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눈동자를 살며시 굴려 미소하는 입설에서 차례로 한 오리씩 올과 날이 풀려나와 눈부신 햇살처럼 빛나는 존재로서의 당신의 언어.
여러 가슴의 심장에 화살처럼 박혀져 진한 장미의 붉은 피가 흐르고
그것은 이루 형용할 수 없이 무량한 법열이었다.
바라나시성(城) 가까운 교외
수풀이 울창한 녹야원에서
풀밭에 즐비하게 성제자(聖弟子)를 모아 놓고 그는 비로소 무거운 입을 열었다.
비구여.
죽음을 무릅쓰고 아들을 낳아 기르는 어미와 같이, 자비로워라, 보살의 마음.
그로 하여금 항상 이러한 상태 속에 잠기어 안으로 눈을 뜨고, 육신의 캄캄한 내부를 들여다 보아 여울져 밀물치는 사사로운 욕정을 말끔히 씻어 가시게 하라.
한 손을 들어 하늘을 가리키고 한 손으로는 땅을 가리켜 하늘 아래 내가 호올로 높다 하신 사월 초파일 종이 초롱에 불을 켜 달고 경(聲) 쇠 소리도 하마 잠들어 만뢰(萬籍)가 구적(俱寂) 한데 화엄(華嚴)의 세계에 들어 간 나는 두 손을 모아 옛날을 생각는다.
〈편집자 주〉
김관식(金冠植 1934~1970) 시인. 충남 논산 출생. l955년 「현대문학」지의 추천으로 문단에 나옴. 세계일보 논설위원 역임. 시집으로는 「낙화집」 「해 너머 가기 전의 기도」 「김관식 시선」 「다시 광야에」 등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