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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와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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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칼럼 - 편집실 1984년 02월 24호
대화(對話) 는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근본이다. 믿음과 신뢰를 회복하는 징검다리이며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사람다운 행위이다.
대화란 혼자 하는 강연이나 어떤 주제에 따른 발표가 아니고 서로가 평등한 입장에서 상대방의 말을 통하여 말하는 사람의 마음을 읽는 일이며 자기 자신의 의사를 상대방에게 이해시키는 일이다. 그러므로 대화를 할 때는 여러 가지 예절이 있는데 그 가운데에서도 제일 먼저 갖추어야 할 기본은 우선 상대가 하는 이야기를 경청하는 자세를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 된다.
그러나 흔히 어떤 대화의 모임에 가 보면 딴 사람의 의사와는 전혀 관계없이 일방통행으로 자기의 주장이나 피력하고는 딴 사람의 말에 괜히 논쟁이나 하기가 일수인 사람을 가끔 본다.
그런 사람들 때문에 전체의 분위기를 망치고 대화자체가 난관에 봉착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대개 대화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에 가장 큰 원인은 독선과 아집이 그 근본이 된다.
아집과 독선은 결국 대화의 물줄기를 정체시키고 정체시킨 대화의 물이 썩어 언어가 지닌 고유한 기능 마저 마비시켜 버리고 마는 것 이다.
최근 우리 불교계에는 새로운 개혁 의지를 가지고 종단의 어른이신 종정(宗正)께서는 종단의 여러분들과의 다각적인 대화의 노력을 계속 해오고 있다. 어떻게 하면 더 새롭고 굳건한 불교 종단을 만들 수 있을까 노심초사 하시고 계신다. 새로운 개혁의 기본적 틀을 구상하는 데에는 그 동안 구석 구석에 막혀 있던 대화의 물꼬를 트고 구습인 문중 파벌과 어느 개인이나, 집단의 이익을 고수하려는 등의 아집을 버리고 새로운 기운을 불러 일으키는 데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리라고 본다. 그리고 백년대계임을 알아 차근히 일을 진행 하여 졸속하게 처리 하지 말고 충분한 대화를 통해 안정되고 원만한 개혁이 되어야겠다. 거 종단적인 일이니 만큼 모든 종도의 참여는 물론 뒤에서 불평이나 하면서 방임하는 태도는 버릴 것이며 행여 자기 자신의 이익이나 어떤 본말사(本末寺)의 이익을 위하여 아집과 독선을 부린다면 천체의 언로(言路)를 막고 천체의 그런 불교를 망치는 일이 될 것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서로 깊은 이해와 종도 천체의 공동 이익에 바탕을 충분한 대화를 통하여 모든 종도들의 여망과 상구보리(上求菩提)와 요익중생(饒益衆生) 하는 종단이 될 것을 다시 한번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