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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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칼럼 - 편집실
1983년 05월 15호
사월 초파일. 이날은 여래(如來)께서 어두운 이 무명의 세상에 참빛을 주시기 위하여 진리의 몸을 나투신 날이다. 각 사람(寺庵)마다 올해도 어김없이 연례적인 경축 행사를 할 것이다. 경축 행사를 하는 것은 불제자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타성적 외형적인 행사나 으럐 해오던 등불이나 팔고사는 기복적 상업적 행위로 이 거룩한 날의 의미를 찾는다면 한심한 일이라고 개탄할 수 밖에 없다. 부처님 오신 날의 본질적인 의미는 부처님의 육신의 탄생이 아니라 미망(迷妄)과 어둠으로부터의 해탈이요 투쟁과 독선과 아집으로부터 벗어난 영원한 열반(涅槃)임을 자각하는 일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날을 맞아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한 참 진리속에서 우리들의 끝없는 정화(淨化)와 발원과 반성 속에서 진리의 몸으로 거듭 태어나야 할 것이다. 또 나 혼자만의 태어남이 아니라 이웃과 함께 태어나는 일이다. 그리고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서 태어나냐 할 것이다. 그리하여 어제의 붓다가 오늘의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던져주는지 오늘의 삶속에서 불교도들은 끊임없이 부처님의 참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이 과거 유물이거나 박제(剝製)된 기념품이 아니라 살아 있는 생명으로써 영원히 우리 가운데로 흐르는 진리의 여울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불교도들은 진정한 뉘우침이 있어야겠고 간절한 발원이 있어야겠다. 부처님은 진정한 뉘우침과 간절한 발원이 있을 때만 보이시는 님이기 때문이다. 다시 2527년 째의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우리는 모두 집착과 미망으로 인한 무명으로부터 큰 자유와 평화를 구가하는 참 부처님 오신날이 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