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신자 여성·50대 이상
비중 높아
우리 나라 국민의 절반 이상인 56.5%의 사람들이 종교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불교 23.1%, 개신교 23.5%로 비슷한 분포를 보였다. 가톨릭은 8.3%. 그 외 다른 종교의 비중은 2.8%에 그쳤다.
불교와 개신교 신자를 성별, 연령별 등으로 비교한 결과는 주목된다. 불교신자는 여자(27.7%), 연령이 높을수록(50대 이상 31.6%), 기혼(26.9%), 부산·울산·경남(41.9%), 대구·경북(33.3%), 대전·충청(31.3%), 학력이 낮을수록(중졸 이하 34.6%) 상대적으로 비중이 높았다. 개신교는 여자(26.5%), 서울(35.2%), 학력이 높을수록(대재 이상 26.7%) 비중이 높았다.
종교참여가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도움이 된다(매우 39.6%, 다소 50.4%)는 응답이 90.0%로 도움이 안 된다(9.7%)는 응답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종교참여를 통해 도움을 얻는다는 응답이 대다수였으나, 성별, 직업별, 종교별 응답자의 반응은 상대적으로 다르게 나타났는데,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여자(92.8%), 가정주부(93.1%), 개신교(95.9%), 2세대(92.0%)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도움이 안 된다는 남자(14.0%), 20대(15.1%), 부산·울산·경남(19.9%), 자영업(15.6%), 불교(15.4%), 3세대 이상(19.4%), 본인 혼자 믿음(17.7%)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응답했다.
비종교인들이 종교를 갖지 않는 이유로 ‘종교에 원래 관심이 없어서’라는 응답이 71.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생활에 여유가 없어서(13.2%)’, ‘종교에 대한 불신 때문에(10.6%)’, ‘교리 등을 이해하기가 어려워서(3.1%)’ 등의 순으로 조사되었다.
종교를 갖는다면 ‘불교’ 가장 많아
비종교인 중 종교를 가졌던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는 40%였다. 이 가운데 개신교를 믿었다는 응답자가 65.4%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서 불교(21.1%), 가톨릭(11.2%)의 순으로 나타났다.
과거에 믿었던 종교를 현재 믿지 않는 이유로 ‘교리 때문에’라는 응답이 28.6%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도들의 행태 때문에(14.8%), 시간이 없기 때문에(14.2%), 지나친 기부 강요 때문(8.3%)이라고 답했다.
21세기 정보산업화 시대에 가장 적합한 종교로 불교(12.6%)가 개신교(10.7%), 가톨릭(10.7%)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없다’는 응답이 63.1%에 이르렀다.
한국사회에서 앞으로 종교간 갈등이 발생할 것(매우 8.5%, 많이 38.1%)이란 부정적 전망과 발생하지 않을 것(전혀 5.6%, 별로 39.1%)이란 긍정적 전망이 서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발생할 것이란 응답은 미혼(52.7%), 화이트칼라(57.1%), 대재 이상(50.2%)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각종 선거에서 후보자의 종교를 고려하지 않는다(전혀 4.0%, 별로 31.4%)는 응답이 85.4%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고려하겠다는 응답은 여자(17.1%), 서울(20.1%), 가정주부(17.6%)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정보화시대 적합한 종교 없다 63%
위와 같은 결과 가운데 몇 가지 것은 불교의 내일을 위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불교신자의 성별, 연령별 분포를 보면, 여성과 50대 이상의 장년층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왜, 남성들과 젊은 사람들이 불교에 가까이 다가오지 않는 것인지, 그들을 불교의 문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은 무엇인지, 과제로 던져졌다.
가장 호감 가는 종교로 가톨릭(11.8%)에 이어 불교(9.9%)로 꼽혔지만, 응답자의 76.2%는 호감 가는 종교가 없다고 응답했다. 거부감 가는 종교도 없지만(62.7%) 호감을 가질 만큼 불교를 포함한 종교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마음의 평안’을 종교 선택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종교를 선택한다면 불교를 선택하겠다고 하면서도 주저하는 것은 불교를 통해 마음의 평안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낮은 때문이 아닐까.
종교인들의 대다수(90.0%)는 종교에 참여함으로써 정신적·물질적으로 도움을 얻고 있다고 답했으나, 21세기 정보산업화 시대에 가장 잘 어울리는 종교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63.1%의 응답자들이 ‘없다’고 답했다. 종교를 통해 도움을 얻고 있지만, 지금 시대에 적합한 종교는 ‘없다’니? 혼돈스럽다. 종교인들 스스로 현재 신앙하는 종교가 현대사회를 이끌 동력을 지녔다고 보지 않는다는 진단을 내린 것인가! 미래는 희망보다는 불안스러운 부정형태이다. 종교가 그 불안을 희망으로 바꾸지 못할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불안하기 때문에 여전히 종교를 통해 희망을 갈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불교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에 귀기울여보자.
“지식 정보화 시대는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정보가 과학·기술적 기반에서 흘러나온다. 반면 기존의 종교는 많은 부분 기복적 신비주의적 성격을 띠고 있다. 따라서 기복적 신비주의적 측면이 미세한 나노의 세계까지 꿰뚫는 세계를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63.1%는 당연한 수치다. 그나마 미미하지만 불교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인 것은 교리 때문인 것 같다.”-이각범 한국정보통신대 경영학부 교수. (‘현대불교’ 창간 10돌 기념호, 2004. 10. 13, 이하 인용도 같음)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 당연한 결과다. 종교가 변화의 양상들을 따라잡아 소화해내고 문제들을 끄집어내서 대중들에게 제공할 수가 없었다는 것이 문제다. 현대사회의 요구에 맞는 다양한 틀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사이버스페이스의 경우는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답이 불교에서 나와야 한다. 그래야만 현대인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 성태용 건국대 철학과 교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현대인들은 종교가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21세기의 지식 정보화 시대에 걸맞는 종교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것은 종교가 현대인들의 지적인 욕구를 못 채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의 지적 수준에 맞춰 이들의 욕구에 대응하는 장치를 개발해야 한다.”- 윤원철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