니의 손길이 분주하다. 친구들은 읍내에서 닷새마다 서는 추석 대목장에서 사온 신발과 새옷을 차지할 욕심에 집안에만 서성거린다.
우물가 화덕에서 전煎을 부치는 누나의 얼굴은 열기에 불그레 하게 물들고. 나는 화덕에서 내려진 잘 익은 음식에만 눈길을 주며 침만 꼴깍꼴깍 삼킨다. 이렇게 준비된 음식은 한가윗날 손님이 올 때마다 소반에 햇과일과 함께 차려지고 이웃에게도 돌려진다.
소반은 부엌과 방이 멀고 규모가 작은 온돌방에 적합하다. 종류는 산지와 형태, 용도에 따라 대략 육십여 종이며 명칭과 구조가 저마다 다르다.
그 지방 특유의 수목과 생활 양식에 따라 지방색을 띤다. 그 가운데서도 통영반, 나주반, 해주반으로 제작이나 기교면에서 뛰어나며 특색이 두드러진다.
은행나무, 호두나무, 가래나무, 오동나무, 피나무, 느티니무 따위가 반면盤面에 사용되고, 다리에는 소나무, 단풍나무, 버드나무 등이 쓰였다.
표변에는 생칠, 주칠 , 흑칠, 일반 식물성 기름칠을 하여 소반이 트거나 흠집이 나는 것을 막고 방수가 되게 하였다. 주칠은 혼례용과 궁중에서 썼고 흑칠은 제사에 사용되었다. 착색은 황토분, 치자 등으로 입히며 좀더 진한색을 내기 위해 먹물이나 검은 흙을 섞어 바르기도 하였다. 화려하게 자개를 박아 장식한 것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