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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의 길섶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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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에세이 - 고길연 1986년 01월 47호
항상 일상적인 것에 매달려 그것들을 반복하며 살고 있지만 그때마다 기분은 다른 것이며 그리고 또 그런 지루함과 역겨움을 피하기 위해 변화를 필요로 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내게 있어 달라진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달라진 것 없이 산다는게 지루함을 느끼게 하며 그것 때문에 또한 자신이 역겨울 때가 더러 있다.
밖에 암울한 회색 하늘과 함께 겨울 프라타나스 나무가 동그란 열매를 달고 있을 뿐이며 거리는 너무나 한가롭다. 아니 쓸쓸하다. 겨울이라는 계절감이 우리에게 주는 황량함속에 지독한 감기가 걸렸을 뿐이다. 목이 아프고 그리고 매우 쓰다. 또한 미열이 나고 그러나 약간은 혼미로운 상태가 오히려 환희롭다. 그래서 나는 지금 조그마한 희열에 빠져 아무것도 분간 못한채 마냥 둥둥 떠가고 있다. 지독한 감기, 밤새도록 기침을 하고 아침에는 목이 아파 지독한 괴로움을 당하면서도 불안하고 괴로운 대인관계로 인해 종일 시달리는 나의 의식, 그러니까 세상사가 쉬운게 아니라는 이야기인가? 귀찮은 생각은 말아야 하는데, 산다는걸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이렇게 멀리 떨어져서도 과연 그들도 나를 생각하고 있을까? 내가 살아가고 있다고 느끼고 있을까? 하루하루 후회없이 살아야 할텐데 긴박하고 또 어떤 사명감을 갖고 모든 것에 임해야겠고 더욱 배움과 베품은 내게 있어 중요한 일과가 되어야 한다. 다른 잡념으너리고 내가 해야 할 일에 열중하자. 정신을 차려야 한 . 나는 혼자니까 어느 누구도 나를 대신해서 살아주는 사람은 없는 것이니까. 이러한 생각의 방황속에서 몸과 마음이 다 바빠지고 거기에서 오는 불안감에 내 가엸은 혼을 위하여 기도드려야 한다는 생각에 머물면 \"내일 세계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나무를 심겠다.\"고 한 어느 현명한 사람처럼 나도 모든게 변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나의 생(생)도 하나의 전환이 있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이런 생활로는 아무 진전없이 세월만 허비하고 말 것을.
확실한 삶의 진리인 부처님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지혜롭게 헤쳐감으로 내가 아끼는 모든 이들에게 한없는 편안함을 주어야 하겠다. 편안함 속에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것 또한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우리의 방황은 다시 시작된다. 그건 풍향계처럼 핑그르를 돌다 바람이 그치면 제자리에 머물지만 또 바람이 불면 돌아가는 것이다.
꿈에 그를 보았다. 슬펐다. 어쩌면 꿈속에서까지 그에게 나는 아무 존재도 못되는 것일까? 그가 내게 보낸 편지속에 그의 자랑만 잔뜩 늘어 놓았다. 그는 잘 생기고 똑독해서 모든 이들이 다 좋아한다는 그런 내용이었다. 내가 막 운 것 같은데 그 다음은 영 기억이 나지 않는다. 왜 그런 꿈을 꾸었을까? 그러나 굼에서 깨어난 순간 무언가 표현할 수 없는 안도의 숨을 쉴 수 있었다. 가슴조리던 그 아픔이 눈을 뜸으로서 아무 일이 아니었다니, 지금까지의 모든 고뇌와 생각과 방황이 한갓 꿈속의 일일 수 있는 것을 체득할 수 있는 부처님의 진리의 지혜가 무엇인가. 이를 알므로해서 나는 꿈에서 깨어날 수 있을 것이다. 잠 속의 꿈이 아닌 영원의 꿈에서 말이다.
겨울이 오니까 또 다시 떠돌아다니는 나의 영혼, 이런땐 난 완전히 타인과 다른 이방인이 된다. 나조차 나를 알 수 없는 , 분명 이것은 내가 알지 못하는 하나의 꿈일 것이다. 꿈에서 빨리 깨어날 수 있는 자가 바로 지혜로운 자일 것이다. 긴 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