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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고경(堅固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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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해설 - 무관 1989년 06월 88호
신족이란 자신의 삶을 통하여 계속 타인에게 인격의 향기를 풍겨내는 일이다. 또한 인격의 향기를 남에게 전해주려면 공한한 곳에서 고요히 도를 생각하고, 덕을 덮고 허물을 드러내서 자신을 성찰해야 한다.

부처님께서 나난타(那難陀)성의 파바리엄차(波婆利據次) 숲속에 계실 때였다. 장자의 아들 견고는 바라문이나 장자나 거사가 오면 그들을 위해 비구들이 신족통(神足通)을 나타내 보이도록 부처님께 세 번이나 간청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이런 말씀으로 견고를 타이르셨다.
“나는 끝까지 모든 비구들에게 바라문이나 장자나 거사들을 위해 신족과 특이한 법을 나타내는 것을 가르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다만 공한(公閑)한 곳에 있으면서 고요히 도를 생각하고, 만일 공덕이 없으면 마땅히 스스로 그것을 숨기고, 잘못이 있으면 마땅히 스스로 그것을 드러내라고 제자들에게 가르칠 뿐이다.“
많은 사람들은 똥을 더럽다고 한다.누구나 여러 가지 음식을 먹고서 하루쯤 뱃속에 넣어 두었다가 밖으로 내보내는 것인데, 이를 더럽다고 한다. 특히 재래식 화장실의 냄새는 누구나가 싫어한다. 그래서인지 절집에서도 화장실을 수세식으로 고쳐가고 있다.
그런데 해인사처럼 한겨울의 기온이 영하 몇 십 도씩 내려가는 곳에서는 물이 얼어 버려서 수세식 화장실을 쓸 수 가 없기 때문에 변소를 폐쇄하고 간이 화장실인 재래식을 임시로 운영하게 된다. 그런데 수세식 화장실이 편리하기는 하나 이러한 하찮은 화장실하나 운영하는 데도 관리인이 있어야 하고 또 갑자기 눈이나 오고 기온이 내려 가는 이른 봄철이면 화장실의 수세식 운영 때문에 관리자 측은 매년 한두 차례씩 골치를 썩는 것에다.
때때로 청소차나 분뇨수거차 옆을 지나갈 때는 꽃밭을 지나 갈 때처럼 기분좋게 숨을 들여쉬면서 가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어쩌다 분뇨수거차를 만나거나, 분뇨수거장을 지날 때에는 고개를 돌리거나 타고 가던 차의 창문을 닫는 등 부산을 떨기 마련이다. 또한 손으로 코를 막기도 하고, 그러기가 너무 민망할 것 같으면 대수롭지 않는 듯 지나가지만, 그럴 때는 숨을 멈추고 지나거나, 멀리 비켜서 지나가기도 한다. 평소 호홉 훈련이 안 된 사람들은 냄새를 비켜 지나기 전에 다시 숨을 들이마셔야 하므로 좋지 않은 냄새를 맡게 마련이다.
이렇듯 사람들마다 그렇게 싫어하는 똥을 저마다 자신의 뱃속에 넣고 다니면서도 정작 스스로에게나 남의 옆을 지날 때는 코를 막지 않는다. 그것은 모두가 폼속에 냄새 나는 것을 넣고 다니기 때문일 것이대 그러나 화장실에서 배설 작업이 끝났을 때 방금 자신의 몸속에서 나온 것을 눈여겨 본다면, 분명 자신이 만든 작품지만 외면해 버리고 싶다. 저런 것을 뱃속에 넣고 다닌다는 생각에 만물의 영장이라는 자신이 한심스렵게 느껴지가도 한다. 배는 부르고 지혜는 고프기 때문인가 보다.
그렇지 않아도 지하철을 다면 몸이 무거워 앉고 싶고, 높은 빌딩에 올라가려면 승강기를 타고 싶고, 두어 정거장도 걷기가 멀다고 느껴지는데, 뱃속에 몇 백 그램 나갈 똥통까지 넣고 다녀야 하는가 싶어 한심한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은 누구도 사람 곁을 지낼 때는 똥차 옆을 지날 때처럼 코를 막진 않는다. 얼굴을 돌리지도 않는다. 오히려 사람에 따라서 향기가 나거나 매력이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그런 사람의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모이기가 일쑤다. 인공적으로 향수나 화장품을 사용하여 향기가 매력적인 경우도 있지만 진정 아름다운 인격에서 풍겨나오는 향기와 매력은 더욱 아름다운 것이다.
그런 인격의 향기를 남에게 전해주려면 공허한 곳에서 고요히 도를 생각하고, 덕(德)을 덮고 허물을 드러내서 자신을 성찰해야 한다. 마음을 얼른 눈에 띄는 곳에 있지 않다는 이유로 해서 닦지 않고 내버려 두는 사람이 많은데 부처님께서도 신통력을 갖추기보다는 보이지 않는 마음을 성실하고 깨끗하게 닦을 것을 강조했던 것이다.
가령 예를 들자면, 이 세상 각박한 인심 속에서도 양노원을 돌아가며 노인들을 도와주는 등 딱한 사람들의 손발이되어 살아가는 사람들.
웬만한 사랍들은 병이 옮을 것 같아 곁에 있기조차 망설이는데, 환자들을 내살처람 정성껏 치료해주거나 치료비가없어 다 죽어가는 생명을 입원비도 받지 않고 극진히 돌보아 주는 의사 선생님.
불쌍하고 외로운 소년들을 모아 옳은 사람, 큰사람 되라고 돌보아 주는 어느 젊은 부인.
어린이들이 다치지 않도록 새벽마다 동네 놀이터에 나와 유리조각, 빈병, 깡통을 주워 버리는 어느 할아버지.
이 세상을 떠나면서 앞 못 보는 사람에게 눈을 주어 광명을 찾게 해주거나 장기를 주어 건강을 유지하게 해주는 사람들.
평생 동안 행상으로. 모은 재산을 후세의 교육을 위해 써 달라고 남기거나, 도서관을 지어 장학사업을 도와주는 할머니.
자기 회사 종업원이 콩팥이 아파서 위험하게 되자 수술에 드는 비용을 서슴없이 내어 놓은 어느 회사 사장님.
비록 작고 하찮은 물건이지만 정성들여 만들어서 모든 이들에게 이롭게 하는 사람.
자기가 살 집은 아니지만 자기 자손이 대대로 살 것처럼 튼튼하고 좋은 집을 짓는 건설업자
무의촌에서 인술을 베푸는 의사 선생님.
이 세상을 향해 갖가지로 좋은 일을 하고서는 내색하지 않는 사람들.
남을 속일 줄도 모르고 열심히 농사지으면서 내 국토를아끼고 가꾸는 사람들.
어려운 일이 생겨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이 감당해야 할일을 묵묵히 해가는 이름없는 많은 사람들.

아름다운 강산을 만들기 위해 휴지 한장이라도 함부로 버리지 않고, 좋은 나무나 돌을 몰래실어다가 자기집 정원에 갖다 놓는 일은 아예 생각도 하지 않는 사람.
사람이 마시는 공기며 물이 나쁘게 되어서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공해 방지에 애쓰는 분들.
자식들을 보다 훌륭한 인격자가 되도록 길러 주는 이 땅의 어머니들.
박봉에 시달라면서도 불평없이 이세 교육에 열과 성을 다하고 계시는 이 땅의 선생님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충실하게 이행하며 시민들에게 친절하게 봉사하고 있는 공무원들.
북괴군의 도발이 방송에 보도되자 휴가도 취소하고 부대로 달려가는 믿음직스러운 국군 용사들.
불철주야 새로운 현장들을 쫓아다니며 공정하게 보도하여 모든 이들의 눈과 귀가되고 국민 누구나 바르게 알권리를 찾아 주려는 언론사의 기자들.
모든 국민이 물가고나 그 밖의 다른 불편함이 없이 마음 편하게 살 수 있도록 밤잠 설치며 연구하고 애쓰는 사람들.
비록 외국에 나가서 배워 오는 입장이지만 자신이 한국 사람임을 떳떳하게 밝힐 줄 아는 긍지를 가진 사람들.
개인의 명예보다 나라의 명예를 빛내기 위해 밤낮으로 훈련에 열중하는 기능공이며 운동선수들.
부모 입에서 무자식이 상팔자라고 울음 섞인 말이 안 나오도록 효도하는 자녀들.
사치보다는 검소함을 존중하고 쓸데없이 힘을 함부로 휘두르지 않는 사람들.
이러한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에서는 언제나 향기가 배어 나오며 사람이 값어치 있게 사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게 해준다. 이런 사람들이 이 땅 위에 살고 있으므로 이 세상은 살만한 세상, 보다 바람직한 세상이 되는 것이 아닐까.
부처님께서는 신족통(新足通)과 남의 마음을 관하는 타심통(他心通)과 가르침과 계율을 일생 동안 말씀하셨는데,그 가운데 자기의 허물을 드러내는 참회의 삶이 가장 이상적인 종교 생활임을 강조하셨다.
따라서 신족이란 자신의 삶을 통하여 계속 타인에게 인격의 향기를 풍겨내는 일이다. 마치 향이 자신의 몸을 태워 향기를 전해 주듯이 작은 촛불이 큰 방의 어둠을 몰아내듯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