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운북산우 南山雲北山雨여남방에서 한 납자가 와서 설봉 선사에게 물었습니다.
“태곳적 개울에 찬샘이 솟을 때는 어떻습니까?”
“눈을 똑바로 뜨고 보아도 밑바닥이 보이지 않는다.”
“마시는 이는 어떻습니까?”
“입으로 마시지 않는다.”
그 납자는 혼자서 중얼거렸습니다.
“입으로 마시지 않으면 콧구멍으로 들이마시겠군.”
그 납자가 조주 선사에게 다시 물었습니다.
“태곳적 개울에 찬샘이 솟을 때는 어떻습니까?”
“쓰다(苦).”
“마시는 이는 어떻습니까?”
“죽는다.”
옆에서 듣고 있던 설봉 스님은 조주 선사의 이 말을 듣고는 찬탄하였습니다.
“고불이로다. 고불이로다.”
이후 설봉 스님은 납자들을 일절 제접하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그 유명한 ‘조주고불’이란 말이 나왔습니다.
고불이란 ‘본래의 부처’를 말합니다.
고불심古佛心은 고불의 본체인 절대의 마음을 가리킵니다.
오늘 가야산에 조주 선사의 정진력을 오늘에 이어받으려는 고불암이 문을 열게 되었습니다.
조주 스님의 본래마음을 찾아내려는 사부대중이 정진할 수 있는 도량이 생긴 것입니다.
조주 스님의 본래마음을 찾기 위해서
이 산승이 운문 선사의 ‘고불노주’공안을 여러분에게 주는 것이니 돌아가서 잘 참구해보시기 바랍니다.
“고불古佛과 노천의 세워진 기둥이 서로 사이 좋게 지내는데,
이는 어느 정도의 근기라고 할 수 있는 것인가?”
남산기운북산우 南山起雲北山雨하고
나부타파소주무 羅浮打破韶州舞로다
석호포효상구천 石虎咆哮上九天하고
니우입해무심처 泥牛入海無尋處로다
남산에 구름 일고 북산에서 비 오니
나부산에서 북을 치고 소주에서 춤을 춘다
돌호랑이 포효하며 하늘 높이 올랐고
진흙소가 바다로 드니 찾을 길 없도다.□
2548(2004)년 10월 17일 고불암 개원 법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