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온 천겁 세월 옛 아니듯
만세를 흘러가도 오늘 그 자리
[해설] 해인사의 관문-일주문(一株門)에는 위의 주련이 좌우로 걸려, 절을 찾는 이들을 맞이한다.
함허스님(函虛 : 1376-1433)이 금강경오가해(金剛經五家解)의 서문에서 하신 말씀이다.
멈출 줄 모르는 수레바퀴 같은 시간과 넓고 끝없는 벌판 같은 공간, 그 사이에서 우리 인간은 존재하고 있다, 시방(十方)인 공간과 삼세(三世)인 시간은 어느 누가 부른 것도 아니며, 무엇이 보내온 것은 더더욱 아니다.
다만 시간은 영원히 계속되어 헤아릴 수 없는 것이기에 인위적으로 토막을 지어 과거 현재 미래 등으로 분별하는 것일 따름이다.
진리에 눈뜰 때, 한 생각 속에 천겁을 헤아리고 만세를 숨쉬는 길은 정년 열리리라.
글씨는 그림과 글씨에 두루 능했던 해강 김규진(海剛 金圭鎭 : 18868-1933)의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