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해방 전 당시 조선불교의 대선지식 방한암선사께서는 오대산 상원사 깊은 산중에 들어가셔서 수십년을 그 산에서 내려오시지 아니하고 오직 한 길로 참선수행에 정진하셨습니다. 그 수행정진의 덕화에 힘입어 수많은 학자 ·선사·재가보살이 불교의 큰 가르침에 이르는 일로향상(냉용向上)의 경지를 열어갔습니다. 어지러운 시절올 지내고 마침내 6·25사변이 나자 모든 산중대중이 피난을 가면서 “스님도 피난을 가셔야지요”하고 월정사 큰절에서 상원사 선방으로 가마를 올려보냈는데 스님은 가마꾼에게 “좌단생사 (坐斷生死)-앉아서 생사를 끊노라-”라는 글자 네자를 써 보내 주시고 그 자리에 앉아서 좌탈입망 앉아서 열반어1 들)하셨습니다. 30년 동안 문밖 출입을 하지 않으시고 깊은 산속에서 위없는 깨달음을 향한 고행정진으로 일생올 보내시고 시절인연이 다한 사바의 세계를 흘연히 그렇게 떠나가신 것입니다.
스님께서 오대산에 주석하시던 시절은 잘 아시다시피 일제 통치하의 고난스러운 시기였습니다. 그때 서울에 조선총독이 한암스님올 한번 법고자 “큰스님이 한번만 서울에 내려오시면 조선불교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큰스님 부디 내려오셔서 총독과 모든 관원을 위해 한마디 법문만 내려주십시오” 하니까 스님 말씀이 “호랑이는 산속에 잇다고 해야 무서운 것이지 호량이가 도떼기시장에 내려와서 왔다갔다 해봐라.
무슨 개가 저런 개가 있느냐? 얼룩덜룩한 개가 왔다 갔다 한다 빈정댈 것이고, 다른 개들이 물고늘어지고 텀벌 것이다. 그렇기 때원1 나는 내려가지 않노라.
설사 내가 내려간들 무슨 좋은 일이 있겠소. 중생의 업성이 각기 달라서 물을 좋아하는 중생, 도시롤 좋아하는 중생, 산을 좋아하는 사람, 강을 좋아하는 사람, 각각 다른데”라고 거절했다 합니다.
제가 몇해 전에 부처님의 은혜로 미국을 구경한 적이 있습니다만, 저 아리조나라는 흉악한 사막지대로 풀도 없고 나무도 없고, 물도 부족한 오직 모래사장 뿐인 광막한 사막뿐인 아주 형편없는 곳이 있습니다.
거기에 인디언들이 집단군락을 이루어서 판잣집 같은 (바랍만 불면 훌쩍 날아갈 것 같은) 그련 거적대기 집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 사람들올 미국 정부에서 보호하기 위해 아파트를 잘 만들어서 물도 좋고, 숲도 좋고, 살기 좋은 곳으로 옮겨 주어 온전한 생활보장을 해주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얼마었다F보니까 이러한 인디언 접들이 하나둘 비다 나중엔 하나도 살지 않아서 어디에 사냐 하고 보니까 모두 도로 그 사막으로 다시 나와 살더랍니다.
중생은 제가 난 곳이 제일이고, 제가 살던 곳이 제일이기 때문에 산속에 살던 사랍은 산속에 있어야지 도시에 나오면 산 밖에 난 중이요 물 밖에 난 고기처럼 맥이 없다 그런 말씀입니다.
산중이 좋다고 했습니다만 산중이라고 해도 그렇게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지금은 교통이 발달해서 봄에
는 꽃구경, 여름에는 더위를 피해서, 가을에는 단풍 구경을오고,날이면 날마다 문화재 관랍이다, 수학여
행이다 해서 산중이 온통 저자거리와 진배없습니다.
이제는 도시의 지독한 공해를 피해서 하루 쉬는 장소로도 많이 오지요 그래 합천 해인사 유명하니까 여러 사랍이 이곳에 들렀다 온 김에 스님 좀 만나보자.
이래서 종정스님 좀 만나보려고 텀비지만, 총정스댐은 만나보기 어렵고, 종정스님 대신 일타스님을 좀 만나보자 해 가지고 자꾸 디밀고 덤벼들어요. 어쩌다가 벼르고 별러서 삼대구년을 별러서 합천 해인사에 오지만, 나는 가만히 절에 있기 때문에 찾아오는 사람은 처음 찾아오지만, 당하는 사람은 하루에 열 명,
스무 명, 어떤 땐 백 명도 넘을 때가 많습니다.
옛날 어떤 큰스님은 사람들이 자꾸 찾아와서 만나 보겠다고 하니까 “왜 만나겠다고 한다더냐.” “스님 그냥 봐러 왔답니다.” “그냥 만나 쳐다보기만 하면 된다냐?” “예, 스님 보기만 하면 된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누워 었다 일어나서 창문을 조금 열어놓고 얼굴만 쑥 내밀고 “자, 볼라면 보시요 어디를 볼래요? 이마빡을 볼래요, 턱주가리를 볼래요, 콧구멍을 볼래요, 어디를 볼래요 다 봤능교? 봤으면 가보소” 하고 문을 탁 닫아버린단 말ot 산중에 있으면서 사람을 만난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요새만이 아니고 옛날 큰스님들도 사람 만나는 일이 팩 어려운 일이었던가 봅니다. 만나면 반드시 이익올 주어야 할텐데, 이익울 줄 만한 자신이 없고, 안연이 안 닿는다면 만나본들 또 뭐하겠느냐, 이런 말씀이지요
약산 유엄(費山堆廠)선사라고 하는 스님은 많은 사랍들이 찾아와 가르침을 받고자 했으나 안 만나주기로 유명했습니다. 하루는 그 고을의 지방장관인 좌사‘이고’라는 사람이 선사를 찾아왔습니다. 약산 유엄선사가 천하에 유명한 도인스님이란 소리를 듣고 도인스님율 친견해서 일언지하에 단박에 생사의 고해를 걷너자는 마음을 가지고 찾아왔습니다. 찾아왔지만 스님이 만나주지를 않아요 “만나봤자 필요가 없으니까, 만나려 하지 말아라.” 그래도 이고좌사가불심이 강했던지라, 큰스님 만나서 쪽 이익을 받고자 해서 사흘을 기다렸어요. 밥도 굶고 잠도 자지 않으면서-------마침내 겨우 스님올 만나보니 큰스님이라고 해서 굉장한 줄 알았는데 키도 작고 꾀죄죄하니 별볼품도 없단 말이야 ‘별스럽지도 않은 양반이 그렇게 사람 애를 태우며 안 만날려고 그래, 사흘씩이나 기다리게 하고------, 그래도 내가 이고좌산데 말이지.’ 그렇게 마음 가운데 슬며시 부화가 치밀어 “얼굴을 보는 것이 이름을 듣는 것만 같지 못하구나.”
자기 혼자 목소리로 그렇게 지껄였습니다. 그런데 노장의 귀가 어쩌나 밝았던지 금방 알아듣고서 고개를 꺼먹 쳐다보곤 “윗구맹은 어찌 귀하게 여기고 눈은 천하게 여기는고?” 하자 좌사는 아차 싶어 엎드려 절하면서 “어떤 것이 도(道)입니까” 하고 물으니 스님 말씀이 손으로 턱 하늘을 가리키면서 “구륨은 저 하늘에 있고 물은 이 병 안에 있느니라” 하는 단지 그 한마디에 이고좌사는 확철대오했답니다. 이렇게 탁깨달아서 그 자리에서 무수한 배례를 드리고 노래를 지어 불렀습니다.
한평생 오직 한 길 수행
몸은 길쭉한 학목 같고
일천그루의 소나무 아래
책상 위에 경전 한 권 있을 뿐이네
내가 와서 도(道)를 물으니
다른 말씀 전혀 안하시고
구름은 저 하늘에 있고
물은 이 병 안에 있느니라 하시네.
약산 유엄선사는 평소에 법상에 잘 올라가시지 않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큰스님께서 법상에 오르시는 것을 보기 원해서 절살림을 맡고 있는 원주스님께 부탁해서 큰스님 법문 한번 하도록 권유했다고 합니다. 이 원주스님이 조석으로 스님시중을 들고 있으니 스님이 자꾸 권한다면 가능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원주스님이 자꾸 가서 “스님 법상 한번만 올라갔다 내려와주십시요 많은 사랍의 소원이니, 꼭 한번만이라도 법상에 올라갔다 오십시오” “그래 법상에 한번만 올라갔다 오면 되나?” “예, 한번만 올라 갔다 오면 됩니다” 하고 꼬이니까 “뭐하러 자꾸 올라 갔다 오라고 하는지 모르겠네. 네가 하도 권하니까 그럼 내가 한번만 올라갔다 오지.” 그래서 수만명의 사람들이 광장에 모여서 법상을 차려 놓고 스님 올라 가십시요 “덕 높으신 큰스님 사자좌에 오르새 사자후를 하소서. 법올 셜하옵소서” 하고 절올 하고 합장을 하고 야단법석입니다. 그래 스님께서 법상에 올라 한참을 앉아 계시더니 “이젠 됐지?” 하고 그만 내려가 버리셨어요. 대중들은 어안이 벙벙해서 앉아 있고 시자스님들이 “아이고 스님, 어찌 그럴 수가 있습니까? 올라가셨으면 한 말씀이라도 하셔야지요. 어찌한 말씀도 안하시고 그냥 내려가십니까?” 하니 “죽을 끓이는 법은 교법(敎法)이고, 율법은 행을 가르치는 것이요, 선법(輝法)은 말이 없는 것이다. 만약 참선하고 할진대 말이 필요없는 것이다” 하셨습니다.
화두라고 하는 것이 무슨 말이냐. 말씀 화(話)자에 머리 두(頭)자라. 머리라는 것은 앞서간다는 뜻이니, 책머리에 하면 책에 글이 나오기 전에 제일 앞의 서두지요 그래서 화두하면 말이 나오기 이전을 가르키는 것이니, 내 마음을 내가 스스로 잡는 법을 지칭하는 바로 그 말씀이에요-즉 언어 이전의 소식을 화두라고 합니다. 어떤 사람이고 불교쟁이든지 예수쟁이든지, 흉악한 살인범이든지 여자든지 노인이든지 누구든지간에 이 방법대로만 하면 성불할 수 있는 방안이다.
그래서 공안(公案)이다 라고 하는 것입니다. 화두하면 언어 이전의 소식인데 어찌 세 치 혀를 가지고 선(輝)을 얘기할 수 있을까 보냐. 그래서 유엄선사는 “언설은 교요, 행은 율이요, 선은 말이 없는 것이다” 라고 하신 것입니다. 이와같이 옛 큰스님들은 말이없음으로써 셜법을 하신 것입니다.
이 가운데는 서유기의 손오공 만화나 소설올 보지 않은 분은 없을 것입니다. 그래 손오공이라는 놈이 어떻게 재주가 많던지 궁둥이 한번 꺼력하면 비호같이 나는 근두운이라는 구름을 잡아타고 십만 팔천리를 난다 하고 천상천하를 휘젓고 다니면서 제석천 왕궁에 가서 천도 복숭아를 있는대로 다 따먹고, 꾸중하는 제석천왕의 귀싸대기를 올려치고 동해 용궁으로 가서는 용왕한테 으름장을 놓고 실컷 얻어먹고 제일가는 보배를 내놓으라고 해서 여의봉을 얻었는데 팍 쪼그리면 윗속에 들어가고 쭉 늘이면 십만 팔천리나 되서 한번 뒤흔들면 아무도 당할 자가 없더라.
천상천하를 어지럽게 하고 다니는데 아무도 막아낼 수가 없어서 석가여래한테 천상 부탁하는 수밖에 없다 싶어서 석가여래한테 제석천왕 대범천왕이 부탁을 했습니다. 그래서 석가여래는 손오공올 살살 꼬여가지고 붙잡아 ‘페가 무슨 재주가 있다고 온 세상을 그렇게 어지럽히고 다니느냐’ 하고 물으니 “내 재주요 궁둥이 한번 까딱하면 십만 팔천리를 납니다.” ‘페가 그렇게 재주가 많을 것 같으면 나하고 경주 한번 해 보자.” 그래 손오공이 하늘 꼭대기로 새까량게 가보니 석가모니는 보이지 않아 이것 내가 신 벗어놓은 곳도 못 쫓아왔올 것이다 하고 자꾸 가다보니 지겹기도 해서 이제 다 왔구나 하는 생각을 하자마자 저 앞에 기둥이 다섯 개 있는데 하늘끝이라는 표시 같거든 그래 거기다 자기 이름을 탁 쓰고 또 오줌이 마려워 철철철 갈기고 돌아서려 하니 “가기는 어디 가노” 하는 소리에 돌아보니 자기가 부처님 손바닥에 있더라는 말이야 팔은 퍼져도 솥 안에 있고, 손오공이 날 뛰어도 부처님 손바닥이라는 말이 이것 아닌가요?부처님이 딱 불잡아서 오음산(五陰山)에 가두었더라.
오음이라면 색(色) ·수(受) ·상(想) ·행(行) ·식(識)입니다. 좋은 것 보니까 갖고 싶다. 맛있는 것 보고 먹고 싶다. 예쁜 것 보고 하고 싶다. 보고 싶고, 먹고 싶고, 입고 싶고, 거기에 딱 끄달리는 색(色)이 있고, 거기에 모든 사량 분별이 생겨 좋은 것은 갖고 싶고 나쁜 것운 버리는 수상이 생겨나고, 또 여기에서 취사(願舍) 선태하는 행(行)이 일어나고 거기서 모든 즐거움과 괴로움, 션악시비의 과보가 나타나는 것이 식(識)이라. 색 ·수·상·행식의 오음산에 걸려 팔만 사천 번뇌 망%F에 끄달려서 벗어나지 못했다.
108번되라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냄새맡고, 입으로 맛보고 몸뚱이로 감촉하고, 생각으로 과거 ·현재 ·미래를 재어보고 따지고 하는 데서 나오는 것업니다. 안(眼) ·이(耳) ·비(훌) ·셜(폼) ·신(身) ·의(意)의 6근(7銀)에 색(色) ·성(聲) ·향(香) ·미(味) · 촉(爛) ·법(法)의 6진 경계가 상대했으니 6×6은 36이 여기에 과거 ·현재 ·미래에 그것을 하니 108 번뇌더라. 이 108번뇌가 벌어지고 더 벌어져 팔만사 천 망상이 눈 깜박할 사이에 확 왔다, 확 갔다 하고 이것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까 짜증나고 요씻말로 스트레스가 짱인다 하지요 자꾸자꾸 쌓여서 마음이 복잡하고 복잡하다 그 말씀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