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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차가(彌遮迦) 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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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등불을 이어온 이 땅의 스님들 - 편집실 1986년 10월 56호
그는 중인도(中印度) 사람이니 법을 전해 받은 뒤에 교화의 길을 떠나 북천축(北天竺)에까지 왔다가 망루(望樓) 위에 금빛 나는 상서로운 구름이 뜬 것을 보고 찬탄했다.
「이는 도인의 서기이다. 반드시 나의 법을 이을 이가 있으리라」
그리하여 성으로 들어오니 떠드는 사람들 가운데 어떤 사람이 손에 술그릇을 들고 반대 방향에서 오면서 물었다.
「스승은 어디서 오시며, 어디로 가시려하오」
미차가가 대답했다.
「스스로의 마음에서 와서 없는 곳으로 가려 한다」
다시 물었다.
「내 손에 있는 물건을 알 수 있겠소」
미차가가 대답했다.
「그것은 더러운 그릇으로서 청정함을 등진 것이다」
그가 다시 물었다.
「나를 아시겠소」
미차가 존자가 말했다.
「〈나〉라 하면 알지 못할 것이요, 안다 하면 〈나〉가 아니리라」
이번엔 존자가 물었다.
「그대의 이름이나 말해보라. 그 다음엔 나에 대해서 말해 주리라」
그는 게송으로 대답했다. 나는 한량없는 겁부터 이 나라에 나기까지 성은 바라타(婆羅墮)라 하오.
이름은 바수밀(婆須密)이라 하오.
존자가 말했다.
『나의 스승인 제타가께서 말씀하되 「세존께서 북인도를 지나시다가 아난에게 하신 말씀에, 내가 열반에든지 3백년에 성은 바라타요, 이름은 바수밀이라 하는 성인이 이 나라에 태어나서 나의 법맥에서 일곱번째 존자가 되리라」 하셨다. 하니, 세존께서 그대를 예언하신 것이다. 그대는 출가하라』
그는 곧 술 그릇을 땅에 놓고 공손히 존자 곁에 다가와 말했다.
『내가 지난 겁의 일을 기억하니, 한 단월로써 어떤 여래께 보배 좌석을 바쳤소. 그 부처님이 나에게 수기를 주시되 「너는 현겁이 되어 석가의 법이 퍼지는 시기에 불법을 받아 전하리라」 하셨는데 지금 스님의 말씀과 부합됩니다. 바라건대 저를 거두어 주소서』
존자가 곧 머리를 깎아 주어 계상(戒相)을 뚜렷이 한 뒤에 말했다.
『정법안장을 이제 너에게 전하노니 끊이지 않게 하라』
그리고는 게송으로 말했다.
마음이 없음으로 얻을 수 없고
말할 수 있으면 법이라 하지 못해
마음이 마음 아닌 줄 알면
비로소 마음과 마음의 법 알리라
존자가 이 게송을 마친 뒤에 사자분신삼매(獅子奮迅三妹)에 들어 일곱 다라수(多羅樹) 높이까지 몸을 솟구쳤다가 다시 본래의 자리로 돌아오니 변화한 불이 자연히 생기어서 스스로 태웠다. 제자 바수밀이 사리를 거두어서 칠보의 함에 담아 부도(浮屠)를 세우니, 양왕(襄王) 17년 갑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