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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음악에의 초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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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강좌 - 시명 1983년 04월 14호
1. 이 글을 쓰기 전에
‘해인지’에서 그동안 교양 강좌의 하나로 계속 연재해 오던 여연스님의 ‘차이야기’를 마치고, 요즘 새롭게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불교음악’에 관한 글을 써 달라는 펀집자의 요청을 받고 퍽 많은 어려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은 그 전체가 너무 방대할 뿐 아니라, 나의 견식이 그만한 제목에 도무지 걸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음악 일반에 대하여는, 이미 전문적인 음악학자 뿐 아니라, 유수한 음악 이론에 관한 이론서가 시중에 많이 나와 있으며, 그 밖의 유명한 연주와 음악회가 많이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불교음악은 순수 음악 이론에다, 민속학과 국사와 국악, 그러고 음악사에 대한 견식이 필요한 실로 방대한 것이다.
그러나 해인지의 성격이 이미 기성인의 안식(眼識)보다는 배우는 학인의 참신한 자세를 요구해 왔고, 전문적인 음악학자를 기르기 위함이 아니라, 불교인으로서의 교양과 지나간 역사 속에서 불교와 음악의 관계를 살펴봄으로써 새롭게 오는 미래에 어떻게 다시 불교와 음악적인 것이 조화를 이루어 갈 것인가를 해인 가족 여러분과 함께 의논해 보자는 의도가 더 강한 것을 먼저 시사해 두고 싶다.
그러므로 이 글 속에는 적지 않은 오류와 미숙한 점의 혼란이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이 글을 씀으로서 더 많이 자신에게 배움이 있기를 바라며, 여러 도반(道伴)의 우정 있는 질정(叱情) 있기를 바란다.

2. 불교 안에서의 문화의 개념
문화라는 말은, 오늘 날 인간의 생활 전영역인 경제에서부터 정치, 도덕, 과학 등 사회학적 의미 뿐 아니라, 정신적인 영역인 예술과 종교 등 여러 분야를 포함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가령 문화를 이와 같은 넓은 뜻으로 사용한다면, 인간의 모든 행위는 다 문화라는 말로 통용될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문화의 개념은 예술인 미술, 문예, 음악과 그리고 종교, 철학, 사상 등의 영역을 가리키는 것이며, 사실상 문화는 이 좁은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밖에도 니버(R. Niebuhr) 같은 사람은 종교와 문화를 대치시켜 종교적 활동 및 그밖에 모든 인간의 행위와 그 소산 전부를 포함시키는 견해도 있으며, 브르크하르트(Q.Buchardt) 같은 사랑은 종교와 문화와 정치를 분리시켜 문화를 파악하려는 역사학자도 있다. 아뭏든, 오늘 날 불교에서도 문화에 대한 독자적인 새로운 시각을 가져야 할 것이다. 물론 불교 속에서 문화라고 하연 광의(광義)의 뜻으로는 ‘불교’ 그 자체가 되겠으며, 그밖의 사원경제, 전통의식 등 승가(僧伽)생활 전반의 것과 협의(族義)의 뜻으로는 불교의 문예, 미술, 건축, 공예, 음악 등에 대한 새로운 연구가 있어야 되리라고 생각한다.
대체로 문화는 한 집단의 정신적인 전통과 정신사적 의미를 동시에 가지며 한 집단의 미래를 낳는 초석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문화가 풍부한 집단은 흥하고 빈곤한 집단은 도태해 버린 역사 속의 사실만 보더라도 문화의 보호와 육성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우리는 알아야 할 것이다. 불교 속에만 있는 특수한 문화는 계속 계승 발전시켜야 할 것이며 옛 것을 이어 그 시대에 맞는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창조해야할 것이다. 한 집단의 문화 형태에서 그 집단의 정신 세계를 알아 볼 수 있는데 고도로 우수한 문화를 가진 집단은 정신 세계마저 우수하고 세련된 집단이 되어 그 빛을 남길 것이며, 조잡한 문화 집단은 결국 잊혀지는 집단이 될 것이다.
이미 불교는 지난 세월 동안 우수한 문화 집단으로써 역사 속에 찬란한 문화 유산을 남겨 우리 나라 전통 문화의 대들보 역할을 해 왔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는 어떠한가? 과연 우리는 그 찬란한 전통 문화에 비걸만한 문화의 계승자들 인가? 또 오늘에 살고있는 현대인에게 과연 어떤 불교 문화를 심어주고 있는가? 아니 그보다도 그들의 문화 유산이나 팔아먹고 있지는 않는가? 또 조상들이 남겨 놓은 문화 위에다 어설프게 현대화라는 미명(美名) 아래 그들의 문화유산에 황칠을 하고 있지는 않는가? 또 폐쇄적인 교리를 내세워 문화를 질식과 불모의 상태가 되도록 하지는 않는가? 우리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보지 않으면 안 될 시점에 서 있다.
문화는 물과 같이 위에서 아래로 흘러가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며 또 짧은 시일에 이룩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할 때 우리는 심사숙고와 함께 깊은 통찰력으로 문화에 대한 깊은 반성과 아울러 새로운 창조 있기를 바란다.

* 이번호 부터 〈교양강좌〉란에 시명스님의 불교음악에 관한 글을 싣게 되었습니다. ‘해인가족’ 여러분의 성원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