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남명승최자산嶠南名勝最玆山 영남에서 이 산이 가장 아름다우니
장사유공잠불한長使遊暫不閒 오래도록 유람객 잠시도 그치지 않았네
홍수환봉잉작화紅樹環峯仍作畵 단풍든 나무는 봉우리 둘러 그림을 이루고
창태인석자성반蒼苔印石自成斑 푸른 이끼는 돌에 붙어 절로 반점이 되었네
천년왕첩고운거千年往牒孤雲去 천년 전 시를 남긴 고운은 이미 떠나고
구월청금진일환九月靑衿盡日還 구월에 놀이 온 선비는 해 질 무렵 돌아가네
수폭경장능사경數幅瓊章能寫景 몇 폭의 주옥 같은 시 능히 경치를 그려내니
가야종차배생안伽倻從此倍生顔 가야산 이로부터 빛을 배로 더하리
그리고 금서는 부사의 시를 두고, 일찍이 소동파蘇東坡가 이른바 ‘타일입산 불위생객他日入山 不爲生客’이라는 말을 인용하여, 종전에 가야산을 모르던 사람이라 할지라도 후일 이 시를 읽고 난 후 가야산에 들어간다면 결코 낯설지 않을 것이라는 소감을 피력했다.
어느 옛그림의 화제畵題 가운데 ‘구월의 가을은 어느 날이고 중양절 아님이 없다(九秋無日不重陽)’는 구절이 있는데, 당연히 그 그림에는 국화가 그려져 있다. 마침 이 달 중순은 음력으로 팔월이 다하고 구월이 시작되는 때인즉, 우리도 구월의 어느 날이든 하루라도 한가한 겨를을 내어 국향과 붉은 단풍과 푸른 이끼 어우러진 가을 산을 찾아 옛사람의 풍류를 함께 즐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