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미술의 세계 2
이전 게시물
다음 게시물
교양강좌 - 취영
1984년 03월 25호
1 . 불교 미술의 정의와 방향
불교 미술이란 말은 이 땅에 불교가 수용되면서 나타나기 시작한 이른바 불교라는 종교가 만들어낸 미술 전부를 말한다. 그러므로 불교 미술은 불교의 교리를 일반 대중들에게 더욱 쉽고도 선명하게 나타내야 하며 또, 종교적인 신앙심을 고취시키는 것은 물론 불교의 교리사(敎理史)나 각 시대의 사회사(社會史)와 더불어 각 시대의 표현 양식이 곧 민중의 삶과 연결된 길을 같이 걸었음을 불교 미술 전반에서 느낄 수 있다.
어느 예술이나 다 그러하지만, 그 민족적 특성과 역사와 문화와 그 풍토 속에서 자라나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불교 미술과 불교 교리가 서로 상호보완 관계에 있긴 하지만, 불교를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되고 또한 불교가 자라난 토양인 인도의 문화와 풍토와 환경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
또한 한국의 불교 미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필연적으로 짚고 넘어가야 할 과제로서 중국의 불교 미술을 이해하여야 하리라고 본다. 왜냐하면, 우리불교 미술은 중국에서 불교를 수용할 때 다분히 중국 불교 미술의 영향을 입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교 미술이라는 대명제 아래 우리는 우리의 불교 미술을 중점으로 이야기해야겠고, 한국불교 미술이 이 소론(小論)의 큰 줄기가 되기 때문임을 미리 밝혀 둔다. 또한, 불교 미술 속에는 다양한 장르가 있다. 그 속에는 회화를 비롯한 조각, 공예, 건축…등 어느 것이든 다 중요한 불교 미술의 성역이다. 그러나 그 가운데에서 필자는 임의대로 불교 미술의 일반론이 끝나면 곧장 회화부터 이야기 해 갈 예정이다.
그리고 불교 미술은 처음부터 미술적 가치 때문에 생겨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신앙의 대상으로서 지극한 신앙심의 발로(發露)에 의하여 표현된 것이기 때문에 미술사적, 문화사적 차원에서만 이야기되어질 때, 우리는 종교적인 의미를 상실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본래 종교 미술의 목적인 종교적 성작(聖作)의 의미를 그 속에서 발견하지 못하게 될 우려가 있다. 그러므로 불교 미술은 단순히 문화재로서 인식되어서는 안 된다. 특히 우리 불교인에게 있어서는 불교 미술을 예술적 가치만으로, 미술사적 의미만으로, 이해 할려는 차원을 뛰어 넘어 시대마다 다른 신앙적 수용과 종교적 의미를 같이 느끼고 배우고, 그 미술의 성스러움을 통해 종교적인 차원으로 환원되어져야 하리라고 본다. 그러므로 오늘날 사원이 단순히 구경꺼리에 지나지 않는, 불상이나 탑이 단순히 예술품이나 문화재로서 이해되어지는 차원을 넘어서서 그 속에서 종교적인 향기를 되찾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아직도 상당 수 남아있는 각 사찰의 성보(聖寶)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잘 보호하고 그 전통에 걸맞는 새로운 현대 불교 미술이 나와야 할 것이다.
사실, 불교 미술은 그동안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으면서도, 또 우리 문화의 대부분이 불교 문화재이면서도 우리는 그동안 불교 미술에 대하여 무관심했고 무시해 왔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것은 불교의 가장 기본적인 교리를 인식하지 못하는 데에서부터 무관심과 교육 부재(不在)에서 온 결과라고 보아진다.
소위 불교를 몇 십년 믿었으면서도 법당에 모셔진 상(像)이 부처님 상인지 나한님 상인지도 모르고 법당에만 있으면 ,모두 불상(佛像)이라고 생각해 왔고, 법당에 그려져 있는 그림이 무엇을 뜻하는지도 모르고 그냥 신앙해 온 우리들의 무관심에 새로운 이해를 돕고 전문적인 것보다는 우리가 늘 가까이 하고 있는 것부터 이해해 가는 방향에서 글을 써 갈 것이다.
그리고、 우리만이 가지고 있는 미의 특질, 즉 전통미를 알아봄으로써 불교 미술이 우리 민족에게 끼친 미적 (美的) 기여는 무엇이었는가를 아는 기회가 되겠고, 한편으로는 한국 미술사에서 불교 미술의 위치를 올바로 인식하는 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이 글을 써 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