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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아침특집-해인지, 포교지로서의 그 역할을 다하고 있는가 - 이하석
1985년 01월 35호
‘해인’지는 불교 포교를 위한 잡지 형식의 팜플렛이다. 해인사라는 특정한 공간 설정 때문에 그 성격의 특이함이 두드러진다. 오늘날 불교포교는 몇 가지 어려운 문제를 안고 있다. 무엇보다 불교는 전통적 요소가 강하여 현대사회의 구조와 어긋나는 경우가 교리나 의식면에서 많이 드러난다. 다른 종교들 -예컨데 기독교의 경우 ‘믿음’과 ‘구원’의 문제에 바로 직면할 수 있는 교리적 친근성이 상당히 일반화 되어 있다. 그러나 불교는 아직도 불교 자체의 문제에 신도들을 바로 끌어들이기 보다는 포교면에서 정보전달(교리 해설 등의 면에서)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런 상태에서는 포교가 자칫 불교 소개의 차원에 머물러 버리고 만다.
‘해인’지는 불교 포교지로서는 고급하다는 인상을 준다. 무엇보다 종이질이 최상급이다. 편집체제도 엄격하고 기하학적인 균형을 고수한다. 글의 내용도 대학생 수준을 넘어서는 표현과 전문성으로 가득 차 있다. 이런 점들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도 있지만. 현 한국불교의 실정에서는 부정적인 요소도 많이 갖게 된다. 무엇보다 포교지가 갖는 ‘일반성’에서 멀어질 우려가 있다. 생각 같아서는 종이의 질을 낮추고, 고등학생 수준으로 내용을 쉽게 했으면 한다.
또한 ‘해인’지는 그 체제상 잡지도 아니고 팜플렛도 아닌 어중간한 성격을 갖는다. 분량면에서도 그렇다. 월간지로 계속하려면, 분량을 최소한 50페이지 이상으로 늘려 책다운 장정을 하는 게 좋겠다. 그리하여 무게 있는 큰스님의 설법과 교리해설 등의 할 수 있는 가벼운 읽을 거리를 많이 수용했으면 한다. 만화-만화는 어떻게 보면 가장 현대적인 표현수단이다-같은 것들을 첨가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불교예술이나, 불교 설화의 현대적인 재구성, 집단놀이의 발굴 쉽게 부를 수 있는 노래 등에의 관심 등 폭넓은 수용이 과감하게-사실 현 불교계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과감성’이다.-수용했으면 한다.
‘해인’지가 보이고 있는 문체에 대한 관심은 크게 보인다. 비록 큰 스님들의 설법이라도 현대문장으로 고쳐서 실을 수 있다는 것은 신도에 대한 사랑과, 그 쪽으로 좀더 다가가기 위한 용기와 의욕 없이는 감히 해 낼 수 없다. 앞으로도 이런 일은 계속했으면 좋겠다. 불교의 용어는 한자사용이 불가피하는 금기를 깨고 과감하게 한글 전용으로 ‘해인’지의 편집체제를 바꾸어보는 시도도 좋지 않을까.
‘해인’지는 젊은 승려들에 의해 발간되고 있는 국내 유일한 포교지이다. 승려들의 이러한 전적인 참여는 우리 불교계가 오랫동안 바라마지 않은 일이었다. 앞으로 편집체제는 어렵더라도 고수하기를 바란다. 승려들의 참여가 승속에 구애됨 없이 좀더 ‘낮은 곳’까지 내려오는 하화중생(下化衆生)의 보다 근본적인 참여가 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