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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동물산책(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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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강좌 - 윤상림 1994년 10월 152호
나까무라 하지메 편•윤상림 한글 번역

코뿔소 - 홀로 걷는 수행자
지금 남아 있는 경전 중에 가장 오래된 「숫타니타파」에 41시구부터 시작되는’코뿔소의 뿔’이라는 항이 있는데, 이 시구집에는 가장 초기 불교의 이상이었던’홀로 깨달은 사람(獨覺)’이 실천해야 할 것이 써 있다. 곧 코뿔소 뿔의 비유에 따르면’홀로 깨달은 사람’또는 ‘홀로 걷는 수행자’의 마음 상태와 생활을 쓴 것이다.
몇 개 살펴 보면 다음과 같다.

모든 생명 있는 것에 대해 폭력을 휘두르는 일이 없이, 모든 생명 있는 것을 괴롭히는 일 없으며, 도 아이를 원치 말아라. 하물려 친구에 있어서는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코뿔소의 뿔처럼 오직 홀로 걸어라(35).
살을 섞으면 사랑이 생기고, 사랑을 따라서 이 괴로움이 생긴다. 사랑에서 화가 생기는 것을 잘 보고, 코뿔소의 뿔처럼 오직 홀로 걸어라(36)
사방 어느 곳이라도 가고 상심하는 일 없이 무엇을 얻어도 만족하고 갖가지 고난을 참고 두려워하는 일 없이. 코뿔소의 뿔처럼 오직 홀로 걸어라(42)
실로 욕망은 알록달록 곱고 달콤하며 마음에 즐겁고 여러 가지 모양으로 마음을 뒤흔든다. 욕망을 느끼게 하는 것들에는 이런 근심이 있는 것을 보고 코뿔소의 뿔처럼 오직 홀로 걸어라(50)
이것은 내게 있어 재해이며 부스럼이며 화이며 병이며 화살이며 공포이다. 가지가지 욕망을 느끼게 하는 것들에게는 이런 무서움이 있는 것을 보고, 코뿔소의 뿔처럼 오직 홀로 걸어라(51)
추위와 더위, 굶주림과 목마름, 바람과 태양의 뜨거움, 등에와 뱀, 이 모든 것들을 이겨 내고 코뿔소의 뿔처럼 오직 홀로 걸어라(52)
서로 다투는 철학적 견해를 뛰어넘어(깨달음에 이르는)결정에 다다라서 도를 얻은 사람은”우리는 지혜가 생겼다. 이제는 다 큰 사람에게 가르침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고, 코뿔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 걸어라(55).
탐내는 일 없이 속이는 일 없이 애타게 바라는 일 없이(겉보기로만) 덮는 일 없이, 탁함과 미망을 떨쳐 내고 온 세상에 망집 없는 몸이 되어 코뿔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 걸어라(56).
의롭지 못한 삶을 보고서 삿되고 왜곡된 것에 마음을 빼앗긴 친구를 피하거라. 탐냄에 빠져 게으름을 부리는 사람은 스스로 가까이 하지 말라. 코뿔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 걸어라(57).
머리 숙여서 보거라. 끝없이 방황하는 일 없고, 여러 감관感官을 막아 지키고 마음을 잘 지켜 번뇌가 흘러나 오는 일 없이 번뇌의 불에 타버리는 일 없이, 코뿔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 걸어라(63).
자비와 평정과 동정과 해탈과 기쁨을 때에 맞춰 닦아 세간을 아예 등지는 일 없이, 코뿔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 걸어라(73).
“코뿔소의 뿔처럼”이란 것은 코뿔소의 뿔이 하나밖에 없는 것처럼 구도자는 다른 사람들의 칭찬이나 비난에 아랑곳하는 일 없이 혼자만이라도 스스로의 믿음을 따라 사는 것처럼 하라는 뜻이다. 여기서 말한 코뿔소의 뿔처럼 걷는다고 함과 홀로 걷는 수행자의 모습은 뒷날 불교 교학에 따르면,”기린에 비유된 생활을 하면서 홀로 깨달음”에 해당된다. 불교에서는 후세에는 삼승三乘이라고 불리는 세 가지 실천법이 설해지게 된다. 석존의 가르침을 듣고 충실하게 실천한다는 뜻의 성문聲聞, 산에 숨어 혼자서 깨달음을 여는 독각, 남을 건지려는 서원을 일으켜 실천하는 보살 이렇게 셋이다. 그 중 독각에는 부행部行 독각과 인각유麟角喩 독각의 두 종류가 있다. 부행이란 동지를 만들어 수행한다는 뜻인데, 인각유 독각이란 외뿔인 기린에 비유해서 늘 홀로 친구 없는 독각이란 뜻이다. 따라서「숫타니파타」속에 코뿔소의 뿔처럼 홀로 걷는 수행자는 인각유 독각에 딱 들어맞는다.”왜 코뿔소를 한문으로 옮긴 사람은 기린이라고 했을까?”하고 나카무라(中村) 선생은 말하고 있다(이와나미문고,「붓타의 말씀」주석) 그 위에 코뿔소의 뿔에서 외뿔 짐승이 미루어 짐작되는데, 외뿔 짐승이란 것은 서양 정신 문화를 대표하는 신화적 존재였다. 그러나 인도의 전통을 거슬러 올라가면, 인더스 문명의 인장 가운데 외뿔 짐승의 모습이 표현되어 있는데 제사와 관계 있는 것처럼 보인다. 또 인도 코뿔소라고 불리우는 외뿔 코뿔소는 진흙 풀밭에 단독으로나 몇 마리 무리 지어서 풀을 먹고 산다고 한다. 순하고 사람에게 달려드는 일이 별로 없다고 한다.
와타나베 카즈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