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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방송국 개국에 따른 불교음악의 나아갈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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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마의 방 - 변규백 1989년 12월 94호
해를 거듭하면서 찬불가에 대한 인식이 새롭게 대두되고, 새로운 양식에 의한 찬불가가 작곡되어 법회나 정기 연주회에서 발표되고 있다. 양적인 면에서 60년대, 70년대를 훨씬 능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80년대 들어서서 크고 작은 찬불가 정기발표회가 이어지고 있으며, 서울을 중심으로 한 대도시의 공연뿐만 아니라 지방의 소도시에서도 수준 높은 찬불가 공연이 이루어져가고 있는 현상은 찬불가의 발전에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하겠다. 조계종단에 속한 합창단뿐만 아니라 진각종, 천태종 같은 여타 종단의 합창단도 정기적인 발표회를 갖고 있다.
이와같은 공연의 붐은, 불교의 대중화, 불교의 생활화, 정법 포교의 방법에서 대중과 함께 호홉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 찬불가를 보급하는 길이란 점에서 퍽 바람직한 일로 받아들여진다. 그동안 찬불가의 양식이나 내용에 대해서 많은 논란이 있어 왔는데, 지금이야말로 그에 대해 계속해서 여러 각도에서 활발히 논의하여 가장 바람직한 찬불가 정립에 힘써야 할 때이다. 단순히 기독교의 찬송가에 대칭되는 현대화된 음악으로서 찬불가의 개념을 규정한다면 좀 곤란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겠다. 우리나라의 민족음악의 근간으로 자리잡고 있는, 불교전통 음악인 범패의 특정적인 요소들을 제외한 채로 새로운 찬불가의 창작에 임한다면 그 내용이란 매우 빈약하거나 아니면 기독교 찬송가를 모방한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서양음악이 한국음악의 최근세사에 매우 큰 영향을 미쳐온 것은 사질이다. 그러므로 맹목적으로 받아들인 서양음악을 비판적 내지는 비평적인 안목과 인식으로 재평가하는 작업을 통해서 새로운 민족음악의 수립에 기여함은 물론 새로운 찬불가를 예술적인 면에서도 부족함없는 경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믿는 바이다.
지금 우리나라 곳곳에서 이와 비슷한 생각으로 새로운 민족음악의 수립을 위해서 애쓰고 새로운 창작과 공연을 활발히 전개하는 단체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예를 들어, ‘ 한국국악선교회’를 들 수가 있겠다. 이 모임은 기독교내의 한국 문화예술을 통한 유일한 선교단체로서, 세계선교를 위한 해외 선교공연과 각종 선교사업을 통하여 복음 전파에 혼신을 다하고 있다. 또 이 모임은 국악의 한 장르로서 한국 기독교 음악의 창작과 교육 및 보급까지도 감당하고 있으며, 널리 한국음악이 기독교내에서 토착화를 이루도록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미 국악성가테이프 1집(카세트4개), 테이프2집(카세트4째), 테이프3집(카세트4개)이 나와 시

판되고 있으며, 그 음악적 내용은 시조, 판소리, 가야금병창, 대금 독주, 독창, 합창곡으로 구성된 국악 성7냄으로서 국내 정상볍 국악 연주자들과 무형문화재, 명창 들의 감동어린 영혼의 노래를 들려주고 있다. 그리고 내용은 주로 우리 민족에 대한 찬양과 신앙고백으로 이루어져 있다.
정작 한국의 전통 음악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불교음악계는 한마음선원의 국악 관현악단과 더듦소리회 같은 단체의 미약한 활동이 있을 뿐이고, 한국국악선교회 처럼 조직적이고 체계적이고 활동적인 단체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제 우리의 숙원 과제이던 불교방송국이 드디어 분을 열게 됨에 따라 불교음악의 발전과 활성화률 기대해 볼 수 있겠다. 해방 후 40여년이 지난 오늘에야 비로소 불교방송국은 정부로부터 인가를 얻어내어, 오는 성도일에 시험 전파를 발사할 예정이라고 한다. 전국의 불자들의 염원이요 또한 불교계의 경사가 아날 수가 없겠다.
이미 기독교 방송국은 약4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그런데, 기독교방송국은 기독과의 선교방송으로서는 제구실을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으나, 선교에만 주안점을 두었지 민족음악의 정통성 수립이나 보급 및 새로운 한국음악의 창작 지원 부분에서는 그 힘이 너무나 미약하지 않았나 싶은 느낌이다. 다시말해 기독교를 통한 서구문화의 홍보와 안내에만 치중하여 서구문화 일변도의 전달매체로서의 역할만 충실하지 않았나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제 개국을 앞둔 불교방송국은 기독교방송의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한다. 민족음악의 수립과 한국음악의 창달이라고 하는 거대하고 역사적인 과업을 떠맡아 불교방송국 나름의 독자적인 노선을 설정하고 그에 맞추어 나아가야 할 막중한 임무를 지니고 있다고 본다.
이미 지난 9월 29일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실에서 ‘BBS불교방송 음악편성방향설정을 위한 세미나’를 통해서 찬불가의 운영방법과 민족음악의 수립에 관한 내용을 갖고 치열한 논의롤 불러일으키기도 하였으나, 그 한번의 기회로는 부족하고 계속해서 대두되는 문제들에 대한 해결점의 모색을 향해 세미나는 앞으로도 여러 차례 이루어지도록 해야겠다. 그 세미나 에서 첫번째 연사로 나온 서울시립대의 한명희 교수는 ‘한국적 음악 현실 속에서 불교 음악방송이 지향해야 할 시대적 좌표’ 란 제목으로 발제를 하였다. 한교수는 오늘의 한국적 음악 현실을 아래와 같이 지척하고 있다.
“오늘의 한국적 음악 현실은 적어도 외관상으로는 풍요를 구가하고 발전을 가속화해가고 있는 듯이 치부되고 용인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시각을 조금만 심층적인 측면으로 옮긴다면 이 같은 외견상의 풍요와 발전은 많은 문제점을 내포한 허구요, 과대 포장이며, 모래 위의 누각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소지 또한 한둘이 아닌 실정이다. 우선 풍요 속의 빈곤으로 통칭됨직한 우리의 황량한 정서지대가 그러하고 확고한 미학의 부재로 인한 음악적 가치의 혼란이 그러하며 주객 전도의 음악 풍토를 만들어내는 사회 구조가 그러하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처간의 음악 행위의 양적 확산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실증적 정황이다. 그러나 이 같은 풍성한 음악 현상의 물량적 팽창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가슴은 여전히 공허한 채 아직도 ‘음악의 생활화’나 ‘삶 속의 음악’을 환기하고 주창해야 하는 게 작금의 우리네 현실임을 또한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오늘의 음악 현실은 여러 가지의 예술관, 여러 가지의 음악 장르, 여러 가지의 음악적 기법이 혼재하여 상호 갈등과 상충을 통한 심대한 가치의 혼돈을 노정해 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서구 지향적 의식구조 속에서 일방적으로 이식된 서양음악의 범람은 끝내 가치전도적이며 주객전도적인 문화구조를 고착화시켜 가고 있는 현실 또한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한 교수는 부정적인 음악 현실에 대해 이같이 진단을 내리면서, 이러한 현실 상황 속에서 불교 음악방송이 지향해야할 시대적인 좌표 설정은 “당해 종교적 이상의 실현이라는 소승적 목적성은 물론이려니와 오늘의 한국의 음악 상황을 개선하고 향도해가는 대승적 차원의 민족문화 창달에 두어야 할 것이다” 라고 주장한다.
두 번 째 연사로 나온 서울대 이 건 용 교수는 “한국의 음악환경과 불교방송” 이란 제목으로 불교방송국의 차원에서 효과적으로 한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 네 가지를 제시하였다. 곧 “첫째, 지금까지의 음악 환경에 대한 반성과 비판 둘째, 새로운 음악 환경으로서의 역할, 셋째, 민족적 정서와 민족의 음악에 대한 관심의 환기, 넷째, 서양음악과 대중음악에 대한 올바른 이해‘ 등을 제시하면서, 기성의 방송국이 타성에 젖어 있는 것을 불교방송은 새로운 감각과 참신한 모습으로 위에 제시한 네 가지 사항을 중점으로 하는 한편 포교방송으로서도 손색없기를 요청하였다.
한양대 권 오 성 교수는 “불교 음악방송이 모색해야 활 실천적 측면(I)-불교방송국 설립에 따른 음악방송의 실제-”에서, 특히, “피아노 반주에 맞춘 합창 따위의 기독교 찬송가식의 찬불가만은 불교방송의 전파를 타고 퍼지지 않기를 바란다” 고 말한 뒤에, 새로운 방안으로 “불교방송이 방송할 내용들은 거의 모든 국악곡 들이 그 대상이 되어야 한다” 고 제시하였다. 그러면서 더욱 구체적으로 “원천적인 음악 자료는 국악이지만 이것을 방송에 알맞게 다시 제작을 해야 한다” 고 주장하였다. 아울러 동남 아세아에 있는 불교국가의 음악도 소개하는 범 불교국의 방송으로 책임지울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하였다. 권 교수는 불교방송국의 개국을 계기로 하여 ‘한국불교음악연구소’ 와 같은 연구기구도 마련되길 바라고 있다. 권 교수는 불교방송을 통해 한국적인 음악 정서가 물씬 풍기는 특성을 지니기를 요망하고 있다.‘국산품 한국인’ 을 만들 수 있도록 방송체계를 혁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끝으로 강릉에 김영운 교수는 ‘불교 음악방송이 모색해야할 실천적 측면(II)’ 이란 제목 하에 ‘불교음악을 넓히기 위한 방법’ 으로 다음과 같은 일곱 가지 방안을 제시하였다. 첫째, 기존의 전통 음악에서 불교음악 또는 불교적인 내용으로 만들어진 음악을 찾고, 필요하다면 가사나 선율을 다듬어서 방송자료로 활용해야 한다. 둘째, 기존의 틀 속에서 변화 가능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시조창과 가곡에서 불교적인 시조 시를 얹어서 부를 수 있게 한다. 셋째, 전통음악의 형식으로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곧, 판소리, 단가, 병창, 수악절창사 형식들을 사용한다. 넷째, 불교 의식 가운데서 음악적인 요소를 찾아 다듬어야 한다. 다섯째,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야 한다. 여섯째, 국제적인 불교음악에 관심을 가져야한다. 일곱째, 음악의 벽을 제거해야 한다. 불교 방송국에 상설될 악단으로는 국악관현악단 양악관현악단, 합창단, 경음악단 등이 있어야겠다는 것이 그 요지이다.
연사들이 말한 내용을 종합해 보면 무엇보다도 불교방송국에 기대하는 바는 기독교방송보다는 더욱 적극적으로 민족음악의 수립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감과 희망인것이다. 나아가 침체된 전통음악에 대한활성화로서 새로운 한국음악의 창출을 위한 계기를 마련하는 한편 한 걸음 더 나아가 동양 권에서 불교방송의 주도권을 갖고 세계적인 권위를 얻는 데 앞장서야 하는 임무를 불교방송국이 말아야할 당위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하여서는 전문 인력의 확보가 가장 시급한 현실이다.
그동안 찬불가를 작곡 작사하여 편리한 대로 부담 없이 불러 왔지만 이번 방송국의 개국을 계기로, 이제는 심사숙고 끝에 선별하여 불교적 심성이 담겨 있고 경전에 기초한 정법을 내세우는 수준 높은 가사이다. 한국의 정서가 물씬 풍기는 선율로 이루어진 찬불가만이 방송으로 내보낼 수 있는 적당한 곡이 될 것이다. 그동안 아무런 심의 절차도 없이 중구난방식으로 작곡자의 권위만으로 작곡된 찬불가롤 마구 불러온 것도 사실이다.
불교방송의 개국을 앞두고 찬불가 심의위원회를 구성하여 찬불가로서 적합한 곡을 선별하여 통일 찬불가 집을 새롭게 내 놓아야겠다. 범 불교 종단에서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추진해 나가도록 해야 한다. 찬불가의 발표를 위한 공연이 많을수록 수준이 높아질 수 있겠다. 각 종단이나 사암의 주지 스님은 합창단의 운영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여 신도들의 단합은 물론 음악적으로 높은 수준의 합창단 양성과 활성화에 기여함이 마땅하다고 본다. 공양 중의 으뜸은 소리공양이요 포교의 지름길은 찬불가보급과 생활화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