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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함경과 삼법인설(三法印說)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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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논단 - 법성 1984년 03월 25호
1. 현실에 대한 반성
아함경(阿含經)은 방대한 불교경전 가운데 맨처음 성립되었으며, 부처님의 근본 교설을 가장 원초적인 형태로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경전이다. 그러나 아함경은 그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한국불교에서 가장 소외된 경전 중의 하나로 남아 있다. 즉 선(禪)을 비윤리적이고 비신앙적인 체계로서 이해했던 치우친 불교의 전승으로 말미암아 대승불교를 표방하면서도 대승경전 가운데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법화, 열반, 정토, 제경이 도외시되고 있음과 같이, 아함경은 대승에 대한 잘못된 이해 태도에 의해서 낮은 교설로 비하되어지고 었다.
또한 근본 불교에 대한 새로운 관심과 연구의 성과등이 일본불교의 결정적인 영향속에서 이루어졌으며, 그 연구의 출판이 식민지 시대의 일본 유학승에 의함으로써 전통불교와의 통일적인 이해를 단철시켰다. 그리고 무비판적인 외래불교의 수용속에서 산출된, 신앙성과 내적 체험이 결여된 공허한 이론의 난무는 불교 교리가 진정 우리들의 고난받는 현실의 삶에 어떤 이익을 줄 수 있는가 하는 의구심을 안겨주고 있다. 즉 부처님의 가르침이 어떤 철학적 견해나 이데올로기의 제시가 아니라 인간 해방을 위한 생명의 길이라는 자각이 없는 학문 풍토는 이들을 한갖 문자 유희의 대상으로 전락시켜 버린 느낌이 있다. 또한 달마선종이 내세우고 있는 불립문자(不立文字)에 대한 곡해는 경전에 대한 무시 풍조로 귀결되어짐으로써 불교가 사회와 연결되어질 수 있는 통로를 단절시키고 부처님에 대한 신앙성을 약화시켰다.
생각해 보면 경전의 언어 (文字般若)가 갖는 본질적인 기능은 생명의 참된 근원(實相般若)에로 우리를 이끌어, 존재의 참 모습대로 대자유의 삶(觀照般若)을 살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아함에 대한 소고를 씀에 있어서도 필자는 아함경전을 위시한 모든 경전들의 성립사적인 제약과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경전이 밝힌 생명의 진실은 우리들이 지금 살고 있는 삶의 모습 그 자체라는 믿음으로 아함경의 법상을 이해해 보고자 한다. 또한 아함에서 화엄까지 부처님의 교법은 따로 따로 분리해서 이해되어질 수 없다는 것이 아함 교설에 접근하는 우리들의 기본적인 입장인 것이다.
2. 아함(阿含 Agama)의 의미와 연기법
아함경의 한역장경에는 네가지가 있으니 장아함 (長阿含) 중아함(中阿含) 잡아함(雜阿含) 증일아함(增壹阿含) 그 네가지다. 이 네가지 아함은 각각 다른 부파에 의해서 전승되어 왔으나 교리내용은 별다른 차이가 없으며 그 중 잡아함경 (Samyukta-Agama 50? 1362훌)이 부처님의 원초적인 설법 형태와 원시 교단의 생활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아함의 범어 원어는 아가마(Agama)로서 그 어근은 「간다(go) 」 는 뜻의 「gam」이다. Agama는 동사 어근 「gam」에 부정 접두어 「a」와 명사어미 「a」가 첨가되어 이루어진 명사로서 가까이 옴(coming near)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어원분석을 통해서 보면 아함은「전래되어 오는 진리」라는 의미로 규정할 수 있지만 그것을 한번더 뒤집어 심화된 의미로 고찰해 본다면 아함의 법은 전래되어 오는 것이므로 누구에 의해서도 만들어진 것이 아니며 만들어진 법이 아니므로 없어지지 아니하는 불멸의 법인 것이다. 그러나 그 법은 초월적인 실재로 존립해 있는 법이 아니라 지금 이 곳 역사의 현장속에서 전하고 전수되어지며, 전하는 자 거룩한 이와 전수되는 미혹한 이 사이에 온전히 나타나고 있는 것이니 그 법은 우리들의 삶과 삶의 현장 그 자체인 것이다. 변화와 영원을 동시에 포괄하는 아함의 이와같은 의미는 불타교법의 중심적 과제인 연기 (緣起)의 구조를 여실히 표상해 주고 있다.「연기를 보는 자가 법을 보고, 법을 보는 자가 연기를 본다」는 중아함경의 말씀처렴 연기 (緣起)는 불생불멸(不生不藏)과 인연따라 생멸(生激)하는 두가지 연을 동시에 포괄하고 있으니 연기(緣起)는 영원한 생성의 도정에 있는 우리들의 삶의 원리며 지금 작위하면서 자신과 세계를 새롭게 규정해가고 있는 중생의 창조 원리인 것이다.
곧 부처님은 연기(Pratitya-SaI111ltpad& 相依相寶 同時生起)로서 우주창조때 중심이 초월적 일자(一者, TadEkam, Brahman)가 아니라 인간의 편, 살아 있는 존재의 편임을 해명하였고 다시 살아 있는 존재 그 자체의 실체성을 부정함으로써 삶의 무한한 해방된 공간(空, 5EI1-yata)을 깨우쳐 주시어 해탈(解脫, nak§a) 의 길을 제시하였다.
연기론은 불타께서 전변설(전별說)과 적취설(種聚說)의 치우친 존재론을 깨트려 인간을 해방시키기 위한 구원의 논리로 인간은 변화와 영원, 상대와 절대를 동시에 살고 동시에 경험하는 자는 것이다. 또한 인간은 집착과 미망으로 인하여 고난과 옥박의 삶으로 전락(流聊) 되어지며 다시 집착과 미망의 탈각으로 상락아정(常樂我淨)을 현전의 삶속에 구현(還激)할 수 있는 것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