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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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칼럼 - 편집실
1984년 03월 25호
3월의 하늘을 가만히 올려다 보라. 3월의 푸른 하늘에는 독립을 위한 피맺힌 함성이 어려있고, 민족자존을 위하여 몸 바쳤던 선열들의 충정어린 조국애가 거기에 있다.
이국 하늘에서 고국을 그리워하고 둥지 잃은 새처럼 오랜 세월을 그렇게도 독립을 희원(希願)했던 우리 민족이 조국의 광복을 되찾은 지 이제 어언 40년! 그러나 이 땅은 아직도 우리 민족의 숙원인 통일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날이 갈수록 경직되어 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다시 한번 그날의 의미를 되새기지 않을 수 없다.
3월이 오면 우리의 기억 속에 영원한 님이신 한용운 선사가 생각난다. 선사는 익히 알 듯이 시인이요, 민족주의자요, 또한 수도 인으로써 우리 근대사에 길이 남아 계시는 분이시다. 이는 우리 민족의 자랑일 뿐만 아니라 전 불교도인의 긍지가 아닐 수 없다.
선사께서는 한국불교 근대사에 커다란 발자취를 남겨 놓으셨으며 그때까지 내려오던 불교를 다른 차원으로 이해하셨고 불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 하셨다.
우리는 후학으로서 마땅히 그분이 남기고 가신 애국정신과 민족정신과, 불교정신을 다시 계승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한다.
중생의 님이 부처님이 아니라, 부처님의 님이 중생이라고 하셨던 말씀은 민중 불교로 나아가는 우리들이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참 님을 향하던 순수한 정열을 이어 받아 새로운 불교 운동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마침 요즈음 불교계에서는 제도 개혁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바, 그 분의 말씀이 더욱 절실하게 와 닿는 그것은 진정으로 새롭게 불교의 본래 면목으로 돌아가려는 우리들의 의지가 아니겠는가!
이제 그 날의 함성은 하늘 저 편에 있지만 불타던 선열의 정신은 면면히 우리 가슴속에 있다. 그 용광로 같은 열정으로 참 열반의 길로 달려가는 것만이 수도자가 할 일이요, 그 날의 의미를 되찾는 일이 될 것이다. 다시 한번 우리 모두 조용히 3월의 하늘을 보면서 생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