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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왕산 개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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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람의 글씨를 찾아서 - 조수현 1995년 10월 164호
충남 서산군 운면산에 있는 상왕산象王山 개심사開心寺는 그 산과 절 이름이 독특하다. 몇 년 전으로 기억된다. 우리 대학 의료원에서 `개심 수술 백회 기념’ 행사가 열렸다.
당시는 생소한 행사 이름이었으나 뒤에 알고 보니 심장병 어린이들을 돕기 위하여 가슴과 마음을 열고 수술을 하여 성공한 횟수를 그렇게 표기한 것이었다. 병원에서의 개심은 육신의 병을 치료하기 위한 것이요. 불교의 개심은 닫힌 마음을 열어 불성을 깨치는 것을 의미한다.
개심사의 주산은 상왕산이다. 지금은 개심사 뒤편 그러니까 북쪽으로 십 리 남짓한 거리에 솟은 봉우리를 상왕산이라 하고, 개심사 남쪽으로 석문봉石門峰과 이어져 가야사伽倻寺 옛터를 안은 주봉을 가야산이라 하지만, 사실 가야산과 상왕산은 같은 뜻이다.

부처님의 자취가 서려 있는 인도에서는 지금도 가야라고 부르는 도시가 있는데 , 이 도시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붓다가야가 있다. 또 이 곳에는 가야이 있는데 이 가야산을 상두산象頭山이라고 하였으니 , 산꼭대기가 코끼리 머리와 비슷하여 이런 이름이 생겨났다고 한다.

남쪽 주봉을 가야산이라고 부르고,그 절반 높이쯤 되는 북쪽 봉우리를 상왕산이라고 달리 구분하여 일걷지만, 사실은 같은 말을 소리와 뜻을 달리하여 나누어 부르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상왕산의 산세는 인근으로 널리뻗어 나가서 , 그 곳 태안반도 일대의 정기를 모아 당진, 서산에 이르는 넓은 바다를 지키고 있으며 . 또 한편으로는 그 유역인 내포 일대의 홍성 , 서산, 예산 등지에서는 최영 , 성삼문, 김정희 만해스님 같은 역사 속의 큰 인물을 배출하기도 하였다.

위에 있는 큰 글씨는 개심사 일주문에 있는 ‘장왕산개심사象王山開心寺’ 현액의 글씨이다. 해강 김규진의 작품으로, 그 동안 해인사나 대흥사 등과 같은 사찰에서 보아온 작품과는 달리, 예서풍의 대담성이 돋보임을 볼 수 있다.
일주문의 이 현액에서, 우리는 절에 들어서면서부터, 상왕산의 봉우리를 후광으로 삼고서 늠름하게 앉아 있는 대웅전을 중심으로 안온하면서도 편안한, 그러면서도 은근하게 힘이 느껴지는 개심사의 분위기를 한눈에 짐작 할수가 있는 것이다.
일주문 안으로 들어서면 곧이어 개심사開心寺 라고 쓴 현액이 눈에 들어온다. 단아한 해서풍의 글씨가 두드러져 보인다. 사찰중심에 있는 큰 법당에 걸린 ‘패웅보전大雄寶嚴’ 현액을 위시하여, ‘심검당尊劍堂, ‘안양루安養樓’등과 같은 각 채의 현판들이 이 곳 개심사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듯이 저마다 처처에서 나름대로의 개성과 운치를 자랑하며 걸려 있다.
큰법당 대웅 보전 옆에 있는 ‘무량수각無量壽開’의 글씨는 누가 일필 휘호한 것인지 알려져 있지 않으나, 해서에 행의를 띠는 것이 그 나름의 독특한 풍미를 자아내고 있다.
그 현판 밑으로 네 기둥에는 주련이 각각 걸려 있는데, 중국 청나라 시대 미원장풍의 행서로 척척 써 내려 간 그 글씨들은 보기에 거침이 없다. 주련의 글을 새겨 보면 이렇다.

아미타 부처님 어느 방향 계시온지 집착하여 얻은 마음 잊고 끊으소서
생각하고 궁구하면 생각할 곳이 없는 법 육문이 항상 불그레한 금빛일세
阿弼院佛在何方 着得心頭功慕忘 念到念窮無念處 六門常懶金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