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미술의 세계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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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강좌 - 취영
1984년 09월 31호
불교회화(佛敎繪畵)
불교를 소재로 하여 그린 모든 그림을 불교회화 또는 불화(佛畵)라고 한다. 이러한 불화는 불교의 교단 성립 이후 예배의 대상(對象)으로서 불교도의 신앙심을 고취시키기 위하여 때로는 사원을 위엄있게 장식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그려져 온 불교미술의 큰 산맥이다.
불화의 명확한 기원(起源)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상태이지만 대체로 불교 조각인 불상이 성립되던 시기와 대략 비슷한 시기에 이루어졌을 것으로 짐작한다
B.C 2-3세기에 그려진 아잔타(Ajanta)의 벽화에는 여러가지 채색으로 아름답게 표현된 불전도(佛傳圓), 본생담(本生譯), 그리고 약차(藥又)나 보살상에서 고도한 표현 기법의 향기를 엿볼 수 있는데 이것은 벌써 부처님 당시에 머물으시던 기원정사 등에도 그 원형인 그림들이 그려졌을 것으로 짐작되나 기원정사등의 유적이 파괴되어 버린 지금에는 부처님의 초기경전인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잡사(根本說-切有部尾那耶雜事)에서 기원정사에 그려졌던 불화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데 지금에 와서는 다만 그 그림을 상상으로 유추할 뿐이다.
대체로 불화에는 크게 단청(丹靑)과 경변상(經變相)과 선화(禪畵)의 세가지로 나누어 볼수 있다. 단청은 보통 사찰의 중심이 되는 전각(嚴聞)의 내외부에 그려진 채색그림이고 경변상이란 부처님께서 설(說)하신 경전의 내용 속에 포함된 그림이며 선화란 경과 론(論)을 뛰어넘은 수행체험(修行 驗)의 경지(境地) 즉 선의 경지나 마음의 본질 등을 수묵화로 그려내어 도(道)의 지표로 삼는 심의화(心意畵)이다.
단청에는 전각의 장엄(莊嚴)을 위한 채색 문양(文樣)이 있고 또 한편으로 불교의 진리를 체계적으로 해석하고 그 교리적 내용의 전개에 의해 나타난 여러 종류의 그림들이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심이 되는 그림이 각 전각의 주존불(主尊佛) 뒤에 봉안되는 후불화(後佛畵)들인데 예를 들면 대웅전에는 석가후불화가 그것이다. 대웅전은 법화경의 내용에서 나타나는 대웅세존(大雄世尊)의 칭호에서 유래되고 있으므로 대웅전의 후불화는 대개 법화경에 나오는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가 원칙이다. 이 영산회상도의 구도양식은 시대나 지역에 따라 약간씩 틀리기는 하나 대체로 일정한 편이며 크게 두가지 형식이 있다.
첫째는 삼세불(三世佛) 형식인데 대체로 그림의 중앙에 석가불(釋迦佛) 왼편에 약사불(藥師佛) 오른편에 아미타불(阿彌陀佛)의 삼존불(三尊佛)로 되어있다. 원래 삼세불은 과거불에 아미타 현재불은 석가모니부처님, 미래불(未來佛)은 미륵불(彌勒佛)인데 여기서 무병(無病)과 장수를 상징하는 약사불과 아미타불을 좌우의 보처불(補處佛)로 삼고 있는 것은 기복불교(祈福佛敎)로 민중화된 고려시대 이후의 사회상이 그대로 반영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둘째 형식은 석가모니불 단독의 그림이다. 이 형식은 대부분의 사찰에서 현재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불화이므로 약간의 기본적인 설명을 붙여 보겠다.
먼저 불화의 중앙에는 수미단(須彌壇)이 있고, 그 위에 연꽃대좌가 마련되며 연좌 위에는 결가부좌한 석가여래가 앉아 계신다. 보통 손은 항마촉지인이 대부분이나 전법륜인(轉法輪印)도 할 경우도 있다. 존체(尊體)뒤에는 광배(光背)를 표시하고 머리에는 지혜통(智慧適)인 육계(肉계)를 표현하는데 그 육계의 끝과 두상(頭像) 경계에 각각 계주(계珠)가 있다. 이 계주에서는 자유자재의 빛이 뻗어 나와 그 빛 속에 작은 분신분(分身佛)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같은 장면은 법화경 제 4권 견보탑품(見寶塔品)에서 다보불(多寶佛)이 석가여래에게 시방세계(十方世界)에 흩어져 나가 중생들을 제도하고 있는 석가여래의 분신들을 불러 모으기를 요청한 때문에 나타난 표현이다. 이 외에도 과거불 미래불들이 요사되기도 한다.
분신불 아래에는 부처님의 십대제자 들이 배치되는데 보통 부처님을 중심으로 좌우 5인씩 묘사되며 이들 아래로 보살들이 있다. 보살의 형식은 보편적으로 지혜의 상징인 문수보살이 연화나 경전을 들고 왼편에 그려지며 선행실천의 상징인 보현보살이 연화나 여의주를 들고 오른편에 협시한다. 곧 이것은 부처님은 지혜와 자비가 구족(具足)한 〈영원의 마음〉을 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양상이다. 그래서 이들을 제 1 협시보살이라고 한다. 이들 외에 4인 혹은 6인씩의 보살들이 더 묘사되기도 하는데 이들은 법화경에서 자주 등장하는 관세음, 미륵, 약왕, 묘음, 상정진(常精進), 무진의(無盡意)보살들로 대개 표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