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새아침을 맞았다.
1986년 365일이 우리 앞에 활짝 열린 것이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무엇인가 틀림없이 새로운 시작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리라.
새해의 소망은 무엇이며 또한 새로운 시작은 무엇인가. 어제가 오늘 같고 작년이 금년 같은데 새해 새아침을 맞이할 수 있다니 이것은 틀림없는 축복이요, 은혜로움이 아닐 수 없다. UN이 새해를 국제평화의 해로 정하였다 하는데 정말 전쟁과 반목이 없는 세월이 되었으면 좋겠다. 지금 우리들이 당면한 여러 가지 문제 가운데 평화에 대한 열망만큼 절실한 난제도 없다할 것이다. 자유·정의·진리 모두가 소중하고 긴급하지만 여전히 우리 시대는 냉전과 불화가 조성되고 있고 쉽게 인명이 경시되는 풍조 또한 오늘의 인류를 슬프게 한다.
지나온 인류역사를 되돌아 보노라면 과연 전쟁이 없던 지역과 세월이 있었던가 싶을 만큼 평화란 반드시 실현해야할 긴급과제요 절대적인 가치가 되었다고 할 것이다. 지금도 동서간의 긴장이 상존하고 있고, 멀리 갈 것 없이 바로 반만년을 함께 해 온 우리나라 우리민족이 총부리를 맞겨누며 적대관계 이상의 임전상태를 계속하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또한 평화란 무엇인가, 이 시대의 주변현실과 상황이 우리들을 불안하게 하고 어둡게 하고 있다면 언제까지나 오늘의 노여움과 고단함을 계속 멍에처럼 지녀가져야 하는가.
종교적 각도에서 평화의 뜻을 풀이해 본다면 평화란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 전쟁의 반대 개념일 수만은 없다. 평화란 하느님의 뜻, 하느님의 정의, 하느님의 질서가 실현되는 것을 의미하며 평화를 살며 사랑하고 추구해야 할 주제는 다른 이가 아닌 바로 나 자신이며 평화의 실현 또한 나에게서 비롯된다고 할 것이다. 실로 평화란 평화의 참가치를 살며 사랑하고 애써 누리는 이들에 의해서 주어지는 것이라고 말 할 수 는 없을까. 평화란 곧 구원이며 평강 그 자체를 가리킨다. 참으로 새해는 무엇보다 평화를 품고 있는 이가 많아지고 평화를 살고자 하는 이가 더욱 이기는 세월이 되었으면 한다. 그래서 평화로운 가정이 늘어나고 지역과 사회가 평화롭고 국가가, 아니 이 시대 전체가 틀림없이 평화를 실현하는 날을 맞이하였으면 좋겠다. 그러나 신정연휴때 연쇄적으로 일어났던 교통사고가 우리를 평화롭게 못하게한다. 거리를 달리는 차륜들이 저마다 궤도를 이탈하지 않고 질서를 지켜간다면 지상에서의 사고는 없을 것이고 보다 많은 이들이 평화로울 것이다. 사실 오늘의 평화란 저마다 선 자리에서 자기를 알고 자신의 책임과 역량을 다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닐까. 사람들 마음마다 자리잡은 지나친 욕심과 오만, 편견과 고집이 우리를 평화롭게 못하게 한다.
참으로 이 시대와 우리 세계에 참평화를 가져다 주어야 할 보다 큰 책임과 역할을 감당해야 할 이는 고뇌하며 기도하는 참종교인, 신실한 신앙자들이 아닐까. 새해 아침에 새로운 시작을 무엇보다 슬픔 잊고 믿음있는 오늘 신앙자의 \'평화의 기도\'라고 한다면 혼자만의 공연한 푸념이요 넋두리가 될까. 지금 나에게 있어 새해 새로운 출발은 \'평화의 기도\'부터 시작해야 하리라.
주여, 나를 당신 평화의 도구가 되게 하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오류가 있는 곳에 진리를,
의혹이 있는 곳에 믿음을,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둠이 있는 곳에 광명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얻게 하소서.
주여, 위로를 구하기 보다는 위로하고,
이해를 구하기 보다는 이해하며,
사랑을 구하기 보다는 사랑하게 해주소서,
자기를 줌으로써 받고,
자기를 잊음으로써 참으며,
용서함으로써 용서받고,
죽음으로써 영생으로 부활하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