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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미술의 세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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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강좌 - 취영 1984년 04월 26호
1 . 불교미술의 전개
대체로 현전(現傳)하는 유품(遺品)에서 불교미술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불멸후(佛滅後) 약 200 여년후에 나타난 아쇼카(Asoka)왕의 기념 석주(石柱)를 들 수 있다. 물론 부처님의 재세시(在世時)에 이미 기원(祇園), 죽림정사(竹林精舍) 등의 건립이 있었고 또 다른 조형 활동에 관한 전설이 있지만 그것을 그대로 불교미술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부처님의 재세시대(在世時代)에 관한 한 미술은 불교에서 아직 무연(無緣)의 것이라고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불교도가 행한 진정한 조형활동은 부처님의 입멸후(入滅後) 대승경전의 진전과 함께 나타난 것으로 보여진다.
아케메네스(Akemenes) 왕조를 멸한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이 인도 북쪽을 침공한지 얼마 안되어 바빌론에서 사망한 다음 해인 B.C 323년 찬드라굽타(Candrglpta)가 난다(NaI1da)왕조를 멸하고 우리아(Maurya)왕조를 수립했다. 찬트라굽타는 인도 통일의 사업을 계획하여 인도의 남단을 제외한 대부분의 영토를 통치하였는데 그 삼대(三代)생인 아쇼카왕은 왕위를 계승한지 8년 동안 영토확장에 따른 전쟁을 해 왔다.
그때 동인도의 카링카(Kalinga)제국과의 격전에서 비참한 살상의 현장을 돌아보고는 생사의 무상을 깨닫고 부처님께 귀의하였다. 독실한 불자가 된 그는 무력에 의한 정복에서 불법 (佛法)에 의한 정복으로 정책을 바꾸고 불법을 전파하기 시작하였으며 인도의 역사상 처음으로 선과 덕과 비폭력을 사람들에게 설교하고 숭고한 도덕율을 정처의 요체로 삼았던 성왕(聖王)이었다.
그는 스스로 전륜성왕의 이상을 실현하고자 했던 만큼 왕의 통치 기간동안 전국의 감옥에는 겨우 20여명 미만의 죄수가 있었을 뿐이었다고 하는 기록으로 보아 그의 불교적 정치 이념이 얼마나 치밀하고 광범위하게 실행되었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그는 부처님을 흠모한 나머지 부처님의 유적지를 순례하고 각지 각처에 탑과 기념주를 건립하였다. 그 가운데 오늘날 전하고 있는 것이 30여기의 기념주인데 그 형식은 대개 11~13m 높이의 사암원주(砂岩圓柱)이다.
원주의 정상에는 60cm 정도의 연꽃잎을 종(鍾) 모양으로 새기고 그 위에 원판을 놓았으며 다시 사자 소, 코끼리, 말 등을 안치하고 있는데 바로 이 동물조각의 기둥머리가 불교미술의 최초의 작품이라고 불 수 있는 것이다.
이들 동물은 불전(佛典)에 설명된 설산정상(雪山頁上)의 사방을 지키는 인도 사강(四江)의 수원(水源)을 상징한 사성수(四聖數)를 본 딴 것이며 이들 동물상 위에는 다시 법륜(法輪)의 바퀴가 놓였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따라서 기둥 머리의 조각은 다분히 기둥 머리를 장식하기 위한 조형이 아니라 깨달음을 상징하는 연꽃위에 불법 을 상징하는 정상(頂上) 의 법륜을 성수(聖獸)들로 하여금 보호하게 한다는 왕의 최고 이념을 구상화한 지극한 신심의 발현이라고 하는 점이다.
이 석주 예술은 후대 인도미술에 깊이 영향을 보이고 있는데 그것은 불교미술이 단순히 탑의 외관이나 사원을 장엄하게 하기 위하여 조형 활동이 시작되었다고 하는 일반적인 인식을 넘어 오히려 불교 신행의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교법에의 기쁨이라던가 부처님에의 그리움 혹은 타인을 위한 전법의 보살행에서 시도된 조형품이 장엄의 구실도 겸하게 되었다고 보는 것이 바른 이해일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불교미술은 수많은 탑의 조성으로 크게 전개되어 나갔는데 B.C 184 년에 시작되는 슝가(Sunga) 왕조대에 와서 불교미술의 대전환기를 맞게 된다. 즉, 당시 인도사회에 흐르고 있던 2대사상 조류인 전변설 傳變說)과 적취설 (積聚說)을 모두 부정한 불교는 인연설을 주장하여 어떤 결과가 되기까지에는 그에 따른 연기(緣起)가 작용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부처님은 깨달음을 이루기까지 수 많은 생(生)동안 덕과 선행을 닦았다고 하는 연기설에 바탕을 둔 여러 형태의 설화 문학이 싹텄는데 그것을 흔히 샤타카(Jataka本生홉)라고 한다. 따라서 이런 연기 사상등이 순수 불교적 테마로 미술에 나타나게 된다. 이 때 특히 인도의 토속신앙의 대상들도 불교의 수호신으로 불교미술 속에 혼합시켰고 부처님의 모습 대신 연꽃이라던가 보리수로 표현되었고 설법을 나타낸 법륜, 입멸을 뜻하는 불탑(佛搭) 등 이 밖에도 금강화(金剛座) 불족(佛足)등의 상징물이 부처님을 향한 예배의 대상으로 조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