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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빛깔 제 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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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에게 - 현장 1982년 05월 3호
오래된 경전 가운데 이런 부처닙 말씀이 있읍니다.「〈같다〉든가 〈뛰어났다〉든가 혹은 〈뒤떨어졌다〉고 생각하는 사람, 그는 그런 생각 때문에 다툴 것이다. 그러나 이 세 가지에 대해서 흔들리지 않는 사람, 그에게는 〈같다〉든가 〈뛰어났다〉 〈뛰떨어 졌다〉는 생각이 없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늘 남파 나를 저울질 해보는 묘한 버릇이 있읍니다. 바로 이 묘한 버릇때문에 작게는 한 사람과 한 사람의 다툼이 있고 크게는 나라와 나라 사이에 싸움이 있게 됩니다. 〈뛰어났다〉고 생각하면 깔보기 쉽고, 〈뒤떨어졌다〉고 생각하면 시기하거나 비굴해지기 쉽고, 〈 같다〉고 생각하면 뛰어나기 위해 다툼을 일으키기 쉽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련 것들이 요즈음 우리가 잘고 있는 세상의 한 모습인 것 같읍니다. 좀 더 높게 좀 더 귀하게 되는 것이 모두의 바램인 듯 자기의 길이 무엇인지도 잊은 채 그 높고 귀하다는 것을 찾아 헤메는 것 같읍니다.
그런데 흔히 우리가 높고 귀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반드시 높고 귀한 것만은 아닌 모양입니다.
그 높고 귀하다는 사람들이 스스로 높고 귀한 데 만족해 한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며, 그 높고 귀하다는 사람들이란 게 실은 별로 높거나 귀하지도 못한 많은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것이 분명한 까닭입니다.
그래서 가만히 생각해보면 높고 귀한 것보다 우리들 모두가 제 빛깔 제 소리로 열심히 살수 있다면 그게 훨씬 나은 게 아닌지 모르겠읍니다. 남의 빛깔 남의 소리를 흉내내지 않으며 조용히 그러나 부지런히 잘 수 있다면 그것이 바람직하고 어울리는 일 같읍니다.
「나는 이미 밥도 지었고 유우도 짜 놓았읍니다. 마히이 강변에서 처자와 함께 살고 있읍니다. 내 움막은 지붕이 덮이고 방에는 불이 켜졌읍니다. 그러니 신이여, H1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이것은 소치는 다니야라는 사나이의 빛깔이며 소리입니다. 여기에는 보람과 만족과 여유가 넘쳐납니다.
「나는 성내지 않고 마음의 끈질긴 미혹도 벗어버렸다. 마히이 강변에서 하룻밤을 쉬리라. 내 움막은 드러나고 탐욕의 불은 꺼져 버렸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벼를 뿌리소서」
이것은 부처님의 대답입니다. 여기에는 평화와 자유가 진하게 담겨 있읍니다. 자 그러면 당신의 빛깔, 당신의 소리는 어떤 것일까요?
아름다운 오월입니다. 사람들이 있는 어느 곳에나 진리와 평화와 사랑이 가득하기를 벌어봅니다.

〈본지 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