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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서 찾은 참교육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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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문홍도 1990년 08월 102호
누구나 부모님의 영향을 받지 않고 성장한 사람은 없겠지만, 나는 더욱 그러한 편이다.
학창시절 어머님께서는 공부하는 나의 곁에서 항상 “너는 자라서 학교 선생님이 되는 것이 좋겠다”라고 당부를 하셨다. 그러나, 어머님의 당부보다는 내 나름대로 진로를 선택해서 지망한 것이 공과대화이었고, 기술자로서 사회진출을 시도했다. 그 후 많은 세월이 지난 지금은 결국 어머님의 당부대로 교직에 몸담게 되었고, 어언 15년이 넘었다.
시골 중학교에서 3년간 교직생활을 마치고, 마산에 있는 모 공업고등학교에서 학생들과 생활하면서 점차 강하게 부각된 것은, 교직생활이 갈수록 어렵다는 선배 선생님의 말씀이 실감나는 학생들의 생활지도와 나 자신의 장래설계 문제였다. 역시, 교직이란 단순한 지식을 전달하는 정도에서 머무를 수 없다는 것을 자각하고, ‘참사람됨과 현실세계를 어떻게 올바르게 파악할 것인가?’리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해답부터 다시 추구해야 할 필요를 느꼈다.
성장하면서 수없이 변화하는 학생들의 모습과 그들이 갖고 있는 고민들, 심지어는 탈선행위,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보면서 그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하기를 바라는 나 자신도 가슴이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무엇보다도 먼저, 인간에 대한 깊은 공부를 하지 않고는 교사로서의 생활은 의미가 없다는 생각으로 인해 더욱 고민은 깊어지고,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나 자신은 알게 모르게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러던 중, 1980년도 학교를 부산으로 옮긴 후, 여름에 동료들과 순천 송광사와 구례 화엄사를 여행하면서, 사찰에 계시는 많은 스님들께서는 무슨 목적이 있기에 세인으로서는 이해할 수가 없는, 세상의 좋은 인연들을 마다하시고 이곳에서 머무르고 계실까? 부처님의 가르침이 얼마나 위대하기에 출가를 하셨을까? 궁금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어릴 때 어머니를 따라 절에 가본 적도 있고, 학생시절에 여행이라며 유명한 사찰을 여러 차례 방문했지만 이렇게 구체적인 의문을 가져 본 적은 없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스님들께서 공부하시는 것도 인간의 삶에 대해서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함이라는 것을……따라서, 스님들께서 쓰신 글을 자꾸 보게 되었고,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나의 고민문제도 해결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인간을 가르친다는 것이 궁극적으로 인격완성과 가장 이상적인 세계를 건설는 데 있다면, 인간의 삶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겨진다.
부처님께서는 먼저, 인간의 삶에 대한 정확한 파악은 현실에 대한 파악부터 시작하신다. 잘못 파악된 현실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면서, 안일하게 타성에 젖어있는 인간들의 삶에 대해, 현실부정을 통한 문제의식을 제기하면서 출가하여 득도하질 때까지 인간적인 고뇌와 고행으로 정진하셨다는 내용을 알게 되면서, 늘 깨어있는 모습이 인류의 스승임을 확신하게 되었다.
그런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자 정진하시는 스님들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고, 기대하는 바도 무척 크다. 그래서인지 지난해, 어느 철학자가 불교계에 준 엄청난 충격파 도전에 비판도 있었고, 논란도 많았다. 나 개인적인 견해로는 이 나라의 스님의 위치는 단순한 수행자의 위치에만 있어서 될 일이 아니라고 본다.
과학문명의 발달로 인한 물질적 비대는 인간성 상실의 우려를 낳고, 물질적 ·감각적 향유로 말미암은 가치관의 혼란 속에서 윤리의식이 위기에 처해 있는 이 시대에, 종교 자체의 지나친 성(聖)·속(俗)의 분별은 끊임없이 현대인에게 외면당하고 말 것이다. 종교가 혹은 신앙생활이 순간순간 우리가 살아가는 그 속에 있음을 알고 체험과 실천 속에 수행이 있음을 알아야겠다.
따라서, 불교인은 좀더 적극적인 보살행과 수행정신으로 시대상황에 참여하여, 단지 또 하나의 이익집단으로만 머무르기를 거부하고, 인간을 떠난 부처가 없다는 인식하에, 나와 너의 하나 되는 속에서 존재하기를 바라는 바이다.
이 시대는 믿고 따를 수 있는 스승이 필요하다. 다음 세대를 이어갈 청소년들이 지도를 받을 수 있는 스승상으로 스님들이 부각되고 있다는 사실은 중요하게 받아들여져야 하겠다. 스승은 제자가 있어야 한다. 지금도 사찰에 여행 오는 청소년들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넓혀야 한다.
현재도 전국적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자 하는 청소년이 늘어가고 있지만, 진작 이 학생들을 지도할 지도자 양성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러한 사실을 10여 년 전부터 인식하여 몇 분이 모여서 시작한 단위사찰 내의 불교 교육원에서 몇 년간 활동하면서 더욱 절실하게 느껴진다.
역사적으로 볼 때 불교가 이 민족에 끼친 영향을 생각하면, 일선에서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사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꼭 알아서 다음 몇 가지의 교육의 실을 거두도록 할 필요가 있다.
첫째, 인간의 삶과 현실에 대한 파악을 정확히 하여, 자라는 청소년들에게 풍부한 삶의 여유를 줄 수 있다.
둘째, 역사에 대한 편협된 의식을 없애고 올바른 역사교육을 할 수 있다.
셋째, 우리의 문화를 제대로 알고, 한국인의 내면에 흐르는 민족의 저력을 발견하며, 미래에 대한 비젼을 제시할 수 있다.
민족의 정신이 면면히 흐르고 있는 민족의 혼을 이어받지 못하고, 외래의 역사와 문화를 선택의 여지없이 수용하여, 우리 전통과 문화가 퇴색되거나 일부 사라진지가 그 몇 년이 되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이제 불교는 시절인연을 찾았다고 본다. 세계적으로 이념의 시대는 가고, 서양의 사상이 겿코 인류를 구제할 수 없다는 것도 밝혀진 사실이다. 아무리 좋은 진리라도 좋은 시절을 만나지 못하면 빛을 보지 못하는 예가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이제 거룩하신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어가겠다고 일어서신 스님들은 인류의 스승의 자리에서 많은 중생을 제도하시고, 제가신도들은 스님의 뜻을 받들어 매진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