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 보기


표지화를 끝내고

다음 게시물
표지화를 끝내고 - 고현 1985년 03월 37호
매서운 겨을바람을 안고 해인사로부터 두분 스님께서 먼 전라도 땅의 이곳 광주까지 내 작은 초옥을 찾아 주셨다. 녹차 한잔 사이에 두고 香寂스님은 숮불같은 정열과 法의 정수리로 나를 포로로 삼더니 삿된 이 속인에게 감히 창간된 「每印」법보의 얼굴을 그리게 했다.
한때 佛塊에 빠진 젊은 벗을 따라 入山을 결심했다가 집안에서 장손인 내가 속가를 떠남을 차마 만류하셨던 어머님을 위로코자 삭발 소망의 뜻을 이루진 못했지만… 日後 스님네들이 사는 절 방을 기웃거린지 이십여년, 그리고 못다한 山生活을 그림 속에서나마 해보고자 「님의 세계」를 뿌리로 이짓 한지도 십 수년, 무딘 필력과 조악한 붓끛으로 감히 의상큰스님의 법계도를 주제삼아 天地間에 어둠을 밟히는 연화蓮花의 마음 밭에 님의 뜻을 옮겨 보았다.
「法과 佛이 둘이 아니며 부처와 중생의 마음은 하나임」을 표현한 의상대사의 華嚴一乘法界圖를 겨우 그렇게 밖에 풀어내지 못하고 스스로 큰 뜻에 미치지 못함을 부끄럼이게 여기며 붓을 접는다.
그러나 사바 벗님들이시어, 많은 가르침과 층고로써 平生 「님의 세계」 속에 침잠하고 일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소서…「歸依三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