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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을 잃어버린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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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설명 - 편집실 1984년 09월 31호
- 달마대사의 이야기 -
달마스님은 인도의 향지국 세째 왕자로서 일찍이 출가하여 제27대 반야다라 존자에게 40년간 불법을 배운 뒤 스승의 지시에 따라 통토에 불법을 펴기 위하여 갈대잎을 타고 해로 수천리를 건너 중국 남해의 광주(廣州)에 도착하였다.
이 무렵의 중국은 불교가 들어온 지 이미 오백년이나 되어 교학(敎學)이 한창 발전한 시대였다.
스님은 광주 땅에서부터는 육로로 걸어 대륙의 중앙으로 가고 있던 중 하루는 들판을 가로질러 걷게되었다.
어찌 된 셈인지 허허벌판에 논밭의 흔적은 있되 씨뿌려 가꾼 곳이라고는 한군데도 없고, 더러 人家가 있긴 하나 사람이 살고 있는 것 같지 않았다. 더우기 이상한 것은 들판 깊숙이 들어 갈수록 고약한 냄새가 나서 도저히 코로 맡을 수가 없었다.
스님은 그제서야 사람이 안사는 연유를 알았다. 냄새를 풍기고 있는 지점에 이르러 살펴보니, 들판 한 가운데에, 길이가 백여자나 되는 이무기(大#)가 죽어서 썩고 있었다.
스님은 곧 자기 육신을 근처 풀밭에 벗어놓고 영혼을 이무기의 몸으로 옮겨 태평양으로 갔다.
이무기를 바다에 처넣고 나니 어느 듯 해가 기울어 급히 제자리로 돌아와 본래의 육신을 찾았으나 아니 이게 웬일인가?
肉身이 없어졌지 않은가?
「어! 내 몸이 어디 갔지 ?」
오랫동안 헤매며 찾다 보니 육신을 놔두었던 곳에서 수백보 떨어진 곳에 한 시체가 놓여 있었다. 그 시체의 모습은 세상에서 둘도 없는 추남(醜男)이었다.
누구나 한번 쳐다보면 눈살을 찌푸리고 고개를 돌려버릴 만큼 흉악하게 못생긴 얼굴이었다.
「이거라도 우선 쓰고서 내 몸을 찾아야 할까보다」하고 그 못생긴 탈바가지를 쓰는 도리 밖에 없었다.
날이 밝자, 곧 인가를 찾아가 걸식을 하였으나 동네 사람들은 밥을 주기는커녕 자기 얼굴을 쳐다보고는 모두 시퍼렇게 질려 도망가거나 숨는 것이었다.
스님은 그제서야 자기 얼굴이 흉칙해서 피하는 것을 알고 걸식을 포기하였다.
스님은 한참 생각한 후에 나이 많은 노인을 찾아가서 가까스로 말을 붙였다.
「내 모습을 보신 적이 있습니까?」
「아니 작년에도 한번 지나가고서 기억하지 못한단 말이요?」
「나는 여기에 처음 왔는데요」
「아니 그럼 당신은 곤륜산(昆崙山)에 사는 신선이 아니란 말이요?」
「나는 곤륜산에 가본 적도 없고, 신선도 아니요」
달마스님은 곧장 곤륜산으로 향했다. 그리고 있는 신통을 다 부려 샅샅이 뒤지기를 하루, 이틀, 사흘….
보름 쯤 되었을까? 만년설이 덮여 있는 곳에 한 동굴이 있는데 사람의 그림자가 들락날락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동굴은 천길도 더되는 깍아지른 암벽 위에 있어서 보통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오르지 못한 곳이었다. 그러나 스님은 신통력을 이용하여 몸을 공중으로 솟구쳐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의외로 동굴 안은 이 세상의 어느 왕궁보다도 화려한 별천지로서 수많은 신선들이 수련을 쌓고 있었다. 그러나 호기심으로 여기 저기 살펴보다가 한 곳에 이르러 시선이 딱 멎었다. 자기의 육신을 발견한 것이다. 그 신선 앞으로 갔다. 자기 육신을 쓴 신선은 깜짝 놀라며 겁을 내는 것이었다. 「나는 달마라는 스님이다. 도대체 너는 누구이기에 내 몸을 훔쳐 갔느냐?」는 호령에 그 신선은 무릎을 꿇고 「저는 원래 좋은 몸매를 타고나지 못하여 매양 저 자신을 저주하여 오던 중, 황량한 들판에 버려진 이 몸을 발견하고 바꿔온 것뿐이오니 통촉하소서」하고 애원하였다.
달마스님은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네 말이 전혀 부당하지는 않다. 하지만 좋은 몸을 지니고 무엇을 하기 위함인가?」하고 물으니 신선은 「네, 부귀공명에 눈이 어두워 갖은 악을 짓고 있는 인간들에게 선량하게 살도록 인도하기 위함입니다」고 하여, 그렇다면 「내가 양보하여 몸을 바꿔 지니기로 하지」 이렇게 하여 달마스님은 흉칙스러운 모습으로 바뀌었지만, 진리를 깨달으신 스님이라 중생을 교화하는 데 장애가 없었으며 또한 동양 불교권에 부처님의 바른 법과 참선(參禪)법을 최초로 전해준 스님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