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 보기


홍인(弘忍)대사

다음 게시물
진리의 등불을 이어온 이 땅의 스님들 - 편집실 1989년 04월 86호
대사는 기주 황매현 사람으로 성은 주(周)씨였다.
스승 도신대사를 만나 법을 받고서 파두산에서 법을 펴고 있었다. 하루는, 노능(盧能)이라는 한 사내가 찾아와 대사께 절을 하자 대사가 물었다. “그대는 어디서 왔는가”노능이 대답했다. “영남(體南)에서 왔습니다.” “무엇을 구하는가.” “부처가 되고 싶습니다.” “영남 사람은 불성 (佛性)이 없는데 어찌 부처가 되겠는가.””사람은 남북이 있지만 불성이야 어찌 그렇겠습니까.” 대사가 범인이 아님을 알고도 버럭 소리를 질러 꾸짖었다. “방앗간에나 쳐넣어라.”노능이 공손히 절을 하고 방앗간으로 들어가 밤낮으로 쉬지 않고 공부하기를 여덟 달 동안이었다.
대사는 법을 전해 줄 때가 된 것을 알고 밤을 택해 방앗간의 노행자를 불러 법을 전하며 게송으로 말했다.

유정 (有情)이 와서 씨를 뿌리면
원인인 땅에서 결과가 나지만
무정 (無情)은 종자가 없으며
성품도 없고 남도 없다

대사는 이로부터 법당에 오르지 않았다. 상원(上元) 이년 을해 (乙亥)에 이르러 홀연히 대중에게 고하기를 “나는 할 일을 마쳤으니 떠나야겠다”하고 방에 들어가서 단정히 앉아 열반에 드니, 대사의 세수는 칠십사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