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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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란 - 홍미경
1983년 10월 20호
우리가 지금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가장 포괄적이고 거대한 학교 생활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남녀노소 빈부귀천 할 것 없이 모두가 저마다의 환경에서-이 지상의 인생학교에서-배움받고 있는 학생들입니다. 이 지상학교만큼 “바른 나”를 깨치기에 적합하고 좋은 여건이 골고루 갖추어진 곳은 없습니다.
인류의 역사가 있는 후부터 지금까지 거대한 지상학교에서 수없이 많은 학생들이 거쳐 갔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위대하고 거룩한 일을 이룩하신 분은-이 지상학교의 수석졸업자는-석가모니 부처님이실 겁니다. 그 누구도 아직껏 성적으로 완전한 깨우침으로 졸업한 사람은 없습니다. 이는 누가 뭐래도 자명한 사실입니다.
흔히 말세라 이르는 이 시대의 추세속에서도 자아를 상실하지 않고 어떤 조류에도 흔들림이 없이 바로 안(內)을 직시하며 살아갈 수 있는 지혜인-육신의 자각에서 마음의 무한한 자각으로, 가상에 현혹되는 육안에서 실상을 관하는 혜안으로- 부처님 법은 어넺 어디서나 소리없이 위대합니다.
요즈음의 추세를 보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자기”를 망각하여 그르치는 이른바 불량학생들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이는 aen가 내가 “나”이면서도 “나”를 모르고 쉬이 형성되고 쉬이 해체되는 유행조류를 의지삼는 데서 오는 폐단이라 하겠습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생존하고 있는 것은 평생과정을 통해 해야 할 일, 자기 자신이 주체가 되어 사루고 가지 않으면 아니될 업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나를 망각함으로 인해 이를 자각하지 못하고 평생 업을 더하며 스스로 고통의 씨앗을 뿌리며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 우리의 학교교육을 통하여 고등학교, 대학교육을 끝마친 학생의 수는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그러나 진정 이 지상의 인생학교에서는 유치부에조차 들어서지 못한 사람이 수두룩 합니다. 이것은 나이가 문제 되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깨달음이 곧 선배인 까닭입니다.
「어느 학교를 나왔다.」「어떤 지위와 특권을 가지고 있다.」고 자랑하는 자도 부처님법에 투영된 인생학교의 학적부를 보면 형편이 없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아무리 좋은 지위와 명예특권을 누리고 있다 하여도, 아무리 좋은 지위와 명예 특권을 누리고 있다 하여도 아무리 값비싼 물건을 소유하고 있다 하여도, 그 아무리 화려한 장식으로 자기자신을 치장하여도 이는 곧 멸하는 것이요, ‘영원한 내’가 되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내 볼나듯이 살다가도 죽음 앞에서 우주의 고아가 되어 길도 모르고 집도 모르고 헤메이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겠습니다.
부처님께서 이르시기를 「자기 자신에 의지하고, 진리를 의지하여라」하셨습니다. 그러나 바른 나가 아니고 흔들리는 나일진대 시공을 초웧하여 영원불변한 부처님의 법이 아니라 미혹한 자의 소견으로 말미암은 자기 사고의 흔들리는 법일진대 그것을 의지삼는 자가 어찌 온전할 리 있겠습니까?
법(法)에 명시된 대로 설계를 하고 법에 명시된 재료로 집을 지으면 그 마음의 집은 영원히 무너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한낱 바깥을 치장하는 엉터리 재료를 써서 집을 짓는 자는 처음 겉보기엔 그럴 듯 할지 모르나 이내 곧 그 추한 모습이 드러나 무너지고 맙니다. 인(因)을 심으면 그것에 합당한 과(果)가 주어지는 법입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독초를 심으면서 인삼이 나지 않는다고 흥분합니다. 고통의 씨앗을 뿌려놓고 기쁨의 열매가 맺히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뿌린 것만큼 거두는 것, 이것이 바로 진리이며 부처님 법문입니다.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처음으로 이 무한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법을 완전하게 집대성하여 규명하신 부처님을 큰 스승으로 대선배로 모시고 살아가야 합니다. 우리가 조금이라도 부처님 법을 안다고 이름한다면 불교신자라고 이름한다면 어는 것 한가지라도 부처님의 가르친 바를 믿고 행해야 합니다. 이는 불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서 입니다. 우리 스스로 중생이 되었듯이 우리 스스로 그것을 헤쳐나와야 합니다. 이 우주에 존재하는 그것을 헤쳐 나와야 합니다. 이 우주에 존재하는 그 아무리 위대하고 좋은 진리라도 그것이 곧 나를 통한 깨달음이 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우리 모두 이 지상학교의 대선배이신 부처님의 가르침을 의지하여 누구보다도 자기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불자들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