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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배의 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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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경 - 편집실 1986년 07월 53호
옛날 어떤 사람이 왕의 허물을 말했습니다.
\"왕은 매우 포악하여 정치를 하는데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는 격언이 있듯이 그 말은 돌다가 돌다가 드디어 왕의 귀에도
들어 가게 되었옵니다.
포악한 왕은 그 말을 듣는 순간 노발대발 대단히 화가 났옵니다.
그러나 왕은 누가 그런 말을 했는지 깊이 조사도 하지 않은 채 간선의 말만 믿고 어진 신
하를 잡아다 족쳤습니다. 그리고 그의 등에서 백냥중의 살점을 베어내는 둥 갖은 고통을 주
었습니다. 그 뒤 그런 말을 한 사람이 따로 있다는 것이 밝혀져 겨우 목숨만 건졌습니다.
왕은 가만히 생각해 보니 대단히 미안한 생각이 들어 천냥중의 살을 구해 와 그의 상처난 곳을 기워 주었습니다.
밤중이 되자 그는 몹시 신음을 하며 괴로워 하였습니다. 왕은 그 소리를 듣고 물었옵니다.
\"왜 그리 괴로워 하는가? 너의 몸에서 백냥중의 살을 베고 그 열배에 되는 천냥중의 살을 주었는데 그래도 만족하지 않는가?\"
그는 내심 왕의 어리석음을 생각하며 대답했습니다.
\"대왕이시여 만일 대왕께서 왕자의 머리를 베었다고 합시다. 그때 그를 뉘우치고 다시 천 개의 머리를 구해다가 왕자의 베어낸 목에 이어 놓는다고 한다면 왕자가 살아나서 기뻐할 수 있을까요? 그와 마찬가지로 나는 비록 열 배의 살을 얻기는 했지만 이 고통을 면할 수가
없습니다”라고 말하자 왕은 더욱 부끄러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