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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도 뒤에도 없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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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편집실 1986년 07월 53호
만공 (滿空) 대선사

법좌에 올라 이르되 맺을 때에도 맺음이 없고 풀 때에도 풀음이 없도다. 맺고 풀음을 함께 분명히 하면 다녀도 다님을 아지 못하고 앉아도 앉음을 알지 못하여 곳곳에 참으로 걸림이 없도다. 또 이르되 세존이 도리천에 올라 가시어 어머니를 위하여 법을 설하시고 내려 오실 때에 연화색 비구니가 신통력으로써 가장 먼저 가서 뵈오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네가 나를 먼저 본것 같지만 바위 밑에 앉아 있는 수보리가가장 먼저 부처를 보았느니라. 하시었으니 이제 여기 대중은 어떻게 부처님을 뵈올 것인고? 각기 대답하여 보아라하니 대중이 대답을 못하거늘 스님이 양구하여 이르되 만약 곁에 사람이 있으면 여래선을 면하지 못하고 조사선을 얻지 못하였을 것이라 하리라. 고기가 지니 물이 흐리고 새가 날아 가니 털이 떨어지도다. 주장자를 들어 법상을 세번 치고 법화에서 내리다.
또 법좌에 올라 이르되 마음은 불일 바가 없고 형상은 의지할 바가 없고 발로는 결을 바가 없고 말로는 이를 바가 없는지라. 가히 보고 모양올 이름할 수가 없고 가히 얻어서 만져 헤아렬 수가 없도다. 심라가 그용과 같고 태허가 그 체와 같도다. 놀메 이르러서는 무리 가운데 신선이요 잘 음함에는 티끌 가운데 다른 것이로다. 그러므로 조사가 이르되 인연을 응하여 모든 중생을 교화하되 문득 불러서 지혜를 삼는다 하니 또한 어떠한 것이 이 인연을 응하여 물체를 교화하는 방편 지혜인가? 도리어 아느냐 마느냐? 앉아서 자주 술을 권한다고 괴이하게 여기지 말라 이별한 뒤로 부터는 보기도 드물 것이니라.
또 법좌에 올라 이르되 옛날에 임제스님은 항상 할을 하시고, 덕산스님은 항상 방망이질을 하시었다 하니, 금일 대중은 임제의 할을 친할 것이냐. 덕산의 방망이를 친할 것이냐? 이때에 벽초대사가 곧 나와서 예배하니 노사가 묻되 벽초는 임제의 할을 친할 것이냐. 덕산의 방망이를 친할 것이냐? 벽초가 대답하되 임제의 할도 친하지 아니하고 또한 덕산의 방망이도 친하지 않겠습니다. 스님이 이르되 그러면 누구를 친할 것이냐? 벽초가 스님의 소리가 떨어지자 마자 크게 할을 하니 스님이 방망이로 한번 때리시거늘 벽초가 절을 하고 자리로 돌아 감에 스님이 이르되 앞에도 없고 뒤에도 없는 자라 하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