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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동하는 개신교의 폐해를 교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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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리포트 - 편집실 1995년 05월 159호
‘주일’에 충실한 장관들ꡐ공산당선언ꡑ 의 첫머리에 나오는 유명한 문구를 빌려 표현하면 지금 하나와 유령이ꡑ 한반도 남단을 휩쓸고 있다. 그것은 바로 기독교로 한반도에 들어온 지 이백 년 만에 한국의 가장 강력한 종교로 자리잡고 있다. 또 국교가 인정되지 않는 이 땅에서 거의 국교로 작용하다시피 하고 있다. 나라를 대표하는 대통령에서부터 정부각료, 군부 등 중요한 인물들이 모두 기독교인으로 채워지고 있다. 기독교인들은 차마 한국의 실정 때문에 하지 못했지 가능하면 대통령 취임선서를 미국식으로 성경에 손을 얹고 하는 장면이 전국에 생중계 되기를 바랐을 것이다.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될 때부터 미국의 절대적인 영향력과 미국식 사고를 가진 자들이 득세한 점을 돌아볼 때 한반도 남단이 기독교 왕국으로 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지금의 한국사회가 이토록 기독교의 망령에 정부의 정책이 일관성 없이 바뀐 적은 없었다. 심한 미국병에 젖은 이승만 정권하에서도 ꡐ우상ꡑ 이 현실을 지배하는 황당한 정책은 별로 없었다. 모르긴 몰라도, 현 정부가 들어서자ꡐ종말론ꡑ 이 그토록 기승을 떠는 것을 보아도 지금의 사회 분위기가 얼마나 편향된 종교정책은 갖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지난해 말 정부의 각료를 대폭 바꾼 결과 독실한 기독교인 장관이 아홉 명이나 입각하였다. 지난해 12월 26일자 국민일보는 이 사실을 큼직하게 보도하면서 김영삼 대통령의 심중까지 헤아리는 친절을 베풀었다. 그 기사 가운데 김숙희 교육부 장관에 대한 기사 내용은 최근 검정고시일의 변경이 이미 예고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인용하면, ꡒ유임된 김숙희 교육부 장관은 이화여대 대학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다. 최근 교회 지도자들과의 면담에서 중고등학교의 일요일 행사를 내년부터 최대한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ꡓ는 것이다. 말하자면 주일을 충실히 지키려고 장관이 소신껏 일하겠다는 말이다. 장관이 종교를 갖고 있다는 것이 죄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정부의 중요한 정책을 실행하는 책임자가 자신의 종교를 정책에 반영하는 것은 명백한 위법 행위다. 헌법에 보장된 종교의 자유가 원천적으로 부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책임자의 종교 자유만 보장되고 그 때문에 많은 선량한 시민이 피해를 입는 일은 민주주의에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 동안 공무원 선발시험이나 승진 시험, 또 검정고시는 모두 일요일에 행해 왔다. 수십 년 동안 수천 번을 시행하면서 하나의 관례로 존중되어 왔으며 이에 대해 국민은 이의 없이 따랐다. 그런데 유독 기독교의 일부가 주일의 신성함을 해친다고 몇 년 전부터 이의를 제기했고 마침내 이번에 검정고시일을 일요일이 아닌 공휴일로
바꾸는 선례를 남겼다. 그것도 시험을 열흘쯤 남겨 놓고 전격적으로 ‘어린이 날ꡑ로 변경하였다. 국가의 교육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공인이라고 보기에는 자질이 모자라는 어이없는 결단이다. 정부의 정책은 무엇보다 일관성 있게 추진되어야 한다. 수시로 바뀌는 정책 때문에 현 정부를 비판하는 여론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심지어 국민의 여론을 떠 보기 위한 정책 변경까지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으니 국정을 운영할 능력이 의심스럽다. 교육정책은 그 중에서도 더욱 조변석개를 거듭하는 대표적 사례가 된다-대학입시 방침이나 중등교육의 정책야 그러하고 난페없이 조기 영어 교육이니 성적에 따라 월반을 하게 한다느니 참으로 종잡을 수 없다. 그런데다 이번에 주일ꡑ 을 지키기 위한 고시일의 변경이라는 나쁜 선례를 남기기까지 했으니 이 나라의 장래가 암담하기만 하다.

역사를 왜곡한다.
1993년4월 1일 불교방송의 아침 새소식 시간에 방송되면서 전국의 불자들을 분노케 했던 육군 제17사단 예하 전차부대에서 있었던 훼불사건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렇잖아도 ꡐ장로 대통령ꡑ 의 탄생을 축하하는 소리가 나오는 판에 발생한 훼불사건은 불자들의 감정
을 건드리기에 충분했다. 결국 이 사건으로 전차부대장이 구속되고 사단장이 좌천되는 듯 했으나 그 문책은 기만으로 끝나고 말았다. 당시 국방부장관이던 권영해(국군중앙교회 장로) 씨는 오히려 안기부장으로 발탁되었고 사단장이던 서경석 씨는 최근 군인사에서 승진하였으며 전차부대장 조병석 씨는 구속된지 이십 일만에 기소유예로 풀려난 뒤에 전역하였다. 말하자면 불자들의 집중된 여론의 화살만 비껴가는 눈가림 조치였다.
기만과 눈가림이 그들 종교의 원칙인지 최근에는 진짜 기가 막히는 기만이 신문에 보도되었다. 역사를 자기들 멋대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가야와 신라가 본디 기독교 국가라는 주장이 그것이다. 얼핏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웃고 넘길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지금의 사회 현실
을 반영하고 있어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보도에 따르면 서기 오십 년에 기독교가 신라에 전래되었는데 그러한 기록이 전무한 까닭은 법홍왕 때 불교 이외의 종교에 대해서는 무자비한 탄압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곧 자신들이 왜곡하는 역사를 합리화하려고 불교를 표적으로 삼았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러한 왜곡을 기독교인들에게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도록 유포하고 있다.
기독교 교리가 ‘믿음ꡑ에 대한 회의를 인정하지 않음을 전제할 때, 역사에 대한 조작이나 왜곡을 방치하면 조만간 그들은 교과서에 자신들의 주장이 반영되게 압력을 가할 것이다. 그들은 그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한국 불교의 유적마저 기독교 유적으로 바꿔치기하고 있으며 대승불교의 종파가 기독교의 영향을 받았다고 억지 논리를 펴고있다.
‘가야인 찬송가 부르며 예배당 짓다’ 는 해괴한 논리를 되풀이하면서 기독교 신봉자에게 일종의 주입을 하고 있는 한편ꡐ선교는 전쟁이다.’는 배타성을 강요하는 현실을 그냥 둘 수는 없다. 흔한 보기로 경기도 광주의 천진암 같은 경우 옛 터의 역사 유적은 간데 없고 백 년 공사로 짓고 있는 천주교 성지로 변했다. 서양의 종교가이 땅에 들어 온 뒤 민족 발전에 기여한 긍정적인 면도 있으나 민족의 역사와 민중의 문화를 송두리째 파 버리고 왜곡된 기독교 역사를 세우려 한 폐해의 심각성은 도저히 간과할 수 없다. 지금 우리 강토에서 이러한 작태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데도 민족 종교를 자부하는 한국 불교는 무심히 지나치고 있고 그러다 보니 그네들은 더욱 만만하게 한국 불교를 표적으로 삼는 것이다.

상시적인 대처가 절실
상대가 상식적일 때는 웬 만큼 상식이 통하지만 상대가 편협하다면 상식은 통하지 않는다. 심판의 날이 왔다느니 때가 되어 휴거가 된다느니 하는 작자들이 그러한 사고에 빠져 좀체 헤어나지 못하고 계속 똑같은 논리를 펴는 것 역시 상식으로 설득 될 성질이 아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들도 잘못을 깨달을 것이라는 기대는 참으로 순진한 발상이다.
경주의 불교 유적을 신라 때 기독교를 탄압한 실증이라고 우겨대는 일부의 기독교민을 관용으로 대하는 순간 그네들은 더욱 많은 광신도를 정신착란의 세계로 인도할 것이다. 그리하여 일부가 아닌 다수의 주장으로 관철시키고 말 것이다. 그때에 가서 중국을 사모하는 사대
주의자가「삼국사기」를 짓듯 서양을 고향으로 삼는 기독교인이 한국사를 또 고칠지도 모른다. 이것이 위기감의 차원을 넘어서서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바, 한국 불교계의 결연한 의지가 절실히 요구된다. 필요하면 민족사학을 연구하는 단체 및 개인과 공동의 행동으로 역사 왜곡을 바로잡아야 한다.
지금 하나의 유령은 실체가 없는 유령이 아니라 민족과 역사 앞에 커다란 괴물로 힘을 발휘하고 있다. 검정고시일을 일요일이라고 바꾸는 황당한 일도 교육부장관 개인 차원의 행동이 아니다. 과학기술처장관인 정근모씨가 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 몇몇 기독교 단체가 국민고충처리위원회를 통해 정부에 건의한 사항이며 이런 형식적인 과정을 거쳐 정부 안에 있는 기독교인들이 합작한 작품이다. 정부정책이 이렇게 기독교 편향으로 계속되면 국사 교과서의 내용이 바뀌는 것도 먼 미래의 일이 아닐 것이다. 득을 보는 것은 일부의 기독교인이며 그 밖의 민족사와 국민의 피해는 실로 어마어마하여 도저히 회복할 수 없게 된다. 그러한 지경을 당하고야 정신을 차린다면 그때는 너무 늦다. 그 동안 이교도에 의한 훼불과 불교 비방이 있을 때마다 우리는 발끈하였다. 교계의 몇몇 단체가 모여 대책위
원회 등을 꾸렸다. 그러나 오래 가지 못하였다. 재작년의 훼불사건 뒤로도 ‘교권수호협의회ꡑ가 구성되었고 ‘정법구현불교도협의회ꡑ 라는 상설 기구를 두기는 했다. 하지만 이 기구 역시 현재는 활동이 없다시피 하고 있다. 이교도의 집요한 불교비방과 훼불, 역사 왜곡, 정부정책 관여 등에 비할 때 불교계의 실천은 너무나 미약하다. 이번 검정고시일의 변경을 맞고 교계에는 ‘범불교대책위ꡑ를 꾸린다고 한다. 바라건대 대책위를 꾸리든 무슨 기구를 만들든 오래 지속 되어야한다. 단지 하나의 사안에 대항하기 위한 기구가 아니라 좀더 광범위한 활동이 필요하다. 이교도의 치밀한 행동을 다각적으로 연구하고 자료와 정보를 수집하면서 국민에게 알리는 사업의 주체가 되는 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종단적 차원에서 정확하게 대처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