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환자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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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행수기 - 정빈
1983년 04월 14호
“스님 ! 죽고싶도록 남자가 미워집니다”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게 그녀는 절규하고 있었다.
그녀가 이 병원에 입원한 것은 작년 7월 중순 경이었다. 나는 2개월 간격을 두고 이곳 결핵 병원 내의 모든 병실을 방문하고 있다.
방문을 하는 까닭은 환자가 요청을 해오는 경우가 있고, 또는 환자들과 대화를 하고 싶어서 스스로 방문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중환자의 경우 몸을 움직일 수 없기에 병실을 직접 찾아 알고자 하는 것을 대답해 주기도 한다. 그러나 여간 신경쓰지 않고는 환자들로 하여금 오해를 받기 쉽다.
결핵이란, 병을 조금 아는 사람은 전염성이란 단어에 질려 좀처럼 환자가 주는 물건이나 음식을 받을려고 하지 않고 먹을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그것은 가슴 아픈 사람들로 하여금 더 깊은 수령으로 빠지게 만든다. 병실을 방문할 때 나는 음식 대접을 무척 많이 받게된다. 앞에서 말한 오해를 받고 싶지가 않아서이다.
환자들이 주는 음식을 모두 받아 먹다보면 배가 너무 불러 고생을 무척 하기도 한다. 필자가 병실을 방문하면서 그녀를 처음 대한 것은 이 병원에 입원한지 5일이 되는 날이었다.
그날도 다른 때와 똑같이 병실문을 열었을 때인데 조금은 큰 키가 농구 선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안겨준 것이 그녀의 첫 인상이었다.
당시 그녀는 병상 생활을 적응 못하여 무척 고생을 하고 있는것 같았다. 식사도 거의 못하는 상태로 법당에서 가져다 주는 미음으로 지내고 있다고 했다.
가슴이 크게 나쁜 것은 아니였지만 다만 병원 생활에 익숙치 못한 것 같았다.
그때 그녀에게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정확히는 기억할 수 없지만 그 몇일 후부터 그녀는 부처님께 참배를 했었다.
그리고 공양주가 없는 이곳에서 공양도 가끔 지어주고 법당 청소도 거들어 주곤 하였다.
그러한 상태로 2 개월이 흘렀는것 같은데 그녀가 찾아와 특별히 할 이야기가 있다면서 영문도 모르는 눈물을 주룩주룩 흘렸다. 성숙한 여인의 눈물에 무척 당황하고 어찌할 바를 몰라 했던 그때의 모습을 생각하면 웃음이 절로 낸다. 좌우지간 그녀가 흘린 눈물의 시간은 무척 길었다.
그리고 하는 이야기가 너무나도 어처구니 없는 말이었다. 그녀가 결혼올 했다는 사실도 그때에 처음으로 알았다.
그녀의 이야기는 대충 이러 했다. 결혼한지 7개월만에 발병하여 이곳을 찾았단다. 그런데 남편이 「결핵환자인 당신하고 살수가 없으니 이혼을 하자」 는 편지가 왔단다. 너무나 놀라운 말이었다.
비록 짧은 시간이나마 결혼을 하여 함께 살던 자기의 부인을 병이 있다고 하여 그렇게 쉽게 헤어지자고 할 수 있단 말인가? 그것도 건강한 몸이 아닌 병상에 의지하고 있는 사람에게 말이다.
또 한번 필자가 살아온 세상이 좁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펀의 그러한 편지에 어떻게 답을 해야 좋겠느냐고 말하는 여인 앞에 자신이 능력없음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다만 할 수 있다는 말은 “인내”를 가지고 남펀에게 마음을 돌리게끔 이해를 시켜보라는 보잘것 없는 말밖에 다른 이야기를 할 수가 없었다.
그 여인은 눈물을 흘리며 병실로 가고, 나는 법당으로 가서 부처님께 기도밖에 해줄 수가 없었다.
그러나 한번 돌아선 남펀의 마음은 돌려지지 않았다. 이혼을 하자는 조건은 “입원비”도 “위자료”도 줄 수 없다는 너무나 일방적인 것이었다. 더 자세한 결말은 알 수가 없었지만 그녀는 퇴원올 했고 지금은 이혼을 하고 먼 친척이 운영하고 있는 식당에서 일을 돕고 있다.
얼마 전에 그녀가 베풀어준 저녁공양을 받았다. 그녀의 얼굴엔 애써 웃음을 잃지 않을려고 했고 지나간 모든 일을 잊을려고 무던히 노력하는 모습을 역역히 볼 수가 있었다.
이러한 일들을 볼 때 확실히 인간은 양면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 같다.
착할 때는 자신도 놀라우리 만큼 착하다가도 악하여지기 시작하면 자신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상태로 변하니 말이다.
인간성은 매몰되어가고 물질만을 추구하는 現代, 금전만 있으연 제일이라고 생각하는 요즘의 세태 우리는 확실히 뭔가를 잃어버리고 있다.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인간의 고귀한 사랑은 어디론가 자꾸만 사라져 가고 인간은 기계화된 마음으로 변모해 가는 것 같다.
금전을 모으고 좋은 것을 많이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러나 자기자신을 냉철하게 볼수 있는 마음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