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미술의 세계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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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강좌 - 취영
1984년 11월 33호
1 . 불교회화(佛敎繪畵)(3)
변상도(變相圖)에서 변상이라는 말은 변화되어 나타낸 모습이란 말로써 본생(本生)이나 불전(佛傳)에 나타나 있는 부처님의 여러가지 모습들을 변상이라고 하고 그것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을 변상도라고 한다.
변상도 만든 목적은 대체로 불교의 교의(敎義)를 변상도를 통하여 보다 쉽게 신도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었으므로 자연히 표현 수법은 사실적(寫實的)이며 그 교화(敎化)의 뜻에 가깝게 표현 되어졌다.
최초의 변상도는 예배용 변상을 비롯하여 독립적으로 교화용 변상들이 제작되기도 했으나 차츰 경전의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소위 경변상도(經變相圖)가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특히 오랫동안 한국 불교에서 사상적으로 큰 맥을 형성해 온 화엄경 (華嚴經)이나 법화경(法華經) 같은 대승경전(大乘經典)과 일반 대중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던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이나 다라니(陀羅尼) 같은 것들이 변상으로 많이 제작되었는데 해인사의 화엄경 변상도와 수원 용주사의 부모은중경 변상도는 사실적이며 예술적인 품격을 갖춘 변상 예술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후불탱화를 비롯한 벽화(塵畵)들도 모두 다 경전의 내용을 중심으로 하였기 때문에 경변상에 속하는 것이다. 그러나 후불탱화나 벽화가 여러가지 채색(彩色)을 사용하며 종이, 베, 벽을 바탕재료로 하여 표현함에 비하여 변상도는 주로 단색(團色)인 판화(板畵) 형식으로 제작되어졌다. 그러므로 오늘날에 와서 변상도라고 하면 불교판화에 국한 시켜서 탱화나 벽화에 대비하는 의미를 가진 말이다.
대체로 변상도가 발달하게 된 원인으로는 최초로 도장을 세기는 전각(篆刻) 문화에서 출발하게 되는데, 사원에서 흔히 사용되던 불인(佛印)이나 탑인(樓印), 그리고 사언(寺印) 등에서 차츰 인쇄 문화를 발전하여 대장경을 인경(印經)하기 시작하였고, 그러한 영향과 함께 변상도 즉 불교판화가 제작되기 시작하였다.
오늘날도 그러하지만 판화의 재료로써는, 주로 나무나 돌, 철과 같은 딱딱한 것을 사용하여 목판화, 석판화, 동판화 등이 제작되었는데 우리나라의 불교 판화는 주로 나무를 주재료로 한 까닭에 목판화가 주로 대종(大種)을 이루고 있다.
이렇게 제작된 변상도는 그 재료가 가지고 있는 성질을 최대한 이용하였으며 또한 그 재료가 가지고 있는 성질의 제약(制約) 때문에 부피가 큰 판화는 적고 대부분이 소형 판화를 제작하였음을 알 수 있다.
오늘날 남져진 최초의 판화로서는, 함통(威適) 9년(서기868)에 중국 당나라에서 만들어진, 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寶經)으로 현재 대영박물관에 소장되어 었으며, 우리나라에서 만든 최초의 변상도로는, 고려 목종(穆宗) 10년(서기1007)에, 경기도 개풍군의 총지사(總持寺)의, 일체여래심비밀전신사리보협인다라니경(一切如來心秘密全身舍利寶협印院羅尼經)에, 나타난 극히 섬세하고 아름다운 변상도이다.
주로 제작되었던 변상의 내용으로는, 아미타, 석가모니, 약사여래 변상과 관세음, 미륵, 보현, 문수, 지장들의 보살 변상과 극락정토(極樂淨土)를 나타내는 변상과 지옥이나 시왕(十王)의 변상과 불법(佛法) 을 수호하는 팔부중(八部衆)등 여러 종류의 변상들이 다양하게 만들어졌다.
그리고 경변상을 비롯한 변상도를 그릴려면 먼저 사경(寫經)과 밑그림을 그려야 함으로 필수적으로 사경화(寫經畵)를 많이 제작하게 된 것도 불교 미술 발전에 큰 몫을 차지하게 하였다.
변상도에 있어서 연대(年代)가 옛 것일수록 한장으로 된 두루마리(卷子本)이고 후대로 내려올수록 여러장 혹은 책 한장 한장마다 그림을 그린 것이 많고 그 표현도 어떻게 하연 부처님의 말씀에 충실하게 표현할까 하는 고뇌와 함께 시각적인 상상력이 동원된 흔적을 엿볼수 있다.
아뭏튼 불교의 판화 예술인 변상도는, 사경화와 같은 부수적인 예술을 낳게 한 반면, 인쇄술과 함께 꽃피었던 불교 회화의 큰 줄기이다.
그러므로 교화를 목적으로 하였던 변상도에, 예술적인 측면만을 강조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다만 오늘날과 같이 인쇄술이 고도로 발달된 때에 우리는 다시 변상도가 가진 예술적인 가치를 찾아내어 현대에 알맞게 교화용으로 혹은 독창적인 예술로 계승 발전시켜야 하리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