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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딤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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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가의 얼과 멋 - 편집실 1995년 07월 161호
산사에 비가 내린다.
깊은산속에 내리는 비는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 앉히면서 여러 가지 상념에 젖게 한다. 이때 다 다상 茶床을 마루에 내 놓고 구름에 싸인 앞산을 마주하노라면 깊은 살 속까지 빗기가 젖어 드는 듯하다.
굵어진 빗방울은 기와골을 타고 낙숫골에 떨어지며 여러 가지 음률을 쏟아낸다. 투둑거리며 떨어지는 낙숫물은 죽담을 튀어올라서 디딤돌까지 적신다. 디딤돌에 벗어 놓은 고무신을 마루 한쪽가에 가지런히 치우고 빗소리에 고즈넉히 빠져 보는 맛도 꽤나 사람을 여유롭게 한다.
디딤돌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것을 도와 주는 중간 단계의 돌로 계단의 바닥돌이나, 마루 아래의 섬돌 등이 여기에 속한다. 디딤돌은 보통 보석步石 또는 섬돌이라 부르는데, 적당한 자연석
을 대충 다듬어서 쓰기도 하지만, 화강석을 잘 다듬은 장대석이 많다. 마루가 아니더라도 밖에서 안으로 들어가는 문지방이 높은 경우에는 문지방 안팎으로 디담돌올 놓는다. 마루가 상당히 높은 경우에는 디딤돌올 2단으로 놓는다. 돌 대신에 큰 나무 토막을 놓기도 한다. 불국사 연화교에는 디딤돌마다 연꽃을 조각하였고, 법주사의 대웅전 앞 디딤돌에도 연잎을 새겨서 그 위가 부처님 세계임을 나타내고 있다. 선조들은 이렇듯 작은 소품 하나에도 모든 정성을 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