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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모더니즘적 개혁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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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비의 소리 - 향적 1994년 10월 152호
조계종이 개혁의 전기를 마련한 것은 깨어있는 젊은 승려들의 크나큰 희생의 대가였다. 그것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닌 그야말로 오랜 인고와 투쟁의 산물이다. 백천만겁 난조우였다. 얼마나 많은 종도들이 애정과 구종의 일념으로 개혁을 목말라 했는지 모른다. 그리하여 천신만고 끝에 출범한 개혁회의에 대하여 전종도들은 장미빛 꿈을 가지고 새로운 종단의 탄생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모든 국민들은 한국불교의 새 얼굴이 어떠한 모습일까 하고 말없이 지켜보고 있다. 그런데 이제 개혁의 결실을 맺어야 할 때인데 그렇지 못하고 난항을 겪고 있다 하니, 이 무슨 마구니의 장난이란 말인가! 어떻게 해서 이루어진 개혁인데 결실을 못 맺게 한단 말인가! 이러한 개혁을 지켜보고 있는 사부대중들은 정말로 슬프고 슬프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그 원인이 개혁주체의 신심과 원력부족인가 아니면 개혁을 반대하는 보수세력들의 장난인가? 다시 사부대중은 개혁회의로 눈을 돌려 개혁이 난항하는 그 원인을 정확히 찾아야 할 때이다. 이것은 어떠한 명분으로도 개혁을 포기하거나 중단 할 수 없는 역사의 기로에 서 있으며 또한 한국불교가 이 땅에 고등 종교로서 존재하느냐 마느냐의 분수령에 서 있기 때문이다. 개혁의 걸림돌은 개혁 분위기를 이용하여 개인의 이익과 한 단체의 이익을 챙기고 문중을 팔아 이익을 챙기는 자들이다. 이와 같은 자들은 구총무원의 보수 세력들보다 더 불교를 좀먹는 마구니들이 아니겠는가? 또한 개혁의 가장 큰 걸림돌은 보수 체제 아래에서 시녀 노릇을 하다가 개혁 기류에 야누스적 탈을 덮어 쓰고 개혁에 편승한 세력들이다. 이들이 다시 개혁이 느슨한 틈을 이용하여 개혁반대 보수 세력들과 손잡고 개혁을 방해하며, 또한 종단의 변화를 이용하여 한탕 챙기는 주지 브로커들이다. 그리고 개혁초기에 동참한 개혁 기득권을 주장하여 논공행상하는 자들이다. 이러한 자들을 먼저 과감히 척결해야 한다. 언제나 큰 적은 밖에 있지 않고 안에 있듯이 개혁을 방해하는 큰 적은 바로 개혁회의 안에서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개혁은 모든 사리사욕과 부조리 그리고, 불합리한 것들을 태우는 활화산이어야 한다. 또한 개혁은 파사현정의 용광로이어야 한다. 파사현정의 용광로 속에 제일 먼저 제련시켜야 할 것은 현 개혁회의인 것이다. 개혁 용광로 속에서 아주 영원히 녹여야 할 것은 개인주의와 분단주의 그리고 문중 의식이다. 이러한 것들을 녹여 버리지 않는 한 개혁은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 화려하게 시작한 종단개혁이 용두사미가 되도록 그냥 두어서는 안 될 것이다. 조계종의 개혁은 꼭 실현해야 될 역사적 대 과제이자 사명이다. 저 가을 들녘을 바라보라! 지난 여름 살인적 무더위와 극심한 가뭄 그리고 태풍 속에서도 황금빛 수확을 가져온 농부들의 노고와 인내에서 개혁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