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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저金剛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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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가의 얼과 멋 - 편집실 1992년 07월 125호
금강저라는 법구는 인도말로 Vaj-ra라고 하는데, 본디 병기, 다시 말해서 무기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주로 밀종(밀교)의 종파에서 법을 쓸 때 많이 사용한 것으로, 이 금강저는 법상에서 법주法主가 들고 허공에 휘저으면 아수라와 귀신들이 인간 세계에 범접하지 못하고 멀리 도망친다는 것이다. 예컨대 제석천왕이 늘 중생의 예토를 굽어보며 마구니 군軍의 못된 무리에 시달리는 번뇌를 없애려고 이 금강저를 손에 지니고 다닌다는 것이다.
대일경大日經에서 벌절라(伐折羅, 금강저)는 여래금강지인如來金剛智印으로 능히 중생의 무상無相 번뇌를 파한다고 얘기하고 있듯이, 우리들 삶의 벌판에 끝없이 출렁이는 고통의 물결을 잠재우는 영험 있는 법구인 것이다. 그래서 금강저에는 곧 지혜의 뜻이 있으며 법 자체를 상징한다.
금강저는 쇠나 구리 또는 나무로 만든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 양 끝을 한 가지로 만든 것은 독고獨鈷, 세 가지로 만든 것은 삼고, 오고로 불리우고 있다.
지금 승가에는 금강저로써 법을 쓰는 법석은 거의 사라져 버리고 없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주장자와 육환장 대신 금강저의 상징성은 큰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비오는 늦가을 사원 법당의 어두컴컴한 뒤켠 마루에 녹슬어 뒹구는 금강저, 우리들의 법구가 이렇게 쓸모없는 것으로 소멸되어 가듯 승가의 법도가 사회에서 잊혀져 가는 절망을 기우해 본다.