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主人과 손님(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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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해인삼매 - 이양호
1995년 10월 164호
`나란 무엇인가?` 라는 근본적 물음에 괴연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백 근쯤 되는 몸뚱아리인가 아니면 그 몸뚱아리를 움직이는 마음인가.
여기서 분명한 것은, 나의 주인은 마음이고,
그 몸뚱아리는 마음(主人)이 움직이는 손님(客)이라는 것이다.
잘 먹고 싶고, 잘 입고 싶고, 잘 자고 싶은 것은
나의 객인 그 몸뚱아리가 원하는 것들이다.
우리네 주인은 대부분이 몸뚱아리가 원하는 대로 살아가는 듯하다.
좋은 것을 먹고 싶고, 좋은 옷을 입고 싶고. 좋은 집에서 잠자고 싶은 것이
그것이다. 이러한 것들을 두고 우리는 잘 산다고 말한다.
이러한 것들은 다 몸뚱아리가 바라고 좋아하는 것들이다.
몸뚱아리(客)가 마음(主人)을 움직이는 것이다
말하자면 손님이 주인을 시키는 꼴이다.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다.
분명히 마음이 주인이고 몸뚱아리는 손님인데 말이다.
삼서근같은 마음을 가지며 살고 싶다.
그 삼 서근은 부처님과 같다. 펄펄 끓는 물에서
더욱 질겨지고 더 단단해지며, 사람의옷을 만들어 줌은 물론
무더운 여름날 열심히 일하는 농부들은 시원하게 해 주는 그런 삼서근 말이다.
밖에서 아무리 어렵고 좋지 않은 여건이 닥치더라도
더욱 단단해지고 질겨지며, 늘 다른 사람을 돕고 싶은 마음이
삼서근과 같은 마음이 아닐까?
이제부터는 나의 객인 몸뚱아리보다는
나의 주인인 마음을 가다듬는 데 힘써야겠다.
적어도 우리들 주인인 마음과 손님인 몸뚱아리를
나누어서 생각할 줄 아는 것만 해도
대단히 중요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