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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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 - 편집실
1993년 06월 136호
찔레꽃은 ‘지뤼’ ‘황소나물’ 또는 ‘들장미’ 라고도 하는데, 해당화와 마찬가지로 장미꽃의 친척입니다.
하지만 해당화는 바닷가에서 살고 여름철에 붉은 꽃이 피는데, 찔레꽃은 산에서 나며 봄철엔 흰 꽃이 핍니다. 찔레꽃은 향기로우며 가을에 콩알만한 붉은 열매가 열립니다.
옛날 우리나라에서는 이웃 오랑케 나라에 여자 몇 백 명씩을 해마다 바쳐야만 했습니다. 이렇게 바치는 여자를 가리켜 공녀貢女 라고 합니다.
이때 어느 마을에 억울하게 공녀로 끌려가 오랑캐 땅에 가서 살게 된 찔레라는 소녀가 있었습니다. 그곳의 생활이나 행동은 처음 갈 때의 생각보다는 아주 자유로왔습니다. 그것은 그들의 주인이 모두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므로 한번 그곳으로 가서는 다시 돌아오려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 찔레만은 이러한 호사스러운 생활보다는 고향이 그리워 눈물로 세월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어느덧 세월은 자꾸만 흘러 벌써 오랑캐 땅에 와서 산지 십 년도 넘게 되었습니다. 어느날 마음씨 착한 찔레의 주인은 울고 있는 찔레를 발견하고는 곧 사람을 멀리 고려 땅에 보내어 찔레의 동생을 찾아오게 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오랜 세월이 지잔 뒤였으므로 그 동네 사람들은 아무도 찔레가 떠난 이후의 일을 알지 못했습니다. 할 수 없이 찔레는 스스로 동생을 찾아 길을 떠났습니다.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찔레는 이리저리 찾아 헤매었지만, 동생을 찾을 길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다시 오랑캐 땅으로 돌아가기는 싫었습니다. 결국 찔레는 산속을 헤매다가 죽고 말았습니다.
그의 아름다운 마음은 흰 빛깔의 꽃으로 변했고 방울방울 흐르던 눈물은 붉은 열매가 되었습니다. 마지막 찔레의 고운 목소리는 향기로 변했습니다.
찔레꽃의 소망은 해당화 같은 계절에 피어 나려는 것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